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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 양반이 그동안 내가 없을 때마다 배달음식을 시켜먹고 계속 이렇게 씻어서 내 놓았다는 말씀?'
그 하얀 그릇들을 보자 그만 피로가 확 풀리는 듯했다. 결혼 초만 해도 배달음식 그릇을 씻어서 내 놓으면 '남들 하는 대로 그냥 살지, 뭐가 그렇게 잘났냐'며 퉁을 주었는데 함께 살다보니 남편은 저도 모르게 물이 들었나 보았다.
"아니, 그릇을 다 씻어서 내 놓았네! 그동안 쭉 그랬던 거야? 오늘 처음 봤네. 세상에나…."
나는 반색을 하며 남편에게 짝짝짝 박수를 쳐주었다. 내 아이들이 다른 것은 몰라도 이다음에 커서 어디에 가서 살더라도 배달음식 그릇하나는 확실히 씻어서 내 놓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배달 그릇에 이렇게 집착(?)하는 것은 그렇게 그릇을 깨끗이 해서 내 놓음으로서 여러 가지 '부수적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수적 효과라고 하니 좀 이상하지만 아무튼 그렇게 함으로써 자라나는 아이들은 '배려'와 '감사'의 마음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