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다. 이맘때면 아침에 멀쩡하던 하늘이 오후가 되면 비를 뿌려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장마철이면, 어릴 적 학교 앞까지 우산을 들고 마중 나오던 어머니를 회상해보는 중년도 많을 듯.
이런 장마날씨에 맞춰 우산을 무료로 대여해 주는 초등학교가 있어 눈길을 끈다. 학교측은 이를 '양심우산'이라 부른다.
울산 중구 성안동에 있는 백양초등학교(교장 강영기)가 그곳. 백양초는 지난 1일부터 우산을 대여해 주고 있다.
백양초 강영기 교장은 "요즘은 대부분 맞벌이 가정이라 장마철 예기치 못한 비가 오더라도 예전같이 우산을 가져오는 학부모를 보기 힘들다"며 "미리 우산을 준비 못한 학생들과 학교를 방문하는 학부모를 위해 무료로 우산을 대여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요즘은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면 학부모가 자녀를 차를 이용해 귀가시켜 주기도 하는 데, 이에 따른 학교주변의 교통혼잡과 교통사고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고 강 교장은 소개했다.
이 학교 1층 행정실 입구에 마련된 우산 대여함에는 200여개의 우산이 항상 대기중이며 중앙농협 울산본점이 기증했다고 한다.
우산을 빌려갈 학생들은 우산함에 있는 대여 대장에 이름을 기록하고, 반납할 때는 다시 우산을 말려 반납내용을 기록하고 지정된 함에 넣어 둔다.
학교측은 대여와 반납 과정이 자연스러운 수준에 오르면 대여 반납 대장 없이도 사용할 수 있게 '양심우산'으로 바꾼다는 계획으로 인성교육과 양심교육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도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