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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부마을 가는길
ⓒ 정푸름
초등학교 6학년 대구 굴렁쇠 기자단이 지난 6월 13일에는 경북 북부에 있는 봉화군 석포면 승부리에 위치한 우리나라의 오지마을 중 하나인, '승부마을'로 답사를 갔다 왔습니다.

오지마을을 방문하는 이유는 도시와 동떨어진 마을에서 사는 분들의 삶의 모습과 오지의 풍경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들은 3시간 남짓 인솔 선생님의 차를 타고 포장된 도로와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지나서 오지마을에 도착하였습니다. 매일 미끈 매끈한 포장도로에서만 차를 타다 비포장도로에서 차를 타니 덜컹거려서 불편하기도 했지만 재미있었습니다. 도착하자 코끝을 간질이는 봄바람보다 더 상큼한 공기가 느껴졌습니다. 길가에 열대우림처럼 빽빽이 서있는 나무와 풀들은 시원스럽게 보였습니다.

▲ 승부역 앞에서-
ⓒ 정푸름
우리는 승부 역 가까이에 차를 세운 뒤 출렁다리를 지나 걸어서 승부역에 도착했습니다. 마침 운 좋게도 기차가 지나가는 때였습니다. 사진을 찍고 승부역 구경을 하였습니다. 사람이 아닌 물건들을 싣고 있는 길게 이어진 기차가 철로를 따라 달렸습니다.

▲ 승부역을 지나는 기차
ⓒ 정푸름
승부역을 지나는 기차는 겨울에만 선다고 합니다. 겨울에는 눈꽃관광을 하러 오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눈꽃이 핀 나무와, 눈이 덮인 산, 눈 내린 승부 마을의 겨울 풍경은 정말 아름답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하면 승부 마을 사람들이 역 앞에서 직접 키운 채마로 부침개도 만들고 찢은 고기를 구워 판다고 한다는데, 그 맛이 일품인데다 풍경도 좋다고 하니 눈꽃관광도 꼭 한번 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 승부역 앞 철로
ⓒ 정푸름
우리들은 햇빛이 내리쬐는 오래된 철로 앞에 있는 마루, 나무그늘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때 날씨가 조금 더웠고 걷고 걸어서 배도 고픈지라 먹는 밥맛은 초콜릿보다 훨씬 더 달콤한 맛이었습니다.

▲ 승부마을의 길
ⓒ 정푸름
점심을 먹은 뒤 출렁다리를 지나 차로 돌아 왔습니다. 기자단 아이들은 남자6명 여자 4명으로 총 10명인데 남자 3명씩 두 팀, 여자 4명 한 팀으로 나누어 각각 한 집씩 찾아 가서 인터뷰를 한 뒤 다시 선생님 쪽으로 돌아와서 승부마을 스케치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강원도 광산에서 일한 한 할아버지의 대화

▲ 취재를 부탁드린 할아버님댁
ⓒ 정푸름
우리 여자 팀은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파란 지붕 집으로 갔습니다. 그곳에는 한 할아버지께서 마루에서 주무시고 계셨는데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할아버지를 깨워서 인터뷰를 부탁드렸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아이들은 오랜만에 보신다며 반가워 하셨습니다. 할아버지가 귀찮아하시기는커녕 반가워 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귀찮을 법도 한 인터뷰인데도 할아버지께서는 모든 질문에 성의껏 답해 주셨습니다. 할아버지에게서 따뜻한 시골의 정을 느꼈습니다.

- 승부마을이 언제 어떻게 생겨났나요?
"옛날부터 있던 마을이었는데 깊은 산속에 있다고 오지 마을이라 불리게 됐어."

- 승부 마을의 '승부'라는 말의 뜻이 무엇 이예요?
"옛날 어떤 할아버지가 이 마을이 계속 쭉 부자 이길 바라며 지은 이야.(웃음)"

- 마을에 어떤 누가 몇 명 살고 있어요?
"마을에 12집이 있는데 한집에 1명 내지 2명 살고 있지. 그런데 애들은 하나도 없어."

