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재작년 오십 넘은 나이에 자식들 직장 따라 객지 생활을 하게 됐다. 그 무어라 표현할 수 없는 빈 마음을 채워보려고 꽃들을 심은 뒤, 갖은 정성과 기도로 애지중지 눈길과 손길을 보냈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삼년차가 된 올해 제대로 꽃을 피우며, 너무 곱고 아름답다는 이웃의 칭찬과 부러움을 받고 있다.
덕분에 화단을 좋아하는 폭넓은 연령층의 팬들까지 확보하고, 식물을 분양해주는 예약까지 받아 두었다.
그렇지 않아도 꽃피기 전 세 사람에게 분양해 주었는데 그곳에서도 벌써 꽃피운 모습을 사진으로 보내와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꽃이 다 지고나면 꽃피우느라 손실된 영양보충을 시켜서 약속한 분들에게 분양해주려고 맘 먹고 보니 괜히 마음이 조급해진다.
마음 조급해지는 이유로 첫 번째는 살고 있는 곳이 관사이기 때문이다. 몇 년 살고 나면 집을 비워줘야 하는 나로서는 분양받은 집들의 화단에 꽃이 가득가득 활짝 핀 것을 보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두 번째는 낮달맞이꽃은 한 대에 여러 개의 꽃이 피고 지고 오래도록 가는데 지난해 끝 무렵 이름 모를 벌레들이 나타나 잡아도 잡아도 여린 순을 다 따먹어버렸기 때문이다. 올해도 그렇게 될까봐 마음 졸이며 아침 눈뜨고 나면 제일 먼저 문을 열고 밤새 안부를 눈으로 확인한다.
제발 올해는 예쁜 모습 그대로 지기를....
오늘도 노란 창포, 붉은 연산홍, 자주빛 초롱꼿, 앙증맞은 작은 꽃들과도 기분 좋은 눈맞춤으로 때론 허리 굽혀 입맞춤으로 밝은 하루를 시작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u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