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6월 중순의 지리산 동쪽 끝자락입니다. 경남 산청군 단성면 청계리, 많은 수는 아니지만 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이 몇몇 모여서 열심으로 집 짓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멀리 호주에서 온 박영화씨(여, 47세)를 비롯하여 경향 각지에서 직장인은 휴가를 내고 자영업자는 잠시 일손을 접고 귀촌·귀농 시에 적잖이 부담이 되는 집짓는 비용을 덜어보고자 직접 내 집 짓는 법을 익히고자 하여 이렇게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어느 인터넷 카페에서 귀농·귀촌인을 대상으로 하여 내 집 마련의 부담을 덜고 정감 넘치는 옛날의 시골집을 재현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3박4일 과정의 "전통 방식으로 짓는 내 집 짓기 체험교실“을 마련하게 된 것입니다.
모형물이 아닌 실제 크기의 모정을 직접 제작하면서 전통 한옥의 구조와 제작원리를 배울 수 있도록 하여 집터나 나무 고르기, 기초 놓기, 목재 치목법 등을 상세하게 터득할 수 있도록 하고 야간에는 농촌 생활에 필요한 농기계 다루는 요령, 전통 구들 놓는 법도 공부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농촌에는 국적불명의 이상한 건축물들이 우후죽순처럼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 살아왔던 정감 넘치던 그런 집들은 이제 영화 셋트장 속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귀해 졌습니다. 이런 “내 집 짓기” 체험 행사가 활성화되어 콘크리트 숲 속에 사는 도시민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는 마음의 고향을 되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