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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종호
일부 지역에서 '교복공동구매' 시작에 발맞춰 지역 교복업체들이 일제히 가격을 내려, 공동구매 추진위원들로부터 '얄팍한 대응'이라는 비난을 얻고 있다.

충북 충주시 충주중학교는 4월초 교복 공동구매를 실시했으며, 이후 4개 중학교(칠금중, 충일중, 중앙중, 충주여중)는 공동으로 학생들의 교복(하복)을 공동구매하고자 '충주교복공동구매연합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꾸리고 현품설명회 등을 거쳐 25일 충주여중에서 입찰을 실시했다.

교복을 싸게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600여명의 학부모들이 선 계약을 하는 등 관심이 높았다.

4개 학교의 교복 공동구매 추진 이전 년도의 하복 1벌 가격은 일반 교복 매장에서 대략 9만원 정도. 추진위의 입찰 내정 가격은 4만6000원이었다.

그런데 지역에서 교복 공동구매를 시작하자 업체들의 발 빠른 대응이 진행됐다. 업체들은 공동구매가 진행되자마자 하복 1벌의 가격을 일제히 신품 5만5000원, 이월상품 4만5000원으로 낮추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업체들의 가격 담합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최종 낙찰된 공동구매 낙찰가는 4만9000원. 업체들의 가격 할인으로 인하여 실제 교복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을 때보다 오히려 조금 비싸거나 비슷한 가격 수준으로 낙찰가가 정해졌다.

이번 공동구매 추진으로 교복가격의 거품을 낮춘다는 목적은 이루어냈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모든게 잘 마무리 된 것일까? 그렇지만은 않다.

가격 할인은 긍정적, 공동구매 위상 하락 우려

우선 이번 일로 인해 공동구매에 대한 신뢰도에 변화가 있었다.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일반 매장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교복을 동일한 가격대로, 공동구매라는 번거로운 절차를 통해 구입하기를 원치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이 지속된다면 지금처럼 교복 공동구매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해서 공동구매가 사라지게 되면 교복시장은 이전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실제 4월초 입찰을 실시한 A중학교의 경우 일부 학부모들은 "일반 매장의 교복 가격과 차이가 많지 않은데, 공동구매의 필요성이 있겠느냐?'는 불만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를 우려한 4개 학교 추진위원들은 학부모들을 상대로 공동구매의 필요성에 대해 전화 등을 통한 적극적인 홍보를 펼쳐야 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A중학교처럼 학부모들이 공동구매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면 공동구매 사업추진은 어려워질 수 있다. 일단 추진위는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상태다.

추진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계속 공동구매를 추진하려고 한다. 실제 가격이 더 높은 동복도 공동구매를 추진하겠다"며 교복 가격 거품 제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교복 판매 업체들의 '공동 구매 전 가격 할인'이라는 전략이 교복공동구매 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교복공동구매#교육#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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