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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수 목사님은 1941년 신의주에서 태어나 숭실대학교 경제학과를 거쳐 장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연세대 연합신학원을 수료한 후 스위스 융 연구소와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 미국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연구 활동을 했다.

헬무트 틸리케와 칼 바르트·디트리히 본회퍼, 위르겐 몰트만, 프랜시스 쉐퍼, 안셀름 그륀, 토마스 머튼, 리처드 포스터 등을 깊이 연구했고, 특히 폴 투르니에 박사와는 융 연구소에 있을 당시 직접 만나 깊은 교유(交遊)를 나누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

평광교회, 남대문교회, 영락교회, 주님의교회에서 목회하였으며 지금은 개신교 영성공동체인 모새골(모두가 새로워지는 골짜기)을 섬기고 있다. 아래의 내용은 지난달 31일 광나루에 위치한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하신 강의 내용의 일부이다.

성철 스님이 돌아가신 후 모든 매스컴에서 성철 스님에 대해 비중 있게 다뤘다. 그 이유는 성철 스님이 사찰을 크게 지어서도 아니요, 많은 세상 사람을 불자로 만들었기 때문도 아니요, 바로 그 분이 이 시대의 참다운 종교인이었다는 데 있다. 지금 현재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것은 능력있는 사람이 아니라, 한 사람의 참다운 종교인이다.

설교단에서 목회자가 착한 사람을 만들기 위해 설교를 한다면, 교인들은 점차 이중적인 인간이 되어 갈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착한 사람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리어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설교해야 한다. 착한 사람이라는 이상향에는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다.

기독교 영성의 목표는 거룩한 연합, 신적 연합에 있다. 그곳에 도달하기 위한 길은 자기 억압과 같은 금욕적인 보다 자기의 상처, 자기의 유일성을 발견하게 하는 자기 화해의 과정이 중요하다.

모든 사람은 누구에게도 밝히기 싫어하는 상처를 가지고 있다. 상처를 숨겨두고 꺼내어 치료하지 않는다면 삶 속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나 자신을 괴롭힌다. 상처와의 화해 과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주님과의 만남은 어렵다. 목회자 자신이 먼저 건강한 사람이 되어야 건강한 목사가 되고 건강한 교회를 만들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목사들은 우선 자존감을 길러야 한다. 자존감을 기르기 위해서는 자기 상처의 이해 - 자기 상처의 인정 - 자기 상처와의 화해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게 살아가면서 자기 상처의 발견과 치유를 반복해야 한다. 다르게 표현해 자기 상처와 키스하라고 말하고 싶다. 자기 상처를 직접 들여다보고 느끼고 받아들이는 시간이 목회자들에게 필요하다.

나를 기다리는 하나님, 나를 찾고 있는 하나님, 나에 대해 새롭게 디자인을 하고 계시는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 현재의 홍길동과 하나님의 영원한 시간 가운데 있는 홍길동을 묵상해야 한다. 하나님에 의해 온전히 받아들여지고 하나님에 의해 온전히 치유되고 세상 가운데서 온전히 보상되어진 홍길동, 하나님의 보좌 가운데 있는 홍길동, 하나님의 희망 가운데 있는 홍길동을 본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인도하시는 분이 성령님이다.

구체적인 하나님과의 경험에서 영성을 기르고, 경험 속에서 깨달아지는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크리스찬이라면 반드시 예수 그리스도와 깊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 영적성장이 이뤄질수록 예수그리스도는 더욱 새로운 분으로 다가온다. 교리의 틀 속으로 정의할 수 있는 그리스도가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기독교 영성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에 있다. 하나님 앞에서 갖는 내면의 태도가 영성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바른 태도란 겸손과 온유가 포함된 것을 의미한다. 온 몸과 마음과 정성이 온 세계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사랑에 집중하는 태도,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을 향한 마음뿐이다.

미국에서 마약환자의 치료과정에는 열두 단계가 있다. 그 중 첫 번째 단계가 태도이다. 바로 자신의 능력으로는 절대 마약을 끊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의 도움으로부터 치유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곧 자기 포기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자기가 겸손하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교만이다. 그러므로 기도할 때 ‘하나님, 빈 손들고 주께 나아옵니다. 오직 주께로부터 오는 것으로 만족합니다’라는 하나님께 대한 겸허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하나님께 갖는 태도는 오직 겸손과 온유이다.

온유는 내향적인 성격이 아니다. 선천적이라기보다는 야생적인 동물을 잘 길들여 주인에게 충성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하나님께 잘 길들여지면 하나님께 충성하게 된다. 우리는 어떤 성공을 목적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존재해 나가는지 아는 것을 목적으로 살아간다. 그럼으로써 하나님과의 연합을 추구하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는 미래에 계시지도 않고 과거에 계시지도 않고 현재에 계신다. 현재를 살아야 한다. 지금을 살지 못하게 만드는 것들을 찾아내 없애야 한다.

현재 한국 교회와 목회자들은 인간의 내면적인 문제와 영적인 문제를 다룰 준비는 전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교회의 외적 성장, 프로그램, 말(개그가 있는 설교)에만 집중한다. 그리하여 교인들의 내면은 공허해지고 영적인 데에는 무지해간다.

목회현장에서의 목회의 의미를 분명히 정립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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