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덕 전 국회부의장과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이 '박근혜호'의 사령탑을 맡았다.
서청원 전 대표와 함께 '3톱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서 전 대표는 현재 맡고 있는 상임고문을 그대로 유지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위원장과 본부장을 같이 두는 등 '위인설관(爲人設官, 어떤 사람을 채용하기 위하여 일부러 벼슬자리를 마련함)'형 인사에서는 탈피하지 못했다.
당내 경선의 경우 조직선거 양상이 크기 때문에 되도록 많은 사람을 포진시키려는 '의욕' 때문이다.
한나라당 대선 예비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경선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10일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선거대책위원회 1차 인선 내용을 발표했다.
서청원 상임고문, '이혜훈·김재원' 대변인 체제
중앙선대본부는 조직총괄본부장(김무성 의원), 직능총괄본부장(허태열 의원), 미디어홍보본부장(김병호 의원), 정책메시지총괄단장(유승민 의원), 2030 국민참여본부장(김성조 의원) 등 5개 본부 중심으로 구성됐다.
최경환 의원은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대책본부 살림을 챙길 예정이지만 실무를 전담할 별도의 총괄본부장은 두지 않기로 했다.
박 전 대표의 '입' 역할을 하게 될 대변인에도 변화를 줬다. 그동안 교체설이 강력하게 제기됐던 한선교 현 대변인은 수행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대신 최근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과 벌인 '한반도 대운하' 공방의 수훈갑인 이혜훈 의원이 김재원 의원과 함께 대변인에 임명됐다.
김 의원의 경우 검사 출신의 법률 전문가라는 점 때문에 법률단장에 선임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향후 뜨겁게 달아오를 검증 공방을 감안, 대변인을 맡겨 최전선에 배치한 셈이다. 캠프 내부에는 이명박 후보 측 대변인이 3명이라는 점을 감안해 남성 대변인을 한 명 더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특보단장은 김영선 의원이 맡았고, 비서실장은 유정복 의원이 유임됐다. 주성영 의원이 문화예술위원장을 맡고, 박종근 전 한국노총 위원장이 근로자대책위원장에 선임된 것이 눈에 띈다.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은 미래형 정부 기획위원장을 맡았다.
'개방형' 캠프?... '101명' 매머드급
이와 함께 선대위에는 현역의원 30명, 원외 당협위원장 35명, 외부인사 36명 등 101명이 포진됐다. 이명박 후보 측 선대본에 합류한 현역의원이 36명인 데 비해 다소 못 미치지만, '매머드급'이라 할 수 있다.
최경환 종합상황실장은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 10년 동안 지체된 선진국 진입을 달성하라는 국민의 염원과 시대적 소명을 이행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선대위를 '국민희망캠프'로 명명했다"며 "서열중심의 인선에서 탈피, 전문성과 역량 중심의 개방형 캠프를 지향했다"고 밝혔다.
최경환 실장은 또 "상대방(이명박 후보 측)은 무려 12개의 위원회로 돼 있지만, 우리는 필요한 5개 본부(조직, 직능, 여성 및 청년, 미디어홍보, 정책)로 압축, 의사결정과 집행에서 효율성과 기동성을 우선시했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우리는 위인설관형 조직을 지양했다"고 했지만, 더 많은 사람을 캠프에 끌어들이기 위해 이른바 '높은 직위'의 명함을 만든 흔적도 감지됐다. 이명박 후보 측보다 위원회 숫자를 대폭 줄였지만, 각 위원회에 본부장과 별도로 명예직에 불과한 '위원장'을 따로 둔 것.
선거대책부위원장에도 이규택(4선) 의원을 비롯해 김기춘·이해봉(3선) 등 현역 의원 8명과 전용원·강인섭·신영국 등 전직 의원 6명을 포함, 모두 15명을 임명했다.
법률위원회의 경우 김기춘 의원이 법률자문위원장이지만, 강신욱 전 대법관을 법률특보단장에 임명했고 원외 당협위원장 2명을 법률지원단장에 선임하는 등 비슷한 역할에 직함만 다른 '겹치기 인선' 흔적이 보였다.
시도별 선거대책위원회 역시 위원장과 별도로 본부장을 같이 뒀다. 일단 위원장에는 이혜훈(서울), 엄호성(부산), 이해봉(대구), 이경재(인천), 이인기(경북), 김기춘(경남) 의원과 박영철 전 대사(광주), 오해룡 전 울산시의회의장(울산), 전용원(경기), 송광호(충북), 이진구(충남), 이형배(전북), 현경대(제주) 전 의원, 안희석 위원장(전남)이 각각 임명됐다.
한편 박근혜 전 대표는 11일 오전 한나라당 당사에서 후보등록을 마친 뒤, 기자실에서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 | '탄핵 주역', 박근혜호 사령탑으로 | | | 홍사덕 전 의원, 공동선대위원장 선임 | | | |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한나라당 원내총무(현 원내대표)를 맡아 탄핵안 발의를 진두지휘했던 홍사덕 전 의원이 '박근혜호'의 사령탑을 맡아 주목된다.
박근혜 전 대표 캠프는 10일 홍 전 의원과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하는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안을 확정, 발표했다. 캠프 관계자는 지난달 박 전 대표가 홍 전 의원을 직접 만나 캠프 합류를 권유했고 이를 홍 전 의원이 수락했다고 밝혔다.
홍 전 의원은 탄핵 역풍으로 2004년 17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지난 2005년 10·26 재·보선에서는 경기 광주 지역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당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탈락하자, 한나라당을 탈당, 독자출마했지만 결국 낙선했다. 그 뒤로 홍 전 의원은 사실상 정계와 거리를 둔 채 두문불출 했었다.
홍 전 의원은 현재까지 한나라당을 탈당한 상태지만, 복당을 하지 않아도 당내 경선 캠프에 합류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박 전 대표를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는 최병렬 전 대표 역시 탄핵안 발의 당시 당 대표를 맡아, '탄핵 주역'으로 분류된다.
최 전 대표는 일단 1차 선대위 인선안 명단에서는 빠졌다. 최경환 상황실장은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최 전 대표의 캠프 합류에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