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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올바름을 향한 끝없는 대화>
ⓒ 풀빛
플라톤의 <국가>를 청소년들이 읽기 좋도록 송재범이 풀어썼다. 고등학교 2학년 이상이면 무난히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다.

청소년들에게 철학서를 권하자면 근현대철학보다는 고대철학이 적절해 보인다. 무엇보다 철학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근현대철학은 대학에 가서 읽어도 늦지 않다고 본다. 어설프게 읽다가는 얻는 것 없이 혼란스럽기만 할 것이다. 더욱이 서양철학이라면.

책의 구성은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로 짜여 있다. 각 권(제1권~제10권)마다 또 주요 내용별로 지은이가 대강을 짚어주기 때문에 논의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청소년의 입장에서 흥미로운 부분부터 읽고자 한다면 제2권에 나오는 ‘기게스의 반지’ 이야기나 제10권의 ‘에르의 신화’ 이야기를 권하고 싶다.

또 플라톤의 철학이 비유에 실려 전달되고 있는 제6권의 ‘태양의 비유’와 ‘선분의 비유’, 제7권의 ‘동굴의 비유’를 읽을 것도 함께 권한다.

<국가> 전체를 관통하는 대화의 주제는 ‘올바름이란 무엇인가?’이다. 이 주제에 접근하기 위해 ‘올바른 국가’에의 사유와 함께 ‘올바른 개인’을 이끌어내며 최종적으로는 ‘올바른 사람이 행복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국가>에는 어떤 사람을 수호자로 통치자로 뽑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들어 있어 한번 더 읽게 하는 부분이 있다. 소크라테스와 글라우콘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대화이다.

국가에 이롭다고 생각되는 일엔 온 열의를 다 하고, 반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되는 일은 전혀 하지 않는 사람들, 그 누구보다도 온 생애를 통해 그렇게 할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가려내야만 해. (…) 그리고 이 사람들이 나이를 더 먹을 때마다 그러한 신념을 굳게 간직하고 있는지, 또는 유혹이나 어떤 강압 때문에 국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내팽개치는 일은 없는지를 지켜봐야만 해. (책 62~63쪽)

▲ 올바른 국가와 올바른 개인.
ⓒ 김주석
소크라테스(플라톤 자신인 셈인)는 제4권에서 말하기를, 올바른 국가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덕목 즉 통치자들의 지혜, 수호자들의 용기, 일반 시민들의 절제가 필요하고 마침내는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서 ‘국가의 올바름’이란 국가를 구성하는 이 세 부류의 사람들이 저마다 자기에게 맞는 자기 일을 할 때 실현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국가에 지혜, 용기, 절제가 있는 것처럼 개인의 혼에도 이성, 격정, 욕구가 있고 이 역시 조화로워야만 ‘개인의 올바름’이 형성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한 국가가 올바른 국가로 된 것은 그 안에 있는 세 부류들(통치자, 수호자, 시민)이 저마다 ‘제 일을 하는 것’ 때문이었음을 기억하고 있지? (…) 그렇다면 우리 각자의 안에 있는 그러한 세 부분(이성, 격정, 욕구)이 자기 할 일을 할 때 올바른 사람이 될 것이네. (책 93~94쪽)

제6권에서 말하는 바는 철학자(‘각각의 존재하는 것 자체’를 반기는,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에 의한 국가 통치이고 특히 이 통치자가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음의 이데아’이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서 플라톤은 ‘태양의 비유’와 ‘선분의 비유’를 든다.

▲ 선분의 비유를 도표로 정리한 것.
ⓒ 풀빛

아데이만토스: 그렇다면 최고의 학문이란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올바름보다 더 높은 단계의 배움이 있나요?

소크라테스: 더 높은 게 있고말고. 내 생각으로는 ‘좋음의 이데아(참모습)’가 가장 중요한 최고의 배움일세. 그리고 바로 이 이데아 덕분에 올바른 것들과 그 밖의 다른 것들도 유용하고 유익한 것이 되지.

아데이만토스: ‘좋음의 이데아’란 무엇인가요?

소크라테스: 우리는 앞의 것들(실물들)을 눈으로 볼 수 있지만, 지성을 통해서는 보지 못한다고 말을 하네. 반면에 이데아는 지성을 통해 볼 수 있는 것이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네.(책 126쪽)


플라톤은 제8권과 제9권에서 다섯 가지 국가의 유형(최선자 정체/철인통치체제, 명예 정체, 과두 정체, 민주 정체, 참주 정체)과 그것을 닮은 다섯 가지 혼의 유형을 설명하고 있는데 이 부분 역시 읽어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20세까지 시만 쓰며 살던 플라톤은 20세 때 소크라테스를 만나면서 그때까지 썼던 모든 시를 불태우고 그를 따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 당시 참주 디오니시오스에 의해 노예 시장에 팔려갈 뻔했던 이야기 등 이 책의 뒤편에서는 플라톤의 생애를 간략하게나마 읽어볼 수도 있다.

국가, 올바름을 향한 끝없는 대화

플라톤 지음, 송재범 풀어씀, 풀빛(2005)


태그:#플라톤, #국가, 올바름을 향한 끝없는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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