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신 : 17일 오후 4시 45분]
정일용 기협 회장, 공항서 간부들과 설전... "참석하겠다"
17일 오후 6시 30분 노무현 대통령과 언론인간의 TV 생방송 토론회가 예정된 가운데, 토론회에 참석하기로 한 기자협회(정일용 회장)에서는 정 회장의 참석여부를 두고 토론회 당일까지도 내부 격론이 벌어졌다.
김경호 수석 부회장을 비롯한 기협 관계자 7명은 17일 오후 2시 20분께부터 인천공항에 나와 정일용 회장을 기다렸다. 정 회장은 6·15 기념축전을 마치고 평양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김 부회장은 "정 회장이 방북하기 전과 현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보고하러 왔다"고 밝혔다.
앞서 15일 밤 기협은 긴급 연석회의에서 '대통령과의 토론회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토론보다는 대통령의 일방적인 설명을 듣는 기자회견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일방적 토론회를 연기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토론회 주최측인 언론재단은 "정 회장이 토론회 참석을 확약하고 평양에 갔기 때문에 참석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기협의 연기요청에도 토론회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 회장 "토론회에 나가면 기협 죽는다는 근거 뭐냐"
정 회장이 오후 3시께 인천공항에 모습을 드러내자, 기협 관계자들은 정 회장을 이끌고 공항 청사 2층으로 향했다. 이들은 정 회장을 둘러싸고 토론회 불참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정 회장은 목소리를 높이며 "벌써 몇 번째 참석 여부를 번복하는 거냐, 국민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면서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당신들 말처럼 내가 토론회에 참석하면 기협이 죽는다는 근거가 뭐냐"면서 "토론회 나가서 '찍' 소리라도 하고 죽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협 관계자들의 설득은 40여분간 이어졌다. 공항 청사 밖에서도 정 회장을 쫓아가 그를 둘러싼 뒤 설득 작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정 회장은 오후 3시 50분께 "나는 어쨌든 (토론회에) 참석하겠다"고 밝힌 뒤 언론재단 관계자의 차를 타고 토론회 장소로 향했다.
[2신 : 16일 밤 8시 50분]
노 대통령-언론인 'TV토론'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노무현 대통령과 주요 언론단체장들과의 토론회가 17일 오후 6시 30분부터 1시간 30분 동안 열리는 것으로 최종 확정됐다.
한국언론재단(이사장 정남기)는 "16일 오후 청와대 관계자와 언론단체 대표들이 회의를 갖고 토론회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토론회에는 오연호 인터넷신문협회장, 정일용 기자협회장, 김환균 PD연합회장,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장,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가 참여하기로 했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노 대통령과 언론단체장들과의 '1대5' 토론회를 생중계 할 예정이다.
이날 토론회는 사회자 인사말과 참석자 소개가 끝난 뒤 바로 시작된다. 노 대통령과 언론단체장들은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과 참여정부의 언론관 등 몇 가지 쟁점에 대해서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토론회 마지막에는 정일용 기자협회장과 노 대통령의 마무리 발언을 하게 된다.
토론회 방식과 관련 청와대와 언론단체장들은 의제별로 토론자 2명이 각 2분씩 발언을 하고, 노 대통령이 이에 대해 5분씩 발언하기로 합의했다.
토론회의 최종 의견을 조율한 16일 회의에는 이보경 기자협회 부회장, 김환균 PD연합회장, 인병문 인터넷기자협회 사무처장,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가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이 참석했다.
[1신 보강 : 16일 새벽 1시 10분]
17일로 예정된 노무현 대통령과 언론인간의 TV 생방송 토론 개최가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한국기자협회(회장 정일용)는 15일 밤 긴급 연석회의를 열고 성명을 통해 '토론회 연기'를 요청했다. 하지만 한국언론재단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언론재단은 오는 17일 오후 6시 30분부터 90분간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방안'과 관련, 노무현 대통령과 정일용 한국기자협회장 등 언론인 8명과의 토론회를 열고 주관 방송사인 KBS가 생중계할 예정이었다.
