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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강 21세기 한국전통무용 음악-춤의 소리> 음반 표지
<이생강 21세기 한국전통무용 음악-춤의 소리> 음반 표지 ⓒ 신나라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춤, 하지만 이 전통춤은 춤만으로는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에는 춤을 받혀줄 음악이 필요하며, 음악이 없는 무용은 상상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의 춤꾼들은 이 음악 때문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이 사실이다.

전통춤을 받혀주는 반주 음악은 적어도 6인조 즉 피리, 대금, 해금, 아쟁, 장고 등이 참여해야 하는데, 이에 따르는 녹음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춤꾼은 녹음된 음악으로 대체하지만 하나하나의 춤에 적절한 음악을 구하기란 쉽지 않아서 춤과는 잘 맞지 않는 음악을 쓰기도 했고, 그에 따라 혼을 담은 춤은 어정쩡한 음악으로 인해 제대로 빛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우리의 춤꾼들은 이런 고민에서 해방을 맞게 되었다. 그것은 이 시대 최고의 전통예인이자 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예능보유자인 죽향(竹香) 이생강 선생이 한평생 쌓은 경험과 경륜을 담아 총 400장의 한국 전통무용음악 백과사전 <이생강 21세기 한국전통무용 음악-춤의 소리> 중 1차분 50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음반은 (주)신붕민예가 기획·제작하고, 신나라(회장 김기순)를 통해 출시했다.

춤꾼이 자신의 춤에 맞게 편집할 수 있는 음반

<이생강 21세기 한국전통무용 음악-춤의 소리> 음반 사진
<이생강 21세기 한국전통무용 음악-춤의 소리> 음반 사진 ⓒ 신나라
이 음반은 장르별로 엄선 녹음한 전통 기본 무용음악, 일반 무용음악, 학생 무용음악, 창작 무용음악, 창작극 무용음악, 아동 무용음악, 매스게임 음악, 전통의상 발표음악, 무속 무용 음악, 명상음악, 치료 음악 등 한국 무용음악 100년사를 총망라하여 수록하였다.

이 음반의 가장 큰 특징은 뷔페처럼 무용가가 원하는 대로 음악을 편집하여 사용할 수 있는 편집용 무용음악 모음집이라는데 있다. 그래서 50장만으로 일반 무용음악 시디(CD) 1000장을 산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또 공연장의 생동감 넘치는 원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최초의 녹음단계부터 믹싱, 편집, 마스터링의 모든 과정을 완전 디지털화한 완벽 디디디(D.D.D) 방식으로 제작하여 저음에서 섬세한 고음에 이르기까지 원음의 감동을 그대로 전해준다.

춤의 소리 누리집(홈페이지)
춤의 소리 누리집(홈페이지) ⓒ (주)신붕민예
이 음반은 60여 년 동안 한국 전통무용 음악의 대가로 활동하고 있는 인간문화재 이생강 선생을 비롯한 이 시대 최고의 명인들이 연주자로 참여했고, 한국전통무용 음악 전집물로써는 국내에서 가장 장수가 많아 수천 곡의 선율이 수록되어 있는 대규모 전집물이다. 따라서 음반은 편집용 무용 음반이란 특징뿐만 아니라 한국 전통무용 음악을 폭넓게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도록 구성하였다.

이제 우리는 이 <이생강 21세기 한국전통무용 음악-춤의 소리> 음반 출시로 인해 전통무용의 진수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시대를 맞았으며, 악·가·무(樂歌舞) 일체인 우리의 전통예술의 원형에 한 발짝 더 다가갈 계기가 될 것이다. 이래서 '춤의 소리'는 우리의 전통 춤꾼들은 물론 국악과 전통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기쁨을 안겨줄 일이 아닐까?

이생강 단소랜드, 단소교실도 문 열어

단소랜드, 단소교실 문을 여는 고사를 지내는 (주)신붕민예 이광훈 대표(왼족), 비나리를 하는 이광수 민족음악원장
단소랜드, 단소교실 문을 여는 고사를 지내는 (주)신붕민예 이광훈 대표(왼족), 비나리를 하는 이광수 민족음악원장 ⓒ 김영조
한편 이생강 명인은 어제(5월 27일) 이른 11시에 단소랜드와 단소교실 문을 여는 고사를 지냈다. 1980년 김덕수씨와 함께 사물놀이를 처음 만들어낸 이광수 민족음악원 원장이 꽹과리를 들고, 장구, 징, 북, 태평소와 함께 한 길놀이와 비나리가 펼쳐지고, 이생강 명인과 (주)신붕민예 이광훈 대표 등이 고사를 지냈다.

단소랜드는 예술적 가치에 많은 비중을 두어 음정이 정확히 맞는 국악기가 아니면 출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고수하여 장인들의 감성과 혼을 담아 완전 수제품으로 단소와 소금, 대금, 퉁소 등을 제작·판매하는 인터넷쇼핑몰이다.

단소랜드와 함께 문을 연 단소교실은 인간문화재 이생강 선생이 제작한 단소와 교재로 "생각하는 단소 교육, 느낌이 다른 단소교육"을 할 계획이다. 교육 내용은 대금, 소금, 피리, 단소, 태평소, 퉁소의 관악부와 가야금, 아쟁, 철현금의 현악부, 장고, 꽹과리의 타악부 등이다. 또 단소교실은 주 1회 가정에서 직접 단소를 배울 수 있는 방문 교육 시스템도 있다.

