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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역 청소년들이 유해환경에 놓일 처지에 놓였다. 수원역 앞에 들어설 대형 엔터테인먼트 쇼핑몰 '팅스'가 내년 5월 문을 열 예정이지만 시는 이 일대 성매매집결지에 대한 뚜렷한 정비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는 청소년통행금지구역에서 불과 4~5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쇼핑몰을 허가해줘 청소년들을 성유해 환경으로 내 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시와 보영건설 등에 따르면 수원시 팔달로 매산로1가 23번지에 대지면적 8624㎡ 지하 5층 지상 9층 규모로 대형 공연장 및 영화관 등이 들어설 대형 쇼핑몰 '팅스'가 지난해 2월 착공에 들어가 내년 5월게 완공, 10대 청소년들의 문화공간으로 조성될 계획이다.
지하 1층에는 힙합클럽과 B-boy 공연장이 들어서고, 3~4층에는 600석 규모의 대형 콘서트홀, 5층 연기학원 등 패션잡화, 7~9층은 롯데 시네마가 입점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건물에서 불과 4~5m 떨어진 곳에 청소년통행금지지역(성매매집결지)인 성매매집결지(일명 집창촌)가 있다. 팅스를 중심으로 'ㄴ'자 모양으로 들어선 성매매 집결지에는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이곳에는 성매매업소 72곳에 211명의 종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최근 경찰의 단속이 허술한 틈을 타 호객행위가 부쩍 늘은데다 외국인 성매수자가 늘면서 불야성을 이룬다. 심지어 낮에도 일부 종사자 여성들이 영업에 나서고 있다.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정비 계획은 전무
특히 최근에는 인천, 서울 등 수도권일대 성매매 집결지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사업이 시작되면서 종사자들이 대거 이곳으로 몰리고 있는 추세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는 성매매집결지에 대한 정비계획이 전무한 상황에서 청소년유해업소가 즐비한 중심에 '팅스'를 허가해줘 말썽을 빚고 있다.
더욱이 청소년보호법 5조에 따라 시가 청소년들을 유해환경에서 보호할 의무가 있음에도 시 건축과 관계자는 "건축물 인허가상 문제될 만한 소지가 없다"고 일축했다.
또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 등으로 민간 개발업자가 나서서 이 일대 개발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시가 직접 나서서 성매매집결지를 정비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시행사인 보영건설측도 대안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시가 건축 허가를 내줄 당시 성매매집결지에 대한 정비계획이나 청소년 유해시설 등을 문제 삼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게 보영건설측 관계자의 설명했다.
정부의 집결지 정비에 대한 지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극적인 수원시의 태도는 올해 협의 과정을 통해 본격적인 도시정화사업에 들어간 인근 인천·서울시의 발 빠른 행정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인천시의 경우 인천지역의 대표적 성매매 집결지인 속칭 끽동(학익동)과 옐로하우스(숭의 1동) 특정지역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폐쇄, 오는 2010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서울시도 집창촌 업주 대표들로 구성된 한터전국연합이 "천호동·청량리·미아리·영등포·용산 등 서울 5개 지역 집창촌 재개발 계획을 전면 수용하겠다"고 밝혀 점진적인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이처럼 시가 집결지 정비계획이나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팅스가 문을 열게된다면 수원지역 청소년들이 유해환경에 고스란히 노출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는 "청소년 대상의 대형 쇼핑몰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성매매집결지에 허가를 내준 시의 의도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집결지 정비계획이 수반된 개발행위로 이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국가청소년위원회도 수원시에 성매매집결지 폐쇄대책 및 청소년 유해환경 정비계획 등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정식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청소년위원회 관계자는 "성매매집결지 옆에 청소년 문화시설이 버젓이 들어선다는 것은 청소년들을 유해환경에 무방비로 내모는 것과 다름없다"며 "위원회 차원에서 시에 해결방안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대표적 성매매 집결지인(2006년 10월 현재) 파주 용주골(90곳, 315명) 및 법원20호(22곳, 55명), 수원 역전(72곳, 211명), 성남 중동(51곳, 260명), 평택 삼리(72곳, 118명), 동두천 생연리(35곳, 59명) 등 342곳에 종사자만 1018명에 이른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는 성병정기검사 대상자로 신고된 종사자만 포함하고 있어 실재는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 | 경기도로 몰리는 성매매 종사자 여성 | | | 서울·인천 등 인근 성매매집결지 정화사업 여파 | | | | 실재 지난 2004년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전국 유흥업소의 분포가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11월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안명옥(한나라당) 의원이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전국 성병검진대상자 분포를 조사한 결과, 경기도내 집창촌을 비롯해 불법안마시술소 등에 종사하는 여성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검진대상자 10만1556명(2006년 6월 현재) 중 17.73%인 1만6300여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전인 2003년(15만6444명)에 비해 업종별로 집창촌을 포함한 특수업태부는 8.6%에서 2배 이상 급증한 21.4%, 불법안마시술소도 19.3%에서 39.8%로 급증했다.
이처럼 경기도가 성매매 관련 종사자들의 집결지로 변모하고 있다. 경기도로 성매매 관련 종사자들이 몰리는 것은 인근 서울·인천 등 수도권지역에서 본격적인 도시정화사업에 들어간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 이정하 | | | |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인매일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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