메뉴 건너뛰기

close

미국이 제시한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의 최종 해법에 대해 북한이 마침내 반응을 보였다.

북한은 13일 오후 외무성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우리의 해당 금융기관이 이번 (미국 재무부) 발표의 실효성 여부에 대해 곧 확인해보게 될 것이다, 2·13 합의를 이행하려는 우리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고 제재 해제가 현실로 증명되었을 때 우리도 행동할 것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이같은 반응에 대해 "조건을 달지 않은 것으로 봐서 일당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북한이 언제 확인할지 모르는 만큼 내일까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여전히 조심스런 자세를 보였다.

북한, IAEA 사찰단 받아들이나

▲ 미 재무부의 스튜어트 레비 차관보가 지난 3월 14일 돈세탁 등 북한의 불법자금 거래혐의를 받아온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대한 제재 조치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워싱턴
북한의 발표를 일단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근거는 미국이 제시한 해법에 대해 "확인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이다. 이는 북한측 관계자들이 마카오의 BDA에 직접 가서 예금을 인출하는 절차를 밟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BDA에 동결돼 있던 52개 계좌, 2500만 달러의 북한 자금에 대해 "합법·불법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 인출해갈 수 있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실제로 마카오 금융당국이 이 같은 사실을 북한측에 직접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발표가 거짓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북한은 BDA에서 원하는 돈을 모두 인출하거나 송금할 수 있을 것이다. 지루하게 끌어왔던 'BDA 문제'도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마카오에서는 돈을 찾으러 온 것으로 보이는 북한측 인사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측이 인출이나 이체를 위한 신청서를 BDA 측에 제출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이날 외무성 발표에서 '2·13 합의를 이행하려는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 "제재 해제가 현실로 증명되었을 때 우리도 행동할 것"이라고 거듭 밝힌 점도 향후 전망을 낙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물론 북한은 그 동안 비공식 접촉에서 이같은 입장을 계속 되풀이해 왔고, 지난 8일부터 3박4일간 방북했던 빌 리처드슨 미 뉴멕시코주 지사 일행에게도 같은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 외무성의 '입'을 통해 이를 직접 확인한 것은 의미가 또 다르다.

리처드슨 주지사가 전한 바에 따르면 북한은 'BDA 문제'가 해결됐다고 확인되면 바로 다음날부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받아들여 영변 핵 시설들의 폐쇄, 봉인 조치를 시작할 전망이다.

13일 중 마카오에서 예금 인출이나 송금 수속이 이뤄지면 주말에도 움직임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고, 수속이 더 지연되면 내주 초에 움직임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힐과 김계관에 쏠리는 관심

당장 관심은 13일 오후 비행기로 서울을 출발, 베이징으로 향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차관보가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나느냐에 쏠리고 있다. 힐 차관보는 김 부상이 토요일 평양-베이징간 정기 항공편으로 베이징에 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비록 '2·13 합의'에 따른 초기단계 이행조치의 시한(4월14일)은 지키지 못하게 됐지만,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이 이번 주 직접 대면을 통해 "날짜를 지키는 것보다 합의를 안정적으로 이행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만큼 신속히 이행 일정을 재조정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 크리스토퍼 힐 미국 수석대표(왼쪽)와 김계관 북한 수석대표.
ⓒ 연합뉴스 이상학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