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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명기 작가
지난해부터 학생들이 건강검진을 학교가 아닌 병원에서 받도록 한 '학생 건강검진'이 시행 1년 만에 여러 가지 문제를 낳고 있다.

학부모, 학생, 지정병원 그리고 학교 모두가 각각의 입장에서 문제점을 토로하고 있는 것.
교육인적자원부는 학생 건강검진이 지나치게 형식적이라는 비판을 수용, 건강검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전국적으로 이 제도를 시행했다.

초등학교 1·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은 연중(12개월) 인근 지정 병원을 직접 방문해 성인들과 같은 종합건강검진을 받게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과거 학교에서 하던 검사를 병원에 가서 하도록 하는 번거로움이 더해진 것 이외에 달라진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한 학부모는 양산교육청 홈페이지 소리함을 통해 "고작 5분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2시간 이상 허기진 배를 움켜진 채 대기해야 했다"는 불만을 터트렸다. 또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을 둔 학부모는 "검진 이후 내 아이의 진단을 직접 의사에게 설명을 듣고 상의하도록 부모 동행을 권유해 직장을 조퇴하고 검강검진을 받으러 갔다"며 "그러나 키, 몸무게, 시력 등 기본검사와 겨우 혈액형 정도만 알려주는 혈액조사를 했을 뿐 기존 학교에서 하던 검사와 달라질 것이 없어 허탈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지정병원들도 난색을 표하긴 마찬가지다. 학생 건강검진은 예약이 없어 검진 예상인원이 파악되지 않으며 특히 노는 토요일 많은 인원이 몰리다 보니 일정 정도의 대기시간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리 발송한 문진표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 조부모와 동행해 원활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경우 등 대기시간을 늘이는 또 다른 원인을 지적했다.

양산 ㄱ병원 관계자는 "고1 대상의 흉부X-선 촬영의 경우, 올해 간접촬영(10cm×10cm)에서 직접촬영(14cm×17cm)으로 의료법이 바뀌어 의료수가가 높아졌지만 교육당국에서는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이 외에도 지난해 거론되었던 몇 가지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혀 달라지지 않고 원년 그대로 시행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일선 보건교사 역시 학부모의 무관심, 1년의 검사기간으로 인해 발생하는 업무과중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양산 ㄴ초등학교 보건교사는 "각종 알림장과 문자 메시지 그리고 직접 통화 등으로 학부모에게 검진을 권유했지만 지난해 100%의 검사율을 기록하지는 못했을 정도로 학부모들이 무관심하다"며 "또 검사 후 질환이 있는 학생에 대한 추후관리 기간이 필요하지만, 1년 내내 언제든 검진을 받도록 되어 있어 정작 필요한 것을 놓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학부모, 학생, 지정병원, 학교가 학생 건강검진을 신뢰하고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학생건강검진#양산교육청#보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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