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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후 2시. 녹동마을에 위치한 '그대발길 머무는 곳'에서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문화혜택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웃음을 주고자 노력하는 대구문화예술공연봉사단(이하 봉사단)이 마련한 이날 음악회는 녹동마을 주민을 비롯해 지나가던 나그네까지 70여명의 사람들 발길을 사로잡았다.
10여명의 가수들이 각자 매력을 담아 부르는 노래와 요염한 밸리댄스 그리고 배꼽 잡는 난쟁이 퍼포먼스, 관객과의 한마당까지, 사람들은 2시간 동안 웃음을 그칠 줄 모른다.
중앙동에서 찾아왔다는 양말임(60)씨는 "녹동마을에서 음악회가 있다고 해서 계원들과 함께 왔는데 너무 좋네요"라며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인 봉사단원들 실력에 음악회가 너무 재밌습니다"라며 웃음꽃을 피운다.
마을 주민들의 웃음소리에 덩달아 더 신이 난 봉사단 단원들. 그들은 왜 대구를 떠나 양산의 작은 마을에서 음악회를 연 것일까. 서상복(53)단장은 그저 '봉사'라고만 말한다.
민요, 트로트가수, 에어로빅, 사물놀이, 사회자 등 다양한 분야 예술인 30여명으로 구성된 대구문화예술봉사단을 이끄는 서 단장은 교통사고로 목뼈를 다쳐 전신마비가 된 장애인이다. 장애인으로서 직접 어려움을 겪다보니 그들을 돕기 위한 봉사단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는 서 단장은 문화혜택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웃음을 전해 주고자 봉사단을 만들었다.
1998년부터 지금까지 양로원이나 희망원, 농촌지역 어르신들에게 희망과 웃음을 나눠준 것이 어느덧 300여회를 넘었다. 그러다 더 많은 이웃들에게 웃음꽃을 전해주고자 하는 차에 양산에 있는 후원자가 자리를 마련해 녹동마을에서 음악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불편한 몸이지만 이렇게 남을 도와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다는 서 단장은 이번 녹동마을 작은음악회를 시작으로 대구를 벗어나 전국으로 봉사의 영역을 넓혀가고 싶다고 말한다.
"봉사라는 게 별거 있나요. 지금 내가 가진 것을 옆 사람과 함께 나누는 것이죠.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지는 따뜻한 울림이 이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양산시민신문 186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