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마애약사여래불'을 모신 약사전.
'마애약사여래불'을 모신 약사전. ⓒ 오승준
여름의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산과 바다다. 그러나 언제라도 가벼운 옷차림으로 삶의 일상을 벗어나 편안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녀 올 수 있는 곳이 산이다.

산은 산을 찾는 이에게 많은 것을 선물해 준다. 건강의 땀도 흘리게 하고, 즐거움의 미소도 안겨 주고, 사색의 마음도 갖게 한다. 무엇보다 큰 선물은 감사와 기쁨, 자유와 평화, 사랑과 소망의 마음이다.

소원바위 앞에서 소원을 빌고 있는 관람객.
소원바위 앞에서 소원을 빌고 있는 관람객. ⓒ 오승준
'우리는 세계어린이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일념으로 아름다운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국제키와니스 빛고을클럽 회원 10여명과 함께 지난 16일(토요일) 지리산의 '소금강'이라고 불리우는 오산의 '사성암'에 다녀왔다.

햇볕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초록의 들판을 가로질러 달려간 구례 오산에 있는 사성암. 사성암은 구례읍에서 약 2km 남쪽인 죽마리 오산(鰲山) 꼭대기에 위치해 있었다.

지장전 법당안에서 불공을 드리고 있는 스님.
지장전 법당안에서 불공을 드리고 있는 스님. ⓒ 오승준
이곳은 원래 오산암이라 불렀는데, 4명의 고승, 즉 원효(元曉)·도선국사(道詵國師)·진각(眞覺)·의상(義湘)이 수도하였다고 하여 사성암이라 부르고 있다고 한다. 544년(성왕 22) 연기조사가 처음 건립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1984년 2월 29일 전라남도문화재 자료 제33호로 지정됐다.

오산은 해발 530m로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사방이 한눈에 들어오는 뛰어난 경승지이다. <봉성지(鳳城誌)>에 의하면 "그 바위의 형상이 빼어나 마치 금강산과 같으며, '소금강'이라 불렀다"고 한다. 암자 뒤편으로 돌아서면 우뚝 솟은 절벽이 전개되는데, 풍월대·망풍대·신선대 등 12비경의 절경이 뛰어나다.

도선국사가 수도하였다는 도선굴.
도선국사가 수도하였다는 도선굴. ⓒ 오승준
또 송광사 제6세인 원감국사(圓鑑國師) 문집에도 오산에 대한 기록이 보인다. "오산 정상에서 참선을 행하기에 알맞은 뜀바위가 있는데, 이들 바위는 도선·진각 양 국사가 연좌수도(宴坐修道)했던 곳"이라 한다. 어쨌든 이와 같은 기록들로 보아 사성암은 통일신라 후기 이래 고려까지 고승들의 참선을 위한 수도처였던 것으로 보인다.

뜀바위는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오산'을 "산마루에 바위 하나가 있고 바위에 빈틈이 있어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다"고 적고 있다. 민간 설화에도 뗏목 타고 섬진강을 내려간 남편을 기다리다 지쳐 세상을 떠난 아내와 아내를 잃은 설움에 숨을 거둔 남편의 애절한 사연을 전한다. 꽃잎같이 생긴 오엽송이 애처로움을 더한다.

전망대에서 정담을 나누고 있는 회원들.
전망대에서 정담을 나누고 있는 회원들. ⓒ 오승준
현재 사성암 사찰은 조그마한 소규모의 목조 기와집이며, 암자에서 동쪽으로 약 50m 떨어진 암벽에 높이 4m되는 음각 마애여래입상이 조각되어 있다.

원효대사가 수도하다가 선정되었을 때 음각으로 새겼다는 '마애약사여래불'을 모신 약사전은 1996년에 '마애약사여래불'을 영구 보존하기 위해 정부에서 중창불사한 도량으로 전남 유형문화재 제222호로 지정돼 있다.

구례 시내와 섬진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구례 시내와 섬진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 오승준
약사전은 바위에 건물의 3분의 1쯤을 걸치고 나머지 3분 2는 바위에 세워진 기둥을 짚고 서 있다. 벼랑에 기대 쌓은 축대에 측면을 걸치고 높은 기둥으로 받쳐 올린 공중 전각이다. 위 지붕은 마애불 보호각이며, 아래는 참배각이다. 사진과 달리 꽤 높은 곳에 가파르게 매달려 있다.

상호가 원만하고 육계가 높으며, 왼손에 중생 구제의 약사발을 들고 있는 모습이 특징이다. 두광은 화염문, 신광은 인동당초문이 대칭으로 새겨진 거신광배를 가졌다. 통견의 법의가 물결치듯 흘러내려 간결한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특히 사성암의 '마애약사여래불'은 바위를 쪼아 그 돌로 축대를 쌓고 법당을 만들었다. 사바세계 위로 봉긋이 솟은 산 전체를 기단으로 삼아 정상에서 석탑을 세운 형상이다.

기와장에 소원을 새긴 사람들.
기와장에 소원을 새긴 사람들. ⓒ 오승준
약사전 옆으로 벼랑을 타고 800살 먹은 귀목나무(느티나무) 두 그루 사이의 가파른 바위를 에둘러 친 계단을 올라가니, 산신각과 도선국사가 수도하였다는 도선굴이 보인다.

양쪽으로 뚫린, 중간에 한사람이 겨우 거동 가능할 정도의 절리된 바위사이 공간으로, 바위더미로 이루어진 천정이 아주 높고 걸쳐진 바위 사이로 자연채광이 되어 신비롭다.

약사전 입구에서 한컷.
약사전 입구에서 한컷. ⓒ 오승준
촛불 켜놓고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겹다. 도선굴 입구 반대편으로 나오면 섬진강을 끼고 자리 잡은 구례 읍내와 드넓은 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암자로 올라가는 길은 약 4km 10리 길로 승용차로 15분 거리이다. 구불구불 경사가 가파르고 도로 폭이 좁아 초보 운전자들이 운행하기에는 다소 무리한 코스다.

암자 바로 아래에 주차장이 있어 승용차가 직접 그곳까지 올라갈 수는 있지만, 차를 놔두고 가려는 사람들이나 버스로 온 사람들은 산 아래 입구에서 암자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암자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는 2대이며, 요금은 1인당 2000원이다.

이곳 사성암은 SBS <토지>에서 서희와 길상이 찾아가는 촬영장소 등 방송매체의 홍보에 힘입어 지금은 전통사찰보다는 관광사찰로 더욱 유명해졌다.

특히 이곳 소원바위에서 소원을 빌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진다하여 많은 불자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평소에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다.

사성암 안내도.
사성암 안내도. ⓒ 오승준

덧붙이는 글 | ▶ 찾아가는 길
 -서울에서 : 서울-대전-전주-남원-구례 지방도로 문척 교 건너서 우회전-죽 마리
 -부산에서 : 부산-남해고속도로-하동-19번국도 하동읍-구례읍-861지방도로-문척교 건너서 우회전-죽 마리 (24시간 사성 암 봉고차 대기 요금 왕복 2천원)


#사성암#지리산#오산#원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자인 공무원으로서, 또 문학을 사랑하는 시인과 불우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또 다른 삶의 즐거움으로 알고 사는 청소년선도위원으로서 지역발전과 이웃을 위한 사랑나눔과 아름다운 일들을 찾아 알리고 싶어 기자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우리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아기자기한 일, 시정소식, 미담사례, 자원봉사 활동, 체험사례 등 밝고 가치있는 기사들을 취재하여 올리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