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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에 맞춰 '문화전문가' 양성을 위해 설립된 전문대학원의 파행이 언제 끝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태로 보인다.

계기는 '아줌마 발언'과 '성희롱 의혹' 두 사건이다. 하지만 전남대 안팎에서는 파행의 씨앗은 이미 내재돼 있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두 사건은 표면상 B교수측과 C교수의 다툼 양상으로 보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전남대 한 인사는 "대학원 운영상 교수간 갈등은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런 갈등을 문제삼아 중대한 범법 행위를 희석화시키려는 시도라면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지난해 1기 대학원생들은 '과연 대학원이 등록금 400만원의 값어치를 하고 있냐'는 의문과 불만을 외부에 간간히 드러냈다. 내부적으로는 소소한 불만들이 쌓여있었다. 지난해 교원 충원 문제 등으로 교수들의 사이에는 보이지 않은 갈등의 골도 깊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400만원에 걸맞는 강의 듣고 싶다"... 내재된 파행의 불씨

ⓒ 광주드림 임문철
학교의 태도가 이러한 파행의 '씨앗'을 드러내게 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나 사건을 제때 수습하지 못한 대학본부 측에 학생들은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한 지역문화계 인사는 "성희롱 사건만 있었다면 학생들이 자신의 사회적 진출과 전문성 확보를 포기하고 집단 휴학까지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대학원 출범부터 비싼 등록금에 비해 시설 미비, 교육 환경, 대학원 운영에 대한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개원 첫 해인 지난해부터 등록금에 비해 턱없이 미비한 제반 환경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은 터져나왔다. 그러나 대학원은 물론 대학 본부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대학원생들은 "문화대학원 한 학기 등록금이 400만원이지만 시설은 고사하고 교수 충원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한 학생은 "당장에 이번 학기까지 교수 충원을 해야하지만 B교수는 특별한 이유없이 진중권 교수 영입 등을 무산시켰다"면서 "본부 측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로 시간을 끌고 수수방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습권이 전혀 보장되지 못한 환경에서 더 이상 강의를 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집단 휴학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대의 한 인사도 "문화중심도시 사업을 선점하는 데 급급해 조급하게 대학원을 개원했다"면서 "심각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고 문화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대학원에서 반문화적 사태가 벌어졌는데 이렇게 늑장 대처를 할 수 있느냐"고 꼬집었다.

교수간 알력다툼만 부각... 문화단체, 뭐하고 있나

파행 사태가 복잡하게 얽힌 가운데 일부에서는 광주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과 관련 각종 연대단체를 구성하거나 목소리를 내왔던 단체들의 소극적인 태도를 꼬집기도 했다.

또다른 문화계 인사는 "복잡하게 얽힌 관계 때문에 단체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 것 같다"면서 "아무리 그렇더라도 문화전문가 양성이 문화수도를 만들어가는 큰 원동력인데도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화전문'대학원이지만, 최소한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적극적으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노력을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전남대 본부측과 내부 구성원들의 자세일 것"이라고 강조하고 "'문화수도'라는 목표가 오만한 사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반문화적 행태'를 해결하는 데 시민사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해답은 전남대가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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