- 농사 품종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요?
"고추, 감자, 옥수수, 파, 무수(무), 배추 등 채마를 키워."

- 마을에 농사 외 다른 직업을 하시는 분들이 계시나요?
"농사 말고 하는 건 없어."

- 길이 언제 났어요?
"19년전 동네 사람이 매일매일 길을 만들어 주셨어. 그리고 요즘에 정부에서 길을 포장해 줬고. 길이 없을 때는 지게를 지고 산을 넘어 다녔어."

- 오지마을의 장단점을 말해 주세요.
"장점은 공기 좋고, 물 좋고 풍경이 좋아서 좋지.(웃음) 단점은 열차가 서지 않아서 불편해."

- 의식주 해결은 어떻게 하나요?
"장에 나가서 내 물건을 팔고 필요한 것을 사와, 밥은 밭일해서 먹고."

- 도시에 가보신적이 있어요?
"가끔씩 우리 아내랑 동네 사람들이랑 놀러가."

- 어떻게 승부 마을로 오시게 되었나요?
"원래 강원도 광산에서 일했었는데 승부마을로 오게 됐지."

차가 깊숙이 들어가는 마을...더 이상 오지라 할 수 있을까

우리들은 열심히 인터뷰를 해주신 할아버지께 인사를 드리고 다시 선생님이 계시는 곳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돌아가는 길에 호박을 심으시는 할머니들을 봬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할머니들께서도 역시 귀찮고 바쁘실 텐데 묻는 것에 모두 대답을 해주셨습니다.

▲ 호박을 심으시는 할머니분들
ⓒ 정푸름
저희들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남자 팀중 한 팀이 인터뷰를 마치고 승부마을 스케치를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들도 바닥에 앉아서 승부마을을 스케치 하였습니다. 한 폭의 그림으로 담기엔 너무 멋진 풍경이었습니다. 푸르른 나무와 풀들, 돌들과 밭일을 하시는 분들의 모습이 멋있게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보다 더 멋진 풍경이었습니다. 미흡한 솜씨지만 다들 열심히 승부마을을 그렸습니다.

▲ 채소가 있는 밭
ⓒ 정푸름
승부마을 스케치를 끝낸 뒤 모든 아이들이 차를 타고 길을 나섰습니다. 가는 도중 대현초등학교라는 학교에서 축구를 했습니다. 학교가 오래돼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조회대도 무척 작고 그네도 나무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재밌게 노는데 꼭 좋은 시설이 있어야 되는가요? 우리들은 계곡 등에서 재밌게 놀았습니다. 저랑 한 친구는 돌만 던지고 물 안에서 노는 친구들에게 물 튀기기만 하며 놀았는데 다른 아이들은 모두 바지를 접고 계곡에 들어가서 고기를 잡거나 물장구를 치며 놀았습니다.

승부마을로 가는 길에 비포장도로도 있었지만 중간중간 원래 몇 년 전만 해도 포장이 되어있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포장이 된 도로가 있었습니다. 차를 타고 마을 가까이 갈 수 있었던 것은 귀찮지 않아서 좋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웠습니다. 포장이 되어서 차가 마을 깊숙이까지 들어 갈 수 있어 더 이상 '오지'마을이 아니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승부마을이 더 이상 오지가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약간 아쉬웠지만! 시원한 그늘이 있고 나무가 있고 풀이 있고 그곳에 사시는 분들의 정이 있던 오지마을 답사는 제가 도시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새로운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번 오지마을 답사도 정말 즐거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정푸름 기자는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굴렁쇠 어린이 기자단 홈페이지 주소 
http://www.hikid.net/board.phpboard=question&command=skin_insert&exe=main_iboard


태그:#정푸름, #승부마을, #봉화, #굴렁쇠어린이기자단, #어린이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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