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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가 17일 오전 여의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선거사무소에서 박 전 대표 지지를 공식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천군만마를 얻은 것처럼 힘이 난다."

최병렬 전 대표가 박근혜 대선 예비후보 선거대책위에 합류했다. 최 전 대표는 그간 외곽에서 박 후보를 측면 지원해왔다. 이혜훈 선대위 공동대변인은 그를 '천군만마'에 비유했다.

최 전 대표는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발의 당시 당 대표를 맡은 바 있다. 현재 선대위 공동위원장인 홍사덕 전 의원은 당시 당 원내총무였다.

홍사덕·서청원 전 의원(선대위 상임고문)에 이어 최 전 대표까지 선대위에 합류함으로써 한나라당의 '탄핵주역'들이 모두 박 후보 선대위에 모이게 됐다.

"미력이나마 심부름 할 것"

최 전 대표는 17일 여의도 박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력이나마 (캠프에) 참여해서 심부름이라도 하는 게 옳겠다는 판단을 했다"며 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최 전 대표는 합류 배경에 대해 "그간 (박 캠프에서) 여러번 (캠프에) 참여해달라는 얘기가 직·간접적으로 있었으나 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캠프에 참여하는 게 옳으냐는 데 대해 제 스스로 대답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며 "이번 캠프 인선이 마무리된 뒤 다시 참여해달라는 강력한 부탁을 받고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전 대표는 박 후보를 '흠없는 후보'로 치켜세웠다. 그는 "두번의 대선 실패 후 다음 대선에서는 흠이 없는 사람, 저쪽(여권)으로부터 공격을 받아도 서바이브(생존)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그런 점에서 박 전 대표는 흠이 없고 안전한 후보"라고 평가했다.

최 전 대표는 '탄핵 주역'으로서 2004년 총선 당시 탄핵 역풍의 빌미를 제공한 데 대한 부채의식이 있었음도 고백했다.

최 전 대표는 "제 책임아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그 이후 여러 복잡한 (정치적) 상황이 전개되면서 한나라당이 당시 총선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심히 불안했다"며 "그때 박 전 대표가 당을 구해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 마음 속에는 항상 박 전 대표에 대한 고마움이랄까, 부채같은 것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범 여권 집중 포화, 정권 장악 위한 의도된 전략·전술"

정치부 기자 출신인 최 전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후보에 대해 쏟아지는 범여권의 집중 포화를 '의도된 정치공세'로 분석했다.

그는 "(여권의 공세는) 상당히 디자인된(계획된) 결과라고 본다"며 "대선 후보도 아닌 후보 경선에 나선 (예비) 후보들을 이처럼 노골적으로 공격하는 건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여권의 공세가 주로 이명박 후보에 초점이 맞춰 진 데 대해서도 "공격 방식도 어느 쪽은 정면공격으로 은근히 띄워주는 것 같기도 하고, 또 어느쪽을 향해서는 가장 쉬운 상대이니 한방에 어떻게 하느니 따위의 유치하기 그지없는 전략·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범여권을 향한 독설도 잊지 않았다. 그는 "소통합이니, 대통합이니 하면서 살아남아 정권을 유지하겠다는 일념 하에 허둥대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가관"이라며 "대통령을 모시던 여당의 이 참담한 모습을 집권세력의 붕괴라는 말로밖에 달리 표현 못하겠다"고 비꼬았다.

이어 그는 "설익은 남북정상회담을 거론하면서 남북관계마저 본격적으로 대선에 이용하려고 한다는 것도 명백하게 드러났다"며 "정권 장악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속내가 확실히 국민 앞에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최 전 대표는 "구체적으로 직책을 맡기보다 박 후보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드리는 등 여러가지로 뒷받침 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회견을 마쳤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열리는 도중 박근혜 후보도 참석해 최 전 대표에게 감사를 표했다. 또한 선대위 내에서도 안병훈·홍사덕 공동위원장과 김무성·김기춘·이혜훈·김재원·유정복·최경환·박세환·김영선·문희·서병수·한선교 등 소속 의원 10여명이 대거 찾아 최 전 대표의 합류를 자축했다.

'친구 따라 강남' 온 최병렬
안병훈 위원장과 함께 <조선> 출신... 한껏 고무된 박 캠프

"친구 따라 강남 왔다."

최병렬 전 대표는 박근혜 후보 선대위에 합류하게 된 결정적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최 전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웃으면서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여기에 제 친구가 있어서 왔다"고 답했다. 최 전 대표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선대위 내 의원들도 웃음을 터뜨리며 박수를 쳤다. 최 전 대표가 말한 '친구'란 안병훈 공동선대위원장을 가리킨다.

최 전 대표와 안 위원장은 모두 <조선일보> 기자 출신이다. 안 위원장은 정치부장, 사회부장, 편집국장, 부사장을, 최 전 대표도 사회부장, 정치부장, 편집국장을 지냈다. 두 사람은 <조선> 재직 시절부터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로써 박 후보 선대위에는 기자 출신들이 대거 포진하게 됐다. 대표적인 언론인 출신 인사는 이영덕 전 <조선일보> 정치부장(KBS 이사 역임), 황재홍 전 <동아일보> 편집부국장(정치부장 역임), 송석형 SBS 전 보도본부장(보도국장 역임), 김용철 전 MBC 부사장(정치부장), 허용범 전 <조선일보> 워싱턴특파원, 표철수 전 ITV 전무, 허원제 전 SBS 이사, 이상현 전 <한겨레> 부국장, 지종학 전 스카이KBS 사장 등이 있다.

한편, '탄핵 주역'이라는 최 전 대표의 이미지가 박근혜 후보에게 부담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그러나 캠프 내에선 그보다는 최 전 대표의 정치경륜과 상징성을 얻게 됐다고 자평하면서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이혜훈 대변인은 "탄핵이 옳았다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노무현 대통령의 실체가 드러난 마당에 왜 그때 탄핵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 이제는 국민들이 이해를 한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조순형 민주당 의원의 사례를 들면서 "(역시 '탄핵 주역'인) 조 의원이 왜 지난 재보선에서 당선될 수 있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 대변인은 "당 대표를 지낸 선배 의원들이 왜 우리 선대위로 오는 건 큰 의미"라며 "정치 경륜 있는 분들의 판단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 분들이 박 후보를 선택한 건 뜻깊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선대위 내의 또다른 의원도 "정치적 판단능력과 연륜이 있는 최 전 대표가 오시니 캠프 내의 기가 확 사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태그:#박근혜, #최병렬, #홍사덕, #지지,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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