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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대표로 추대된 김한길 의원이 소속 의원들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7일 정당 하나가 생겼다. 중도개혁통합신당(이하 '통합신당'). 지난 2월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만든 정당이다.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한길 의원이 주도했지만 정동영 전 의장이 뒤에서 도왔다. 탈당 규모가 교섭단체 의원수(20명)에 모자르자, 정 전 의장이 자기 계보의 의원을 불러 "김한길을 도와주라"고 해 23명이 최종 탈당 명단에 올랐다.

통합신당의 지난 3개월은 '머릿수'와의 싸움이었다. 1차 집단 탈당 이후 우윤근 의원이 추가로 열린우리당을 탈당했고, 국민중심당의 신국환 의원이 결합해 총 25명이 되었다. 하지만 6명이 빠졌다. 이강래, 전병헌, 노웅래, 우윤근, 제종길, 이종걸 등 6명의 의원이 독자 창당은 통합작업에 도움이 안된다고 무소속으로 남았다. 19명이 됐다. 1명은 창당일에 가까스로 채워졌다. 유필우 의원이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입당 의사를 밝혀왔다.

이날 창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추대된 김한길 의원은 "어제 저녁까지 입당 원서를 주신 분들이 3명이 있었다"며 "오늘은 유필우 의원만 왔다"고 말해 추가 입당 여지를 남겼다. 열린우리당에선 이영호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 신중식 의원도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신 의원은 박상천 민주당 대표와 지역구(전남 고흥)가 겹치는 골칫거리를 안고 있다. 노웅래 등 잔류파 6명 중에 '지각 입당'도 점쳐진다. 통합신당쪽에선 조만간 23~25명 수준을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통합신당은 한나라당 128석, 열린우리당 108석에 이어 원내 제3당이 됐다. 원내 위상은 물론 범여권의 통합 협상에서도 상당한 지위를 확보한 셈이다.

원내 제3당 지위, 통합 협상력 확보

▲ 열린우리당 탈당그룹 의원들이 주도하는 `중도개혁통합신당`이 7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가졌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통합신당은 정동영-김한길 사이의 견제와 협력을 통해 탄생했다. '김한길의 독자세력화'라는 시각과 '정동영의 대권 디딤돌'이라는 시각이 병존한다.

창당 과정에서 정 전 의장과 김한길 대표는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한길 대표는 "지난 주에 정동영 전 의장을 만났다"며 "5월 중으로 결단할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근태 전 의장과 동반탈당의 형태로 '거사일'은 22일로 점쳐진다. 규모가 얼마나 될지는 불확실하다. 30, 40명은 된다고 공언하지만 실제 결행에 나서는 수는 이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김한길 대표는 재정, 인사, 조직에 있어 전권을 위임받았다. 특히 "창당 후 1년간은 합당 또는 해산에 대한 권한을 당대표와 최고위원회에 위임한다"고 당헌당규에 적시했다. 최고위원 4인은 김 대표가 지명하는 방식으로 선출될 예정이다. 또한 당대표는 인재 영입과 타 세력과의 연대 또한 정당 간 합당에 관한 당무를 총괄한다. 통합은 물론 대통령 선출 방식 등에 대한 협상권도 일임, 당 대표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김한길 "우리끼리 독자세력화하지 않겠다"

▲ 지난해 저녁 5.31지방선거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열린우리당의 참패로 나타나자, 정동영 당시 의장과 김한길 당시 원내대표가 상황실을 빠져나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창당에 앞서 김한길 대표는 민주당의 박상천 대표와 통합 협상에 나서기도 했지만 실패했다. 당대표직과 당명 등을 둘러싼 지분 싸움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민주당의 한 통합파 의원은 "김한길이 자기 성을 쌓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며 "그게 현실화 된다면 엄청난 비판에 직면할 것이고 금방 죽게 될 것"이라고 견제했다. 정 전 의장쪽의 견제 의식도 엿보인다. 이강래, 전병헌 의원 등이 창당에 함께 하지 않고, 잔류를 결정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김 대표도 이 점을 인식하고 있다. "창당은 대통합의 전진기지를 구축하는 의미"라며 "절대로 우리끼리 독자세력화 하는 일은 없다는 약속을 한다"고 공언했다. "김한길의 욕심이 있다면 오직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위해 온몸을 던져 기여하고 싶다는 일념뿐"이라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하지만 당 대표로 만족하느냐의 질문엔 "(대표직을 수락한 것은) 제 개인적인 욕심과 무관하다"면서도 "대통합을 통해 우리가 대선 승리를 할 수만 있다면 어떤 자리에서든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 완전히 차단하지 않았다. "정동영이 어그러지면 김한길이 나설 수 있다"는 얘기가 돈다.

동시에 둘은 '협력' 관계다. 정 전 장관이 나와서 달리 갈 곳이 없다. 지역구도 타파를 내세운 열린우리당의 창당 주역으로서 호남을 전면에 내세울 수도 없다. '중도' 간판이 필요하다.

김한길 대표는 "정동영 전 의장이 (열린우리당) 당적을 정리하게 되면 몇몇 거론되는 대선 주자 가운데 중요한 분의 한 명이므로 당연히 중도통합세력 끼리의 오픈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이 열린우리당을 나와 당장 통합신당에 결합할 가능성은 낮다. '신당=정동영당'이라는 인식이 굳어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제3후보들의 참여를 차단할 수 있다. 따라서 연대 방식은 느슨하게, 참여 시기는 경선의 후보로 등록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과 김한길의 견제와 협력

한편 통합신당은 이날 오후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3천5백여명의 당원과 대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창당대회를 열어 중도개혁주의를 기본노선으로 천명하고 ▲민생 ▲평화 ▲통합을 3대 강령으로 채택했다.

지난달 26일 강원ㆍ충북도당 창당을 시작으로 30일까지 8개 시ㆍ도당 창당작업을 완료했다. 당원은 총 7만명이라고 주최측은 밝혔다. 이들은 창당선언문에서 교섭단체 인원수로 창당함에 따라 앞으로 분기별로 12억8천만원의 국고보조금을 받게 된다.

통합신당 소속 의원은 강봉균 김낙순 김한길 노현송 박상돈 변재일 신국환 양형일 염동연 우제창 우제항 이근식 유필우 서재관 장경수 주승용 조배숙 조일현 최규식 최용규 등 현재까지 20명이다.

▲ 중도개혁통합신당 창당대회장에서 새대표로 추대된 김한길 의원이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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