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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기슭에 자리 잡은 홍제3동. 법정 동 이름보다는 자랑스러운(?) 옛 마을이름이 있다. 바로 문화촌이라는 이름이다. 문화촌이라는 이름은 자유당 말엽 문화예술인연합회를 만들었던 정치깡패 임화수가 문화예술인을 위해서 40여동의 연립주택인 '두 개의 대지를 가르는 담을 사이에 두고 집을 연결하여 지은 맞배지붕 형식의 단층 주택'을 지어서 입주하여 살게 해준대서 생긴 이름이다.
그렇지만 홍제3동이 있는 인왕산 기슭엔 아직도 개미마을이라 부르는 개발 되지 않은 산동네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지난해 한 방송사 연속극 촬영 무대였을 정도로 아직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동네다.
이 문화촌을 아우르는 홍제3동에 명물 건물이 하나 들어서 입주하게 된다. 홍제3동 주민자치센터다. 외양부터가 산뜻한 디자인에 건축자재 사용이 남달라서 지난날의 내부 순환도로 아래에 자리 잡은 우중충한 자치센터와는 너무나 비교가 되는 멋진 건물이다.
새로 지은 자치센터는 연건평 540평에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다. 1층엔 민원실, 주민 상담실, 남·여 경로당이 있고, 2층에는 어린이도서관, 멀티학습실, 문화사랑방이라 이름 붙여진 소강당, 인터넷 휴게실, 어린이 놀이방 등이 있다. 3층에는 헬스센터, 샤워실, 대강당, 예비군 사무실 등이 있으며, 지하층에는 문서고와 직원 식당까지 갖춘 최신식 자치센터이다.
이번 주말(28-29일)에 이주를 해 4월 30일부터 집무에 들어가는 홍제3동 주민자치센터를 둘러보다가 현장에 들른 이정룡(54) 동장을 만났다. 새 청사 건축에 대한 덕담을 주고받다가 몇 가지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이정룡 동장은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임기 동안 새 청사를 짓게 된 것이 기쁘고 영광이라면서, 자치 센터 운영에 대한 알찬 계획을 털어 놓았다.
무엇보다 주민들에게 기쁨을 주는 주민자치 센터가 되도록 하기 위해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 복지, 그리고 요즘 트렌드인 웰빙에 초점을 둔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할 것이란다. 특히 '어른 공경, 아이 사랑 으뜸 구'라는 서대문구 캐치프레이즈에 맞게 어르신들과 어린이들에게 좀더 다가가는 센터가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그 때문인지 자치센터 건물 안에 남·여 전용 경로당이 마련되어 있고, 어린이도서관도 곧 들어온다고 말한다.
물론 청소년이나 장년층에게도 멋진 멀티 학습실과 인터넷 휴게실, 체력단련장 등의 센터 시설을 마음껏 활용할 기회가 있다. 더불어 양질의 프로그램을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단다.
문화촌이란 이름에 걸맞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 문학 강좌 같은 것도 만들어서 이 마을에서 50여년을 살다 3년 전에 돌아가신 박화목 선생님과 같은 훌륭한 문인들이 나올 수 있는 길도 만들어 보겠단다.
"'새 청사 건립과 더불어 진정한 주인으로 모시겠습니다.'라고 내 붙인 현수막과 같이 주민 만족 아니 주민 감동을 만들어 주는 머무르고 싶은 동네를 만들겠다"는 알찬 포부를 말하는 동장의 얼굴에서 결연한 의지마저 느낄 수 있었다.
산기슭에서 옛 영화를 회고하며 조용히 살아가던 문화촌이 새 주민자치센터의 준공과 더불어 새 청사만큼 밝고 알찬 마을로 발돋움하기를 빌어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녹원환경뉴스,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개인 불로그 등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