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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계절음식으로 사랑받는 콩국수
여름 계절음식으로 사랑받는 콩국수 ⓒ 맛객
(콩국수는 방금전에 담근 배추김치나 열무김치와 잘 맞는다. 마늘을 많이 넣고 맵잡하게 담근다
(콩국수는 방금전에 담근 배추김치나 열무김치와 잘 맞는다. 마늘을 많이 넣고 맵잡하게 담근다 ⓒ 맛객
요즘 달걀이 반숙되게 생겼습니다. 한 여름을 방불케하고 있습니다. 어젯밤엔 혼자만의 열대야를 경험하고 나니 이 무더위가 실감나기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더위를 아주 많이 타는 체질은 아닌지라 시원한 음식 한 그릇만 있으면 한동안 더위와의 싸움을 이겨내곤 합니다. 뭐가 있을까요? 요즘처럼 찜질방에 갈 필요가 없는 시기에 생각나는 음식요.

사람들의 성격이 급해지고 참을성이 없어지다 보니 이열치열보다 이냉치냉 음식을 더 찾는 것 같네요. 대표 주자 냉면도 좋지만 오늘은 콩국수를 만들어 먹을까 합니다.

기본적인 요리법만 안다면 라면처럼 쉬운 게 콩국수라고 생각하거든요. 특별한 비법이 있는 요리도 아니고요. 그런데도 일부 업소에서는 7천원씩이나 받아먹고, 그리고 그걸 먹으려고 줄 서 있는 사람들 보면 잘 이해가 안 됩니다.

맛객이 콩국수를 만들어 먹겠다고 우리콩 1kg을 6천원에 구입했습니다. 1kg이면 몇 인분을 만들 수 있을까요? 진국으로 만들어도 최소한 6인분 이상은 만들어집니다. 그럼 단순계산으로 6그릇 곱하기 7천원 해볼까요? 4만 2000원이 나옵니다. 6천원 원재료를 가지고서 4만 2000원으로 불리니 폭리도 이만한 폭리가 없습니다.

물론 인건비와 부재료 맛 비법 등을 감안하지 않았지만, 감안하더라도 폭리는 폭리입니다. 싼 아귀를 3∼5만원씩 받아먹는 것과 쌍벽을 이루지 않나요? 더군다나 산지에서는 콩 재배농가 증가로 콩 값이 내렸는데도 가격이 오르는 건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경우입니다. 그나마 우리 콩으로 만든다면 다행이고요. 수입 콩이 대세이다 보니 안심하고 먹을 수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콩국수 한 그릇에 7천원은 폭리

직접 만들어 먹는 음식이 맛있는 이유는 믿음 때문입니다. 내 손으로 고른 재료를 가지고 정성스레 만드니까요. 믿음을 가지고 맛있게 먹는다면 당연히 몸도 좋아할 거고요. 자 귀찮다 생각 마시고 직접 만든 콩국수로 무더위도 이기고 건강도 챙겨보는 건 어떨까요?

일단 콩은 불립니다. 반나절 불리면 작고 동그랗던 콩이 부풀면서 달걀 모양으로 됩니다. 이걸 끓는 물에 삶는데 여기서 콩국수 맛이 결정될 정도로 중요한 순간입니다. 물리 끓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5분 정도만 익히면 됩니다. 익히면서 콩 한 개를 건져서 먹어봅니다. 익었는지 덜 익었는지요.

만약 비린내가 난다면 조금 더 익히고요. 고소하게 씹힌다면 다 익은 상태이니 찬물에 담가 식히면 됩니다. 너무 익으면 고소함도 없고 메주냄새가 난다는 걸 명심하셔야 합니다. 콩이 식으면 믹서기로 가는데요. 좀 더 고소한 맛을 원한다면 땅콩이나 깨를 첨가해서 갈아도 됩니다. 맛객은 콩국수 본연의 맛을 즐기고자 콩 이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갈았습니다.

배추김치가 맵고 맛있어야 콩국수를 다 먹을때까지 물리지 않게 해준다
배추김치가 맵고 맛있어야 콩국수를 다 먹을때까지 물리지 않게 해준다 ⓒ 맛객
콩국수는 매콤한 김치와 잘 어울리더군요. 이왕 만드는 거 가장 맛있는 맛으로 즐기기 위해 배추도 마늘 많이 넣고 맵잡하게 담갔습니다. 겉절이는 양념이 많이 묻어야 맛있으니 풍부하게 해 주는 게 좋답니다. 이제 국수만 삶으면 되겠네요. 시장에서 파는 생면을 사용했습니다. 그릇에 국수를 담고 콩국물을 부은 뒤 얼음을 넣어주면 더 시원해지겠네요.

맛객은 얼음을 믹서에 살짝 갈아서 넣었습니다. 기호에 따라 깨를 뿌리거나 오이채나 수박, 토마토를 고명으로 올리기도 합니다만, 역시 면과 콩국물만의 맛이면 충분하기에 아무것도 올리지 않았습니다. 간은 설탕과 소금으로만 하면 되고요. 자 완성되었네요.

콩국수가 차려졌다
콩국수가 차려졌다 ⓒ 맛객
콩국수는 콩국물과 면만 좋다면 그 어떤 재료도 필요없다
콩국수는 콩국물과 면만 좋다면 그 어떤 재료도 필요없다 ⓒ 맛객
김치가 싱겁거나 맵지 않다면 콩국수 맛을 떨어뜨린다
김치가 싱겁거나 맵지 않다면 콩국수 맛을 떨어뜨린다 ⓒ 맛객
맵잡한 김치와 시원한 콩국수가 간다! 간다! 뿅간다입니다.

콩국수를 먹으면서 느낀 건데요, '우리 음식이 참 훌륭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간편한 요리인 듯하면서 여름철에 무더위에 맞서는 건강식이기까지 하니까요. 올여름에는 덥다고 아이스크림에다 청량음료를 달고 사는 아이들에게도 콩국수 한 그릇 만들어 먹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다음,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콩국수#여름#김치#계절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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