대금연주를 하는 이생강 명인
대금연주를 하는 이생강 명인 ⓒ 김영조
이와 함께 단소교실은 지점을 모집하고 있으며, 연주 전문강사도 모집하고 있다. 지점은 이생강 단소교실만의 전용교재(단소, 가야금, 장구 등)의 사용과 연주전문강사의 파견으로 타 국악학원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며, 단소교실을 통한 악기 판매 시 성과급을 준다고 한다.

또 전문강사는 이생강 선생의 지도 하에 이생강 단소교실 연주 전문지도자를 양성하여 단소랜드의 연주 전문자격증을 취득한 뒤 단소랜드의 지점 파견과 방문교육 연주 전문강사로 활동하게 할 계획이다.

최고의 춤으로 거듭나게 만들어줄 음반
[대담] <이생강 21세기 한국전통무용 음악-춤의 소리> 음반 낸 이생강 명인

▲ 대담을 하는 이생강 명인
ⓒ김영조
- 여태껏 출시된 국악 음반 중 방대한 음반전집이다. 어떻게 이런 전집을 출시하게 되었나?
"나는 그동안 우리의 훌륭한 춤꾼들이 공연을 할 때 반주할 악사를 부르면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녹음한 음악으로 대체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 까닭으로 자신의 내공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를 보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래서는 우리의 무용이 발전하기 어렵고, 재능있는 춤꾼이 그 재능을 펼칠 수도 없다. 따라서 이를 해소할 방안으로 무용음악전집을 내게 되었다."

- 이 방대한 전집을 내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무려 23명의 뛰어난 연주자들이 참여했고, 더 훌륭한 음악이 나와야 된다는 생각에 작·편곡·연주 모두 향상시켜야 했다. 내 연주를 빼더라도 한 장 제작에 2천만원에서 2800만원 가량 드는데 무엇보다 재원 확보가 힘들었다. 이번에 출시된 50장 이외에 나머지 계획분 350장도 모든 준비가 끝났는데 제작비가 뒷받침된다면 3달에 50장씩 2년 안에 400장 전집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곡을 연주하는 데 적게는 4명에서 무려 20여 명까지 연주자들이 참여했는데, 이들을 한 데 모아 녹음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또 그동안 해왔던 아날로그 음악을 디지털 음악으로 전환시키는 것도 기술적으로 까다롭고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래서 제작비가 큰 부담이었지만, 돈만 따진다면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는 역사적이고 뛰어난 작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또 이 음반은 기획은 물론 자료수집, 작곡과 편곡, 연주자 선정, 지휘, 연주, 제작까지 다 맡으려다 보니 더욱 힘들었다. 하지만, 무용계와 음악계의 원로들이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많이 도와주어서 큰 탈 없이 해낼 수 있었다. 특히 아무 조건 없이 적극적으로 제작지원을 해준 신나라의 공이 크다."

- 이 전집이 나오면 연주자들에게는 어려움이 될 수도 있는데?
"물론 그러한 점도 걱정이 되기는 한다. 하지만. 음반이 있어도 직접 연주하는 것을 선호하는 춤꾼들이 여전히 있을 것이다. 또 음반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직접 연주의 매력을 다시 찾을 수가 있다는 점도 생각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음반으로 춤꾼들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과 함께 더 좋은 춤을 출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 국악계의 원로로서 국악계를 위해 할 얘기는?
"해마다 청운의 꿈을 안고 많은 국악인이 새롭게 배출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갈 자리가 마땅치 않다. 따라서 새롭게 양성되는 국악인들이 학교 교사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또 국악의 우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광광상품을 개발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국악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국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넘나들기(크로스오버) 등 새로운 창작음악이 많이 나올 필요가 있다. 그러나 시대의 조류에 따른다 하여 원형을 망각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서양식으로 경박스럽게 소리를 내면 안 된다. 내재율을 밖으로 표출할 때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으로 혼을 담아내야 한다. 그래야만이 많은 사람이 우리 음악을 끊임없이 사랑해 줄 것이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한다면 나는 선생님에게 32분으로 음악을 전수받았지만 이를 120분으로 확대해 연주한다. 그것은 나만의 연주를 하기 위함이다. 후학들은 이생강의 음악을 그대로 연주하면 안 된다. 현재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스승을 뛰어넘는 것이 올바른 자세이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고 했던가? 그래야만이 본인뿐 아니라 국악 전체의 발전이 있을 것이다."

이생강 명인은 마주 앉을 때마다 늘 소탈하고, 부담이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최고의 내공을 쌓은 명인만이 갖는 여유로움일 것이다. 또 명인은 제자를 가르칠 때 단호하지만 따뜻한 모습이라고 전한다. 그리고 넘나들기(크로스오버)를 최초로 시도한 사람이면서도 원형을 잃지 말라고 강조하는 명인은 그래서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닐까? / 김영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대자보, 문화저널21, 수도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춤의 소리(이생강 21세기 한국전통무용 음악) 누리집 : www.leesaengkang.co.kr
이생강 단소랜드 누리집 : www.dansoland.com


#이생강#춤의 소리#무용음악#신붕민예#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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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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