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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비컴퍼니
‘오디션’ 이라는 말, 무섭기도 하면서 가슴 떨리게 하는 단어다. 오디션의 결과에 따라 인생의 기로가 바뀔지도 모르는 순간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게임업계에서는 오디션이라는 이름으로 국내 동시접속자수만 5만을 넘는 댄스 배틀 온라인 게임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번엔 게임 '오디션'을 극화한 드라마틱댄스 뮤지컬 <오디션>(연출 박승걸)이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를 달군다.

무대는 온라인게임을 연상케 하는 흰색사각형 틀에 초록색 조명이 달려 있다. 무대 벽은 원모양이 붙어있고 그 뒤로 미끄럼틀처럼 올라가는 것이 있다. 그리고 화려한 조명들이 객석과 무대를 번갈아 비춘다. 그리고 게임 속에 등장하는 나레이션이 이어지면서 그들의 오디션이 시작된다.

▲ 뮤지컬 오디션 무대
ⓒ 투비컴퍼니
게임에서 차용된 캐릭터는 어깨에 뽕이 들어간 파란옷의 엘비스, 목소리를 잃은 참한 마리아, 어떻게 웃어도 슬퍼 보이는 큐피드, 엘비스를 짝사랑하는 카르멘 그리고 천상에서 쫓겨난 천사 줄리엣, 줄리엣을 도와주는 채플린까지.

온라인게임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열정’이라는 키워드를 끌어내기 위해 대사보다는 춤으로 이야기한다. 관객은 그들의 움직임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기에 오디션을 보는 동안 즐겁다. 배우들이 시작부터 끝까지 온몸으로 춤을 추고 연기하기에 박수를 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뮤지컬 오디션을 보고 있으면, 춤추는 오빠, 누나들을 보고 열광했던 어린 학창시절이 스쳐 지나간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살사, 탱고, 재즈 댄스 등 다양한 춤들이 퍼레이드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객석은 온몸으로 춤추며 노래하는 배우들에 의해 쉴 틈이 없다. 그래서인지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하는 그들이 전직 비보이 출신이 아닐까 의문이 들 정도로 현란한 동작들을 선보인다.

‘드라마틱댄스 뮤지컬’이라는 말에 비추어본다면 댄스는 확실히 보여줬다. 그렇지만 드라마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게임캐릭터들인 그들이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오디션을 본 것인지 아니면 오디션을 위한 오디션을 본 것인지 확실히 정리되지 않는다. 그래서 캐릭터들이 희미한 드라마를 쫓아가다 보니 머리 속에 남는 것이 춤과 음악뿐인 점이 아쉽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열정’이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춘 것이 연출의 의도였다면 그것만은 합격점을 줄 만하다.

태그:#연극, #오디션, #뮤지컬, #게임,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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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사람. 프로젝트 하루5문장쓰기 5,6기 진행자. 공동육아어린이집 2년차 워킹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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