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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희식
내 그리움의 뿌리

하루가 그리웠네요.

참 좋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왔어요.
어머니 따라 늘 토막 잠을 자는 때문에
달콤한 낮잠에 빠져 있을 때
참 좋은 사람들이 몰려 왔어요.

그들이 내 그리움을 일깨웠어요.
너무 이쁜 그들이
이쁜 내 그리움을 일깨웠어요.

선현이
옥희
명혜
도연이

애 까지 들쳐 업고
울 어머니 잡수실
박하사탕에 들깨전병에
밤 빵과 쌀 과자
쏟아놓고
환한 어머니 에워싼 채
왁자지껄 와르르르 웃을 때

나는 그리움에 외톨이 되었네요.

왈칵 그리웠어요.
내 존재의 뿌리에
가 닿았어요.

나는 호스를 붙잡고
바퀴의자에 탄 어머니가 의기양양
텃밭에 물 뿌릴 때
문자라도 보내주고 싶었네요.
내 그리움으로

쑥을 뜯으러 갔다가
내 그리움을 밭두렁에 쏟아 버렸네요.
혼자 돌아앉아
빈 하늘 바라보았네요.

쑥 버무림 쪄 내고
후라이팬에 올리브유 둘러
쑥 전
무시 전
텃밭에서 부추 잘라다 부추 전
부쳐 먹는데
어느새 명혜가 명덕리 나가서
막걸리를 걸죽하게 사 왔네요.
햇쑥을 전 부쳐 막걸리 곁들이니
내 그리움은
주인 없는 빈 잔을 하나 더 놓네요

내 예쁜 후배들이 다투어
내 솜씨 돞아 볼 때
내 그리움에게 한 접시 드렸네요
아무도 몰래

ⓒ 전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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