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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일 오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미FTA 협상 타결 기자회견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무역대표부 부대표가 악수를 하고 있다.
지난 4월 2일 오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미FTA 협상 타결 기자회견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카란 바티아 미무역대표부 부대표가 악수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김종훈 한미FTA(자유무역협정) 한국쪽 수석대표는 10일 "한미FTA 협정문과 부속서 등에 대한 국문화 작업이 거의 끝났으며, 오는 20일 인터넷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500페이지의 본문을 포함해서 영문과 국문으로 모두 3500~3600페이지가 되는 방대한 분량"이라며 "내용이 공개되면 한미FTA에 대해 보다 확실하게 알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오전 인간개발연구원이 주최한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하고, "다음달 협정문 서명이 끝난후, 국회차원의 비준과정을 거칠 예정"이라며 "국회에서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하되, 이 과정이 너무 지연되지 않고 협정이 발효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한미FTA의 성과와 향후 과제'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 진행중인 한-EU(유럽연합) FTA 협상을 비롯한 중국 등과의 FTA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내비쳤다.

"한-EU FTA, 지적재산권과 환경 이슈될 것"

현재 협상이 진행중인 유럽연합과의 FTA에 대해, "미국과 EU 둘다 개방 정도가 비슷하다"면서 "한국이 미국과 FTA협상을 타결한 상태에서 이를 기초로 (EU와 협상도) 속도를 낼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또 EU의 경우 27개 회원국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농업과 문화, 투자자-국가소송제와 같은 부분은 이번 협상에 다뤄지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EU 대표단이 회원국의 공통적인 입장을 갖고 나와야 하기 때문에, 협상의 여지가 좁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대신 보르도산 포도주나 화장품 등에 명품에 대한 지적재산권과 환경문제 등은 미국보다 오히려 강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환경이나 지적재산권 부분이 (EU와의 협상에서) 이슈가 될 것이지만 내년 초까지 협상 타결은 무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U 다음 협상 대상국으로 떠오른 중국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수준과 폭으로 협상을 진행할수 있을 지에 대한 연구가 내년 3월까지 진행 중"이라며 "한중일간의 FTA는 강한 민족성과 배타성 등을 감안하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의사와 학생들 반발이 미국 쪽에 힘실어"

김종훈 한미FTA 수석대표(사진)가 지난달 4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출석해 뭔가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김종훈 한미FTA 수석대표(사진)가 지난달 4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 출석해 뭔가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 오마이뉴스 권우성
김 대표는 일부 한미FTA 협상 뒷 얘기도 전했다. 협상 과정에서 국내 이익단체의 반발이 오히려 미국 쪽 협상단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경우가 의사와 간호사 등 전문직 자격을 상호 인정하는 부분. 한국쪽에선 미국병원의 간호사 수요를 감안해 간호사 자격 인정문제를 들고 나왔고, 미국에선 한의사를 들고 나왔다. 당시 국내 한의대 학생들이 수업거부에 들어가는 등 한의사들의 반발이 거셌다.

김 대표는 "국내 한의사와 미국의 한의사는 질적으로 다르고, 미국 쪽의 주장을 간단하게 정리할 수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국내에서의 반발이 거세자, 미국이 이것을 끝까지 물고 넘어지면서 결국 우리 쪽에서 주장한 간호사 등도 함께 양보해야 했다"고 소개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전했다. 한국 쪽에서 강하게 요구했던 무역구제의 비합산 조치(특정 산업의 피해를 조사할 때 여러 수출국 제품을 합산해 반덤핑 관세를 매기는 방식) 금지 부분.

그는 "비합산조치 금지를 우리가 강하게 주장했지만, 미국에서 작년말에 최종적으로 받을 수 없다고 했다"면서 "이것을 양보하는 대가로 미국은 의약품 쪽의 신약 최저가 보장 요구를 철회해야 했다"고 말했다.
#한미FTA#김종훈#협정문#한-EU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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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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