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들의 삶의 흔적을 살필 수 있는 전시회가 국립민속박물관 제2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제주 사진작가 단체인 '제주영상동인' 회원들이 2004년 6월부터 2년 동안 찍은 사진 56점을 전시하는 것.
며칠 남지 않은 4월30일까지 진행되는 해녀전은 우리가 평상시 볼 수 없는 해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현장의 생생한 사진들이 관람객에게 직접 물속에 뛰어들어서 작업을 해본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자세하고 선명하다. 이제는 점점 사라져 가는 해녀들의 삶의 모습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마을에서 물질을 할 준비물을 들고 나서는 모습부터 이채롭다. 돌담으로 이루어진 초가집 그리고 마을 안길을 이루는 돌담길을 나서는 해녀들은 생활전선에서 온갖 어려운 일을 해내던 억척스런 한국의 어머니들의 모습이다.
바닷가에 닿으면 탈의실에서 답답하고 힘들지만,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잠수복을 챙겨 입는다. 차가운 날씨일 때는 작은 모닥불을 피워 놓고 몸을 녹이면서 파도가 물에 들어 갈 수 있는 정도인지 살피고 기다리기도 한다.
바닷물에 뛰어드는 일이 평생 해온 일이지만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서 입수과정에서 파도와 싸워야 한다. 거친 파도 때문에 잘못 휩쓸리면 바닷가 바윗돌에 내팽개쳐지고 부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속에 들어가면 갖가지 해초와 암초들 사이에서 수확해야할 것을 찾아내어서 바구니에 담는다. 물속에서 무한정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인 그들이 아주 많은 시간 동안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어려서부터 계속된 작업으로 단련된 몸 덕분이다. 폐활량이 무한정 커질 수는 없겠지만 훈련으로 잠수시간을 늘리고 있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많은 수산물들은 남정네들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공판장으로 옮겨지고, 그곳에서 위탁판매를 통해서 현금으로 통장에 입금이 되는 과정을 거친단다.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제주 해녀들의 삶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며칠 남지 않았다. 자녀들의 손을 잡고 봄나들이 삼아 찾는다면 요즘 산과 들로 나가는 것만큼 보람차고 볼 것 많은 하루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녹원환경뉴스,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개인불로그 등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