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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청계천 광교 갤러리에서 시화전 개막식이 있었다. 국제 팬클럽 명예회장이자 한국문인협회 명예회장인 성기조 선생님과 고려대학교 민용태 교수님이 참석하신 조그맣지만 내실 있는 국제 문학바탕 문인협회(회장 이남천) 회원들의 조촐한 솜씨 자랑의 장이 막을 올렸다.
참고로, 광교 갤러리를 이용하고 싶은 시민 단체나 동호회를 위해 잠시 갤러리를 소개한다. 광교 갤러리는 작품 크기에 따라 42개에서 52개까지 작품을 걸 수 있다. 24시간 열려 있는 장소라서 관람객이 많다.
화분이나 화환은 놓을 수가 없으며, 청계천 관리는 서울특별시 시설관리 공단 산하인 청계천 관리센터가 맡고 있으며, 경비원 10명이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갤러리의 경우, 시청이나 관리 센터에서 전시하는 작품은 관리 센터에서 책임을 지지만 개인이나 단체에서 전시하는 작품에 대해서는 '청계천을 사랑하는 사람들' 즉 '청사모'에서 관리한다.
작품 분실은 주최측에 책임이 있으며, 전시 기간은 1주일 단위로 하고 있으나 좋은 작품일 경우에는 조정 가능하다. 모든 전시 작품은 청계천 관리센터에서 심사 후 선정하며, 유해한 작품이 전체 작품 중에 한두 개일 경우에는 해당 작품만 제외시키면 된다. 심사는 작품을 화일로 주면 관리 센터에서 심사하고, 전문가가 필요한 작품은 외부에 의뢰하기도 한다.
광교 갤러리는 2006년 12월 15일 청계천 옛모습 사진전을 청계천 관리 센터에서 자체 전시한 것을 시작으로 2007년 연초부터 본격적인 전시장으로 활용되어 오고 있다고 한다. 현재 갤러리의 예약은 6월30일까지 되어 있으며, 2005년 10월 1일부터 지금까지 청계천을 찾은 사람의 수는 무려 4900만명에 이른단다. 가장 중요한 갤러리 '대여료'는 없다.
필자도 시화전 참석자 중 한 사람이었기에 오전 11시부터 저녁 11시까지 무려 12시간을 청계천에서 보내게 되었다.
청계천은 오가는 사람이 많다. 특히 광교 다리 밑은 연인들과 가족들의 나들이 장소로는 더 없이 좋은 곳이었다.
쌍쌍이 짝지어 앉은 젊은 연인들은 그 모습 자체가 아름다워서 입가에 미소를 물게 했고, 가족끼리 친구끼리 온 사람들의 모습에서는 살기 힘들다며 아우성 치던 삶의 무게는 그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어린아이들은 물 속에 들어가 물장구를 치며 즐거워 했고, 어른들은 돌계단에 걸터 앉아 물 속에 발을 담그고 정담을 나누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렇게 놀다가 지루하면 갤러리에 들러 작품 감상도 하고 몸이 찌뿌드드하면 걷기도 한다. 필자는 글쟁이의 습성이 발동하여 그 곳에서 가족들과 함께 놀러 나오신 할머니께 말을 걸었다.
"할머니, 어디서 오셨어요? 가족들과 같이 오셨나 봐요?"
"이, 나는 군산 사는디 아들네 왔오. 댁은 어디서 왔오? 여그는 사램이 만날 이렇게 많다요? 흐미! 이 사람들 다 어디서 왔다요?"
할머니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물 속에서 아빠 손을 잠시 놓친 아이가 뒤로 발랑 자빠지고 말았다. 물이 얕은 관계로 아이는 무사했고, 오히려 아이 아빠가 웃으며 아이를 물에서 건져 올리는데 물이 주르르 흐르자 사람들이 일시에 까르르 웃는다. 그 모습을 본 내가 할머니께 한마디 건넸다.
"뭐니뭐니 해도 사람 꽃이 제일 예쁘지요?"
"아, 그걸 말이라고라."
그랬다. 사람 모습이 천태만상이긴 해도 그 모습 자체로 아름다운 것 또한 사람이다. 할머니 말씀대로 누가 내게 또 그렇게 묻는다면 나 또한 "그걸 말이라고라"라고 대답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