이날 토론회는 방송인 김신명숙씨가 사회를 맡고, 기자협회 측에서는 정일용 기자협회장 등 3명이 출연하며 그밖에 김환균 PD연합회장, 오연호 인터넷신문협회장,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장, 임연숙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 신태섭 민주언론연합 대표 등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토론회를 이틀 앞둔 15일 밤 한국기자협회는 긴급 연석회의를 열고 "청와대, 일방적 토론회를 연기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기협은 이날 '대통령과의 토론회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오늘 청와대가 밝힌 토론회 방안을 살펴보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토론보다는 대통령의 일방적 설명을 듣는 기자회견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 "사회자 선정, 세션, 개최 시간 등 모든 것이 일방적으로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90분 동안 진행되는 토론회에 참석자는 9명에 이른다"면서 "노 대통령은 모두 발언, 말미 발언 시간까지 갖는다, 심지어 '정책건의'라는 순서마저 잡혀있다"고 비판했다.
기협은 "이런 토론의 내용과 형식을 정하는 과정에서 기자협회는 철저히 배제됐다"면서 "청와대의 발표는 오늘 저녁 7시로 예정된 주최 측과 토론 참석 단체들의 실무 협의에 앞서 이뤄졌다, 이는 토론회가 청와대 각본대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협은 또 "긴급연석회의를 열어 부회장단, 시도협회장단, 서울지역 지회장, 정보접근권 쟁취를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 등 68명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45명의 동의로 토론회 연기를 요구하기로 결의했다"면서 "당초 요구대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토론의 장이 마련될 경우 언제든지 토론회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재단 "토론회 예정대로 진행한다"
하지만 언론재단 측은 "기협의 연기요청에도 불구하고 토론회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언론재단 측은 "정일용 기협 회장이 토론회 참석을 확약하고 평양에 갔기 때문에 참석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토론회의 방식과 내용도 출연자들과 충분히 협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재단 측의 한 관계자는 "오늘 청와대가 발표한 내용은 청와대의 희망사항을 담은 것일뿐이며 실질적인 토론방식과 내용은 참여 예정자들이 오늘(15일) 밤에 모여 3시간동안의 논의 끝에 마련했다"면서 "이 자리에는 정일용 회장의 대리인도 끝까지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협의 연기요청 후에 임연숙 서울외신기자클럽 회장이 불참을 통보해 왔을 뿐 김환균 PD연합회장, 오연호 인터넷신문협회장,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장, 신태섭 민주언론연합 대표 등은 참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언론재단 측은 "청와대도 현재까지는 예정된 토론회에 응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토론회에 참석하기로 한 한 언론단체 대표는 "지난 13일 정일용 기자협회장과 김환균 PD연합회장, 오연호 인터넷신문협회장, 이준안 언론노조위원장 등이 모여 청와대가 기자실 문제 등에 대한 기자들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정보접근권을 보장할 수 있는 성의있는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토론회에 응하기로 한 것"이라며 "현재까지 그 입장에 변함이 없어서 예정대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언론단체 대표는 "토론 방식은 충분히 협상이 가능한 것인데 다른 단체와는 달리 3명씩이나 출연이 보장된 기자협회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대통령뿐만 아니라 기자 대표도 모두 발언과 마무리 발언을 하는 것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토론회 연기를 요청한 기자협회의 성명은 정 회장이 6.15 행사 참여를 위해 평양에 간 상태에서 채택됐다.
이와 관련 기협의 한 관계자는 "회장이 자리를 비웠을 경우 수석 부회장이 회장 업무를 대행할 수 있고, 그런 절차에 따라 오늘 연석회의를 해서 성명을 채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 회장의 대리인은 이날 저녁 7시에 열린 TV 토론 실무회의에 참석해 토론회의 구체적인 방식과 내용 등에 대해 협의했다. 따라서 기자협회 내에서 토론회 참석 여부를 둘러싸고 이견이 표출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