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육청은 학생 개개인의 학습준비물 구입비를 학교기본운영비에 포함하여 지원하고 있으며, 학생 1인당 2만원을 예산 내에 확보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 목적은 개개인이 준비하던 학습준비물을 학교에서 일괄 구입하여 제공함으로써 교육비에 대한 학부모의 경제적 심리적 부담을 경감하고 교육과정 정상운영을 통해 학습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서울시교육청의 학습준비물 관련 우수학교 사례로 소개된 아현초등학교, 금북초등학교, 번동초등학교는 학습준비물센터에 학생에게 필요한 각종 준비물을 비치하고 있으며 각 학급은 이 중에서 필요한 만큼 가져다 사용한다. 학교 관계자들은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금북초등학교와 번동초등학교는 자원학교로 지정되어 특별예산을 지원받는다. 그러나 아현초등학교는 일반 학교와 같이 특별예산이 없는 조건임에도 학습준비물센터를 운영하여 학생과 학부모의 시간적, 경제적, 심리적 부담을 줄이고 학습효과를 높이는 효과를 내고 있다. 앞의 학교들 외에도 여러 학교가 교육청의 권장보다 많은 예산을 확보하여 학생 학습준비물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전교조 서울지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 공립초등학교가 2006학년도에 집행한 학습준비물비 평균은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의 권장사항인 학생 1인당 2만원의 1/2을 조금 넘는 1만483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장의 1/4에도 못 미치는 5000원 미만을 집행한 학교도 수십 곳에 이른다.
"예산 아끼면, 학습준비물 예산확보는 가능할 것"
2007학년도 예산의 경우 학교별 단순 예산 편성액 평균은 2006학년도에 비해 약 4.6% 증가한 1만965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집행률이 100%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1만원 미만이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는 2007학년도 자체 예산 내 학습준비물비로는 학생 1인당 500원도 안되는 액수를 책정하였다. 영등포구청이 학습준비물비로 학생1인당 1만원씩 별도 지원하기 때문에 자체 예산은 적게 잡았다는 것이다.
영등포구는 "관내 초등학교장들이 학생 학습준비물비를 지원해달라고 하여 맞벌이 부부가 많은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주민들의 학습준비물 준비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아이들 가방무게도 가벼워지는 효과를 기대하여 지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위 초등학교의 경우 영등포구청이 바라는 학생학습준비물 예산 지원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워 보인다.
학생학습준비물 예산과 관련하여 일부 학교장들은 예산부족을 탓하나 이는 직접교육경비에 예산을 우선 배정하게 되어있는 원칙을 외면한 주장이라는 지적이 있다.
전교조 서울지부 민경대 초등위원장은 "불필요한 공사와 각종 회식을 줄이고, 교장회 자율연수비를 절감하는 등 예산을 아껴 쓰기 위해 노력한다면 학습준비물 예산확보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와 교육청이 학습준비물 예산 책정을 권장하며 밝힌 대로 소모성 학습자료를 학교에서 구입 지원함으로 학부모의 경제적, 심리적, 시간적 부담을 경감시키고 학습효과 극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교육청은 물론 학교 관계자들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