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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하늘로 오르지 못하는 열기구
ⓒ 정연창
"그저께 왔었어. 왔다가 바람이 불어서 그냥 돌아갔고…. 오늘 다시 왔는데 바람이 분다고 그냥 가라고 하네!"
"속상하겠어요."
"그래도, 어떡해…. 바람 부는데 올라가면 위험하잖아…!"
"몇 분께서 오셨어요?"
"셋이 왔어!"
"손자들과 함께 오셨나 봐요?"
"아녀, 동네 친구와 함께 왔지! 멀리서 왔는데…. 바람때문에 어쩔 수 없지 뭐…."

▲ 바람때문에 아쉬운 발길을 돌리고
ⓒ 정연창
'서울페스티벌' 행사 중 광나루 지구에서 열리고 있는 열기구 체험행사장에서 열기구를 타보지도 못하고 아쉬운 발길을 돌리는 할머니 한 분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할머니는 신림동에서 이곳 열기구 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는 광나루지구를 두 번째 왔지만 오늘(4일)도 아쉬운 발길을 그냥 돌려야 한다고 했다. 열기구 체험 운영본부 앞에는 타보지도 못하고 그냥 발길을 돌리는 시민들의 약한 항의가 있었지만 시민들도 강한 강바람을 보면서 열기구 체험이 쉽지 않다고 생각된 듯 시민들이 대부분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 아쉽지만 엄마랑 숨기 놀이라도
ⓒ 정연창
내일(5일)은 어린이날이다. 많은 시민들이 이곳 행사장을 찾을 것으로 생각된다. 내일도 바람이 분다는 이유로 많은 아이들이 그냥 발길을 돌리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열기구 운영본부'를 찾아갔다.

"날씨변화에 따라 행사가 취소될 수 있지 않나요? 사전에 시민들에게 알리는 노력이 필요해 보이는데 어떤 식으로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나요?"

이렇게 행사운영본부 직원에게 질문을 하자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알릴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바람이 안 불기만 바랄 뿐이죠!"
"많은 시민들을 헛걸음하게 만들어서야 되겠습니까? 날씨 변화에 따라 행사의 진행 여부가 결정될 정도로 변동사항이 많은 행사라면 그때그때 홈페이지를 통해서라도 상황을 알려야 하지 않습니까?"
"현장의 상황을 시민에게 즉각적으로 알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합니다."

▲ 놀아도 재미없어!
ⓒ 정연창
그냥 돌아가기가 못 내 아쉬운 듯 빈 열기구 위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현장과 통화할 수 있는 전화번호라도 알려 달라고 했다.

▲ 시진이라도 찍고 가자!
ⓒ 정연창
"저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휴대전화 말고 일반인들 모두에게 공개해도 되는 전화번호를 알려 주세요."
"… 이곳에는 전화가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번 행사는 날씨 때문에 탑승한 시민이 별로 없을 것 같은데, 지금까지 몇 명이나 열기구를 탔나요?"
"오늘까지 약 2천명의 시민이 탑승했습니다."

서울시는 이 봄철에, 더구나 강변에서 바람이 안 불 것이라는 계산으로 어떻게 열기구 행사를 계획하게 됐는지 의문이다.

'미래형 가족 레포츠인 열기구 탑승과 시연행사를 통해서 하늘을 체험합니다'라는 선전과는 달리 실제로 하늘을 체험한 시민의 수는 행사 시작 후 7일이 경과한 4일 현재 2천명에 불과하다.

▲ 열기구 운영 요원들
ⓒ 정연창
진행요원들로 보이는 한 무리의 중국인들이 천막 아래에 눕거나 등을 기댄 상태로 시간만 때우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열기구체험행사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 것에 비해 선전만 요란한 행사로 끝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덧붙이는 글 | 열기구 체험행사는 광나루지구에서 열리고 있으며 4/28일~5/6일까지 열립니다. 열기구 행사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기때문에 당일 기상 상태에 따라 행사가 중단 될 수 있습니다.


태그:#열기구, #하이서울, #페스티벌, #광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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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아름다운 사연도 많고 어렵고 힘든 이웃도 참, 많습니다. 아름다운 사연과 아푼 어려운 이웃의 사연을 가감없이 전하고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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