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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마친 백동초 학생들이 공사현장을 따라 아슬아슬하게 집으로 향하고 있다.
학교를 마친 백동초 학생들이 공사현장을 따라 아슬아슬하게 집으로 향하고 있다. ⓒ 홍성현
도심 한가운데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통학로가 있다. 안전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도로공사 때문에 양산시 소주동 백동초 학생들이 위험천만한 길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9일 오후 2시께 소주동 백동교회 앞. 학교를 마치고 우르르 몰려나온 학생들이 공사현장을 따라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하교하는 모습이 위험하기 이를 데 없다. 가파른 비탈길을 따라 아슬아슬하게 내려가더니 물웅덩이를 뛰어넘는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한발씩 내딛는다. 그러던 중에 비탈길에서 미끄러지는 학생도 종종 보인다.

이곳은 양산시가 도시계획도로를 만들고 있는 현장이다. 양산시는 내년 6월 완공을 예정으로 사업비 10억여원을 들여 소주동 세신아파트~백동교회를 잇는 너비 13m(인도 5m), 길이 680m의 왕복 2차선 도시계획도로 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는 등ㆍ하교하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안전펜스와 같은 시설물은 물론이고 보행공간도 제대로 확보돼 있지 않다. 더구나 위험지역에 접근을 막기 위한 경고표지판이나 안전요원도 없는 상태. 정아무개(12·백동초5) 학생은 "날마다 이 길로 통학하는데 돌도 많고 길도 울퉁불퉁해 위험한 것 같다"며 "비 오는 날이면 신발이며, 바지가 온통 진흙투성이라 수업받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위험성이 크지만 천성리버타운(옛 장백아파트)과 세신아파트 등에서 백동초로 통학하는 학생들은 이 길로 통학할 수밖에 없다. 이 길이 학교로 가는 사실상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포장이 된 도로와 골목길 등 돌아가는 길이 두 군데 있지만 그 길 역시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거나 정비가 제대로 안 돼 위험하기는 마찬가지. 게다가 시간도 세배 이상 걸리기 때문에 바쁜 아침 시간에 굳이 돌아서 등교하는 학생은 없다.

주민 이아무개(44·천성리버타운)씨는 "세상에 이런 통학로가 어디 있냐"며 "등ㆍ하교시간에 장애물 뛰어넘듯 통학하는 어린 학생들을 보면 기가 찰 노릇"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양산시민신문(www.ysnews.co.kr) 189호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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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수영구에 사는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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