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스승의 날인 5월 15일을 맞아 대학시절 은사인 전 서울대 교수인 한영우 교수를 찾았다.
한영우 교수는 정 전 장관이 대학 신입생 시절, 전임강사로 그에게 직접 한국사를 가르쳤다. 한 교수는 정 전 장관이 대학 3학년 때, 박정희 독재에 항거하는 민청학련사건으로 구속됐을 당시 지도교수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앞으로 학생지도를 잘하겠다는 각서를 쓰기도 했다. 특히 한 교수는 정 전 장관이 정치를 시작한 뒤, 역사적 교훈에 대한 가르침을 통해 늘 바른길을 걷도록 정 전 장관에게 주문했다.
먼저 정 전 장관이 스승인 한 교수에게 역사에 대한 교훈에 대해 한 말씀해달라고 요청하자, 한 교수는 "미래는 새로운 것, 옛 것을 청산하자고 하는데 새로운 것에서만 미래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며 "지금이 곧 역사고 옛 것, 전통문화에서도 새로운 것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교수는 "옷감을 짤 때 날줄, 씨줄이 제대로 짜여 져야 제대로 된 옷감이 되 듯, 역사도 미래도 옛 것과 새로운 것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제대로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한 교수는 조선시대 정치 원리였던 공선과 공론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한 교수는 "공선(公選)이란 인재를 등용함에 있어, 입현무방(立賢無方), 유재시용(惟才是用-인재를 뽑을 때, 신분과 지방을 가르지 않고 오직 재주 있는 사람을 골라 쓴)을 원칙으로 삼는 것을 말하고, 공론은 방구(防口)는 방천(防川)보다 위험하다(강을 막으면 둑이 무너져 재난을 당하고 입을 막으면 그 보다 더 위험하다는 뜻)는 대전제 아래, 종간여류(種諫如流-간쟁은 물 흐르듯 해야 한다)를 일상화 했다. 즉 왕이 식사 중에 신하가 간언을 하면 임금은 음식을 입에서 뱉고 신하의 말을 들어야 할 정도로 공론과 간쟁을 중시했다"며 지난 역사의 교훈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장관은 "이 공선, 공론의 원칙은 현 정치에 적용해야 할 원칙이다"면서 "사실 공선과 공론만 있다면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권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스승의 가르침에 화답했다.
한편 정 전 장관은 스승의 날을 기념하는 선물로 꽃과 케이크 이외에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시계를 손수 스승에게 채워줘 눈길을 끌었다.
덧붙이는 글 | * 이 글을 쓴 김도윤 기자는 정동영 캠프에서 현장취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