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과 이를 주도하는 일부 정치 목사님들께 묻고 싶다.
"종교, 선교라는 말이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 개정사립학교법을 단 한 번이라도 읽어봤는가? 기독교 사학에서의 분규 기사가 나올 때마다 단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참회의 기도를 하신 적이 있는가? 사학의 부정부패로 우리 어린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고통 받을 때 한기총과 그 목사님들은 그들을 위해 어디서, 무엇을 했는가?"
낙선운동을 하겠다고 나선 정치목사들은 부패사학으로부터 피눈물을 흘린 학생들과 학부모, 교사들을 단 한 번이라도 만나보고 개정된 사립학교법을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읽어보았다면 개정 사학법과 종교자유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지난 15년 동안 교육시민사회단체와 국민들이 사립학교법 개정을 왜 그렇게 외쳤는지, 한기총의 정치목사들은 모르는 듯하다. 언론에 오르내린 사학의 부정부패로 인해 국민들은 신물이 났다. 사립학교 학교운영비의 대부분을 학생들과 국민이 부담하고 있다. 사학재단은 2%이하의 부담으로 100%의 권리를 가지려 하고, 98%를 기여하는 국민들과 교육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을 왜 그토록 반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사립학교의 부정부패를 막기 위해 족벌사학 규제하고, 사학재벌의 문어발 확장을 막자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 인사, 재정 등에 대한 전권을 행사하던 폐쇄적인 사학운영에 대해서 최소한 교사를 공개채용하고 예결산을 공개하고 이사회를 공개하도록 한 것이 왜 문제인가? 대기업에도 있는 사외이사와 비슷한 취지로 교육을 실제로 담당하고 그 당사자들인 교사, 학생, 학부모의 대표들이 극히 일부분인 이사를 추천하는 것이 어떻게 사회주의인가?
사립학교의 부정부패를 없애고 학교를 민주화하여 희망의 교육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은 교육당사자뿐 아니라 온 국민의 상식이자 소망이다. 그런데 가장 낮은 곳을 향해 있어야 할, 한국 교회의 대표를 자부하는 한기총의 지도부들만 애써 이 국민적 상식을 외면하고 있다.
종교의 정치화는 모두의 불행
한국 교회가 개정 사학법에 대해 학교폐쇄 운운하면서 보이는 비이성적 행동에 대해서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비판하고 있다는 것을 한기총과 그 지도부만 모르고 있다.
기독교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종교는 약자를 위해서 존재할 때 그 의미가 있다. 한기총의 목사님들에게 물어보자. 과연 사립학교에서 약자는 누구인가? 사학재단 이사장님과 교장 선생님인가? 아니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인가?
특히 부패 사학으로부터 가장 피해 받는 사람들이 학생과 학부모, 교사라는 점에서 사학의 부정과 부패를 없애자는 개정 사학법은 너무나 정당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정 사립학교법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그 법을 지키고 현장에서 실행시키기 위해서 노력했던 이들 5인의 정치인들의 행동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다.
한기총과 일부 정치목사들은 오히려 낮은 데로 임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면서 이들 국회의원들을 낙선운동 대상자로 찍을 것이 아니라, 교회가 해야 할 부패사학 척결에 대신 앞장 선 공로로 상을 주어야 한다. 사학법 개정에 반대하는 일부 정치목사들의 행태는 한국교회에 대한 또 다른 비난의 이유가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한다.
한기총에 의해서 낙선대상자가 된 국회의원들은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정세균 의원은 2005년 12월 사학법 국회 통과 시 열린우리당 대표였기 때문에, 사학법 개정에 가장 원칙적이었던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현재 협상 당사자이기 때문에 낙선 대상자가 됐다.
또 유기홍 교육위 간사 역시 개정 사학법에 가장 적극적이었고 현재 협상 당사자이기 때문에, 최재성 의원은 교육상임위원 중에서도 사학법에 가장 열심이었고 개정 이후에도 재개정에 가장 완강하게 반대한 의원이었다는 이유로 대상자가 됐다. 특히 이해찬 의원은 당시 총리라는 이유로 낙선 대상자로 지목됐다.
한기총에 의해서 낙선대상자로 지목된 5명의 정치인은 낙선 대상자가 된 것을 자랑스러워해야 해야 한다. 그리고 압력에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 정치목사들의 부당한 협박에 굴복하여 사학법 재개정에 물러선다면 정치인으로서 자격이 없다. 그러면 더 이상 우리 교육에, 정치에, 그리고 종교계에 희망은 없다.
한기총의 '낙선운동' 부끄러운 일
나를 포함한 많은 사립학교 교사들은 개정 사립학교법에 찬성한다. 오히려 사립학교의 민주화를 위해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립학교의 대다수 교사들은 적어도 열린우리당과 참여정부의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해서 잘했다고 박수를 보내며, 이번에 한기총의 낙선운동본부에 의해서 낙선 대상자로 지목된 5명의 정치인에 대해서 심정적 지지를 보낸다.
교회의 세속화와 세습이 세인들로부터 교회를 욕 먹이고 있는 것처럼 사학의 부정부패와 족벌화, 사학재벌로 상징되는 사학의 타락 역시 사학을 욕 먹인다. 특히 종교계가 나서서 개정 사학법을 반대하고, 개정 사학법을 지지하는 정치인들에 대해 낙선운동 운운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삶을 걸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해찬 의원과 정세균, 장영달, 유기홍, 최재성 등 낙선 대상자 5명은 그 이름과 자신의 역사를 걸고 사학법을 지키고 더욱 민주적으로 개정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배신의 정치가 횡행하는 현실에서 5명의 낙선대상자들은 한기총과 정치목사들의 부당한 협박에 굴하지 말고 개정사학법을 지키고 더욱 민주적으로 개정하는데 앞장서야한다. 이것이 자신을 지지하는 많은 지지자들과 사학법 개정을 지지한 수많은 국민들을 배신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야 진짜 정치인이다.
덧붙이는 글 | 김행수 기자는 서울의 사립고등학교의 교사입니다. 이 기사는 <민중의 소리>에도 송고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