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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김해, 밀양지역 연도별 산업재해율, 사망만인율
양산, 김해, 밀양지역 연도별 산업재해율, 사망만인율 ⓒ 양산시민신문
최근 산업재해 예방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전국적으로 하루 평균 7명, 1년에 약 2400여명이 귀중한 목숨을 잃고 있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15조원(2005년 기준)을 넘어섰다. 이는 노사분규로 인한 생산차질액의 11배, 국민총생산(GDP)의 2% 규모로 엄청난 액수다. 근로자 1만명당 사망률인 사망만인율은 일본, 독일, 미국 등 선진국보다 7~40배나 높은 실정이다.

특히 양산, 김해, 밀양지역 내 산업재해 발생이 심각한 수준으로 산업재해율은 전국 평균의 두 배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재해나 안전관리에 대한 인식은 미약한 수준이다.

한국산업안전공단 양산산업안전보건센터(소장 김동섭. 이하 양산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관할구역인 양산, 김해, 밀양 지역의 산업재해자는 모두 2671명으로 2005년 2435명에 비해 236명 늘었다. 최근 연도 별로 살펴봐도 2002년 2508명, 2003년 2761명, 2004년 2435명이 산업재해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나 해마다 2500여명 이상이 산업재해 피해를 당하고 있다.

산업재해율을 살펴보면 심각성을 더 쉽게 알 수 있다. 연도별 산업재해율을 살펴보면 2002년 1.37%(2508명), 2003년 1.39%(2508명), 2004년 1.33%(2547명), 2005년 1.11%(2435명), 2006년 1.12%(2671명)로 같은 기간 전국평균인 0.77%, 0.90%, 0.85%, 0.77%, 0.76%보다 두 배 가까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심각한 것은 중대재해사고(사망사고)를 당하는 근로자수다. 2002년 53명, 2003년 66명, 2004년 64명, 2005년 47명이 발생했으며, 지난해 사망자수는 69명으로 2005년보다 22명이 급증했다. 지난해 사망만인율(근로자 1만명당 사망률)도 2.89%로 2.09%를 기록한 전국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인근 지역 가운데 가장 높아... 5인 미만 영세사업장 많은 탓

양산, 김해, 밀양지역의 산업재해율이 높은 이유는 제조업 중심의 영세사업장이 많은 산업구조적 특징에 있다.

양산센터 관할구역 내 산업구조를 살펴보면 전체 사업장 2만2713개소(2006년 12월 현재) 가운데 제조업이 8723개소로 약 38.4%를 차지하고 있고, 건설업이 2761개소로 12.1%, 운수창고업이 658개소로 2.9%, 전기ㆍ가스업이 23개소로 0.1%를 차지하고 있다(기타 1만548개소).

특히 양산지역은 안전보건시설이 취약한 50인 미만 사업장이 많고, 그 가운데서도 5인 미만 영세사업장이 밀집해 있어 산업재해 발생 위험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대부분 영세사업장은 ▲안전보건 시설 개선능력 미흡 ▲안전보건 전문가 부재, 기술력 부족 ▲안전보건 투자여력 부족 ▲작업환경 열악, 유해ㆍ위험공정으로 인한 재해발생 위험 상존 등의 특징을 가진다.

양산, 김해, 밀양 지역의 산업재해 취약성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보면 확연히 나타난다. 지난해 재해율을 살펴보면 전국 평균이 0.77%(8만9911명), 부산 0.91%(6272명), 대구 0.87%(4857명), 울산 0.97%(3258명), 경북동부 0.82%(1923명), 경북북부 0.70%(1981명), 경남 0.90%(5483명)인데 반해 양산은 1.12%(2671명)로 인근 지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산재 절반 줄이기 사업 추진

이에 따라 양산센터는 올해 금속제품 제조업의 협착(끼임)사고와 충돌사고 절반으로 줄이기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영세사업장의 안전보건 조성지원을 위해 클린사업장 조성사업을 전개해 유해ㆍ위험 업종의 작업환경 시설개선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유해물질의 안전한 사용과 관리를 위해 유해화학물질 관리 실태를 조사해 6종 화학물질에 의한 중독성 질환 제로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밖에 건설현장의 추락재해 반으로 줄이기, 기타 사업장의 자연증가 재해 10% 억제 추진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양산센터 관계자는 "과거 일부 근로자들은 현장에서 안전문제를 운명론적으로 치부하려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근로조건에서 삶의 질 향상 측면의 안전과 건강권 확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산업현장에서 안전하고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근로자 스스로 '내 몸은 내가 보호한다'는 의식 아래 안전수칙 준수와 보호구 착용, 현장 정리정돈 등 안전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안전 생활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근로자 재해는 가족재앙"
[인터뷰] 양산산업안전보건센터 김동섭 소장

▲ 양산산업안전보건센터 김동섭 소장
ⓒ홍성현
"산업재해는 국가적인 손실이며, 사업현장의 손실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가정을 파괴하는 매우 중대한 사고입니다"

한국산업안전공단 양산산업안전보건센터 김동섭(50·사진) 소장은 산업재해를 '한 가정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것'이라며 예방을 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전체 산업현장에서 산업재해를 당한 사람이 1명이라고 하면 매우 적은 수치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이것은 심각할 수 있습니다. 전체 근로자를 놓고 보면 적을지 모르지만 5인 미만의 작은 업체에는 노동력의 20%일 수도 있고, 한 가정에서는 모든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양산지역은 근로자가 산업재해를 당할 가능성이 큰 산업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양산지역은 인근 시ㆍ군보다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의 비율이 매우 높은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사업장들은 대부분 열악한 근무조건이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산업재해에 그만큼 많이 노출돼 있는 셈이죠"

이런 점을 잘 알기에 양산센터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교육과 홍보활동, 영세사업장 안전시설 자금지원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안타깝게도 양산을 비롯한 김해, 밀양 등 양산센터 관할 지역 산업재해율은 해마다 늘고 있는 실정이다.

김 소장은 센터 직원들과 함께 산업재해를 줄이고자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교육과 예방활동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어떤 사고도 마찬가지 듯 산업재해 역시 예방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한 뒤에 조치를 취하는 것은 똑같은 사고를 방지한다는 재발방지 차원의 효과는 있지만 산업재해 피해자나 가족들에게는 이미 늦습니다. 예방만이 산업재해를 막는 유일한 방법이죠"

산업재해 현장에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안타까운 사고를 자주 지켜봐 왔기에 산업현장에서 외치는 '안전제일'이라는 구호가 헛구호에 그치지 않길 간절히 희망한다.

"산업재해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업주와 근로자는 모두 사업장에서는 '안전'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작업을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김 소장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각 기관이나 단체에서 조금만 더 관심을 둘 것을 당부했다.

"양산센터에서 하는 활동만으로는 산업재해를 예방하는데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양산시나 경찰서, 소방서 등 각 기관과 사회단체에서 산업재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산업재해를 줄이는데 함께 노력해 갔으면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양산시민신문>(www.ysnews.co.kr) 187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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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수영구에 사는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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