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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2B Global 홈페이지에 올라간 비 콘서트 홍보 사진
ⓒ v2b global
지난 6월 30일 저녁 8시. '비'의 공연이 시작되어야 할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스테이플 센터 앞에는 많은 팬들이 서성이고 있었다.

"왜 사람들이 주차장으로 가지?"라며 의아해하고 있을 때쯤 "today's concert is canceled(오늘 콘서트는 취소됐음)"라는 종이를 든 주차요원들이 눈에 띄었다.

월요일부터 티켓환불을 해준다는 말 뿐, 공연취소의 아무런 이유를 듣지 못한 채 팬들은 아쉽게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이틀 전까지 월드투어 기자회견을 열고, 공연 당일 < LA타임즈 >(LA times) 문화섹션에 '아시아 최고의 스타' 비의 LA공연이 톱뉴스로 보도된 상황인지라, 콘서트 돌연 취소는 충격적이었다.

스테이플 센터 측은 '쇼 연출 상의 문제로 취소되었다'는 짧은 이유만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몇 시간이 지나서야 LA 공연의 프로모터인 'V2B global'의 공연준비 미비로 콘서트를 진행할 수 없었다는 스타엠 측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하청업체에 지불한 수표가 부도수표였다', 'LA 소방국의 음향·특수 장비 불허로 무대장치를 쓸 수 없었다', '공연 전날 스테이플 센터에서 열린 경기 때문에 무대 세팅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는 스타엠 측의 발표는 그동안 '월드투어'라는 이름으로 준비해왔던 공연이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공연 취소의 근본적인 이유는 제대로 된 사전 조사 없이 말만 앞선 현지 프로모터에게 공연을 100% 의지했던 데에 있다. 공연 진행 경험도 없고, 잘 알려지지 않은 'V2B 글로벌'이 섣부른 계획으로 진행하기엔 비의 월드투어는 능력보다 큰 이벤트였다.

공연이 취소된 지 3일이 지난 3일, 스타엠과 비가 프로모터의 책임을 강력하게 비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V2B 글로벌'의 공식적인 해명이나 사과가 없어 100~200달러의 비싼 티켓을 산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V2B 글로벌'의 대표 앤디 킴은 4일 < LA 타임즈 > 인터넷 판 기사를 통해 "비 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 기획사 측이 장비사용이 허가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도 대안책을 내놓을 노력을 하지 않았으며 일방적으로 공연 취소를 통보했다는 'V2B 글로벌'의 주장으로 한국 기획사와 미국 현지 프로모터 간의 책임 논란은 더욱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비의 월드투어 실패는 한국 연예인들의 미국 진출 장벽의 현실을 보여준다. 아시아 내의 한류와 더불어 미국 내 한국 연예인, 한국계 연예인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지원해 줄만큼 미국 연예계와 공연 계획을 잘 아는 현지 기획사가 없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 LA 아시안 채널 >의 관계자는 "자금이 넉넉한 한국계 프로모션 회사도 커넥션 부족, 미국의 까다로운 공연 규정, 미국 연예계 바닥의 생리를 잘 알지 못해 1년도 채 안 돼 손떼기 일수"라며 현지 사정을 말했다. 이어 "아시아 최고의 가수가 공연 1시간 30분 전에 무대가 준비되지 않아 갑작스럽게 취소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이번 사태로 미국 시장에서 비의 신뢰도가 다시 회복될 수 있을지 우려했다.

비의 갑작스런 공연 취소로 그동안 비를 기다려 온 교민 사회뿐만 아니라 한류열풍에 휩싸인 아시안 커뮤니티도 큰 상실감을 표현했다. 많은 중국 방송들과 < LA 18 >을 비롯한 아시안 미디어들은 "아시아 가수 최초의 스테이플 센터 공연"이라며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큰 기대를 보여 왔다. 그러나 공연이 불발되자 아쉬움을 표현하며 비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른 한류열풍 연예인들의 미국 진출이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비 당사자와 팬일 것이다. 200달러에 육박하는 비싼 티켓에, 다른 주 혹은 해외에서 온 팬들도 많아 거센 항의가 있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오히려 차분한 분위기다. 중국과 일본에서 비를 보기 위해 건너온 팬들도 아쉬움을 표현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지만 "콘서트가 취소된 것은 비의 책임이 아니"라며 꾸준한 애정을 보였다.

비는 3일, 미국 최대 UCC 싸이트인 '유튜브'에 팬미팅 음성 동영상을 올려 공연 취소에 대한 사과와 속상한 심정을 밝혔다. 이에 중국 팬들은 응원의 말과 동영상을 올려 여전한 애정을 과시했다.

'한국 최고의 가수 비의 월드투어'라는 야심 찬 계획이 각종 소송과 공연 취소로 물거품이 되고, 비는 큰 이미지 타격을 입었지만, 이를 계기로 아시아를 넘어 세계시장까지 넘보고 있는 한국 연예계의 취약점이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http://www.la18.tv/Video.aspx?vid=63a55b28-315b-4f2c-9e41-3d250b1a4b72


태그:#비 월드투어, #비, #정지훈, #LA, #LA 콘서트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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