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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선교원 건물 진화에 나선 소방관
ⓒ 김석규
어린이들의 불장난이 대형사고를 일으킬 뻔 했다.

15일 오후 경남 거제시 신현읍 고현리 대성 오아시스 옆에서 일어난 이 불로 목욕을 하던 남탕, 여탕 손님들이 한꺼번에 밖으로 몰려나오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또 화재진압과정에서 경찰들의 교통통제가 늦어지면서 이 일대가 교통혼잡을 빚어 소방차가 제대로 진입하지 못하는가 하면 부족한 물을 보충하기 위한 소화전에서는 물이 나오지 않는 등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화재 신고가 경남 거제소방서 상황실에 접수된 것은 15일 오후 4시11분께. K씨(가명, 신고자)는 '고현 대성 오아시스와 옛 고현교회 선교원 옆 놀이터에서 어린 아이들이 불을 놓고 갔다. 큰 불은 아니지만 불을 꺼 달라'고 신고했다.

그러나 상황실에서 신고를 받고 신현 119안전센터에 출동명령을 내려 소방차가 화재현장에 도착했을 때(4시20분)는 이미 큰 불로 변해 있었다.

이 불은 삼성중공업 소방차와 인근 주민들의 열성적인 도움으로 고현교회 옛 선교원 건물과 자동차 3대를 모두 태우고 1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 선교원 앞에 세워 놓은 자동차에도 불이 옮겨 붙었다
ⓒ 김석규
화재를 목격한 J씨(가명)는 '놀이터에서 처음엔 아주 작은 불로 시작됐는데 5분도 되지 않아 고현교회 선교원(지금은 사용하지 않음) 가건물로 옮겨 붙으면서 불이 커졌고, 옆에 있던 쏘나타, 레조, 카니발 등 차량으로 불이 옮겨 붙으면서 대형화재로 변했다'고 말했다.

J씨는 또 '한 할머니가 놀이터에서 불장난을 하던 아이들을 꾸지람 하자 애들은 그대로 달아났다'면서 '처음에 작은 불로 시작했을 때 빨리 껐더라면 대형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불이 난 바로 옆 건물인 대성 오아시스에서 목욕을 하던 손님들은 목욕탕에서 불이 난 것으로 잘못 알고 한꺼번에 밖으로 몰려나오는 소동을 겪는 등 아이들의 작은 불장난에 거제소방서, 거제경찰서, 목욕을 즐기던 시민들이 곤혹을 치러야 했다.

거제소방서는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다.

▲ 매화옥 숯불갈비 앞 소화전, 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 김석규
이날 불을 끄는 과정에서 갖가지 문제점도 속출했다.

소방차에 물이 부족해지자 매화옥 숯불갈비 앞 인도에 있던 소화전의 물을 끌어다 쓰려했지만 물이 나오지 않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면서 순간 진화작업에 애를 먹기도 했다. 급기야 인탑 파미유 아파트 건물 소화전의 물을 끌어다 불을 끄는데 썼지만 이마저도 물살이 약해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또 한꺼번에 수백명의 시민들이 불구경(?)을 하기 위해 도로와 도로 사이를 다니면서 교통흐름을 방해하기도 했다. 여기에다 차량들과 시민들이 뒤엉키면서 이 일대가 큰 혼잡을 빚었지만 경찰이 늦게 교통정리에 나서 늑장대응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시민 C씨는 '급할 때 사용하려던 소화전에서 물이 나오지 않고, 교통혼잡이 빈번한 곳에 불이 났는데도 경찰이 늑장 출동하는 등 이번 화재진압 과정을 지켜보면서 너무 어이가 없었다'면서 '사람의 생명이 달린 촌각을 다투는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말했다.

C씨는 또 '거제소방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거제지역에 설치된 모든 소화전을 점검, 오늘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덧붙이는 글 | 거제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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