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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속에는 방글라데시 월드비전 지부의 소식과 그리고 올봄부터 우리 가족이 된 '다스, 넬로이 쿠마르'군의 사진이 들어 있었다.
올봄 '후원입양' 신청 후 받았던 증명사진에서는 이 아이는 어떤 아이일까 상상하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전신사진을 보니 아이의 성향이랄까, 심성이랄까 등이 한눈에 들어왔다.
물론 지극히 이유 없이 그냥 마음에 들었다. 우리 집 두 녀석은 자나깨나 시끄럽고 말도 안 듣고 해서 때론 지긋지긋한데, 차분하고 잘 생기고(?) 모범적으로 보이는 '다스'군의 사진을 보자 갑자기 일상의 피로가 확 풀렸다.
뿐인가, 동네 아짐(아줌마)들에게 마구 자랑하고 싶어졌다. 지난번 증명사진을 보고도 "와아, 너무 괜찮지 않아?" 하면서 아짐들에게 동의를 구했는데, 그때는 그다지 화끈한 대답을 듣지 못했다.
"너무 오버하는 것 아냐? 그냥 보통아이구만."
"아니쥐! 어떻게 이 얘가 보통이야. 아주 수려 그 자체구만."
"보통이야."
"우쒸, 두고 봐. ㅠㅠ…"
때문에 이번의 이 전신사진을 보여주면서 복수혈전을 할 생각이다. 다들 '아이구, 몰라 봬서 죄송'이라는 말을 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하고 있는데, 아짐들의 실지 반응이 어떨지…. 만일을 대비해서 먼저 향응을 좀 베풀고 물어볼까?(웃음)
'후원입양'은 아이, 어른 모두에게 좋은 경험
올봄부터 우리 가족이 된 '다스'군은 방글라데시 도시 빈민가에 살고 있으며 부모님과 여동생 한 명이 있다고 한다. 현재 초등 1학년이며 국어와 축구를 좋아하고 키는 125cm, 몸무게 23kg이라고 하였다.
어린 아이들은 날마다 자랄 것이니 해마다 이 아이의 키와 몸무게의 변화를 전해 듣는 것 하나만으로도 저절로 얼굴에 웃음이 필 것 같다. 그뿐만 아니라, 이 친구가 중학교·고등학교, 나아가 대학이라도 간다면?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진다. 때문에 '다스'군이 자립을 할 때까지 이 관계를 지속하며 서로에게 좋은 인연이고 싶다.
부수적으로 '다스'군의 출현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새로움을 주었다. 먼저 말썽꾸러기 두 아이에게도 '다스'의 존재는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사진으로만 만나는 관계이지만 자꾸 보다 보니 뭔가 저들 사이에도 연대의 끈이 이어지는 듯 보였다.
남편과 나 또한 속 썩는 일 전혀 없이 '월 2만원'으로 애 하나를 더 키우니 왠지 너무 공짜 같아 다스 사진을 볼 때마다 황송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