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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나 체라솔리 <놀라운 도형의 세계>
ⓒ 에코리브르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들려주는 원리형 수학이야기 <놀라운 도형의 세계> 이전에 이미 같은 이가 쓴 <놀라운 수의 세계>를 접한 바 있다.

이번의 수학 이야기는 '정사각형'에서 출발한다. 그러면서 정사각형은 우주선 같단다. 원시인에게 정사각형은 마치 우리가 우주선을 생각하는 것처럼 미래지향적인 물체였다는 것. 자연스럽게 원형에서 사각형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들려주고 있다.

유목민에서 정착민이 되면서 인간은 수학의 필요를 느꼈고 비로소 수학이 발명되었다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도시가 생겨나고 건설문제도 생기고 기하학과 계산이 동원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정사각형은 절약하기 위해서(여러 형태의 직사각형 중 최소의 둘레로 최대의 넓이를 보장하므로), 직사각형은 햇빛을 만끽하기 위해서(직사각형의 터에 집을 지으면 햇빛을 최대한 많이 받을 수 있으므로), 삼각형은 힘을 내기 위해서(트러스의 예) 이런 식으로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이야기를 하듯이 차근차근 들려준다.

무엇보다 이 책이 주는 매력은 우격다짐의 수학 공식 외우기가 아니라 그것이 적용될 수 있는 현실 공간의 사례들을 발견하게 해 준다는 점일 것이다. 그래서 수학은 추상이 아니라 생활이고 먼 것이 아니라 가까운 것이 된다.

▲ 피타고라스의 정리 적용해보기.
ⓒ 에코리브르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천장에서 지붕 꼭대기까지의 높이가 6m이고 집의 너비가 16m라면 지붕의 서까래 길이는?", "성의 높이가 12m이고 성 둘레에는 5m 너비의 수로가 있는 이 성의 지붕 꼭대기까지 올라가려면 얼마나 긴 사다리를 만들어야 할까?" 이런 식으로 적절한 상황을 통해 이해하도록 돕는다.

두 톱니바퀴의 원리와 자전거의 변속을 함께 설명하고 있는 부분도 수학과 생활이 연결되는 부분이다. 즉 작은 바퀴의 속도는 큰 바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일상생활(자전거 타기)에서 체득할 수 있게끔 한다.

"할아버지 자전거는 페달과 연결된 크라운 바퀴에 톱니가 42개고, 여섯 개의 작은 크라운에는 각각 13, 15, 18, 21, 23, 26개의 톱니가 있단다. 만약 내가 평지에서 빨리 달리고 싶다면 42/13 기어 비율을 이용할 거다. 하지만 언덕을 올라가는 중이라면 힘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42/26 기어 비율을 선택하겠지." - 80쪽

수학은 놀이가 될 수도 있겠다. 대칭 만들기 놀이는 어떨까? 정사각형의 마분지 한 장과 핀, 종이 한 장을 준비한다.

▲ 대칭축 만들어보기.
ⓒ 에코리브르
정사각형의 한 대각선을 길게 자르면 두 개의 이등변삼각형이 생긴다. 이 중 하나의 가운데(이등분선이 만나는 지점)에 핀으로 표시를 한다. 이것을 종이 위에 올려놓고 표시한 부분이 아래 종이에 자국이 남도록 핀으로 구멍을 뚫는다. 그러고는 한 변에 맞대어 삼각형을 뒤집은 다음 역시 가운데에 구멍을 뚫는다. 다른 변과 맞대어서도 마찬가지로 구멍을 낸다. 그러면 정사각형이 된다. 이제 빗변 길이로 뒤집어서 가운데에 구멍을 뚫는다. 이렇게 같은 방법으로 빈 공간을 채워나간 후 이 구멍들을 연필로 이어본다. 타일 바닥이나 벽지에서 본 듯한 그런 문양이 나올 것이다.

▲ 다각수 만들기.
ⓒ 에코리브르
피타고라스의 제자들이 했다는 '다각수 만들기'나 오일러의 법칙이 적용되는 '한붓그리기'는 어떨까? 혹은 만들어보면서 또는 그려보면서 어떤 수학 원리를 깨달을 수도 있겠다.

<놀라운 도형의 세계>가 지닌 강점은 수학을 숫자에서 곧바로 출발하는 것이 아닌 이야기로부터 준비 운동시킨 후 접근해 나간다는 것 즉 어떻게 그런 이론이 나오게 되었는가를 원점에서 짚어준다. 나아가 일상생활 속에서 그러한 수학의 원리를 발견하는 재미를 아이에게 길러줄 수도 있겠다.

덧붙이는 글 | * 지은이: 안나 체라솔리 / 옮긴이: 박진아 / 펴낸날: 2007년 5월 25일 / 펴낸곳: 에코리브르


놀라운 도형의 세계 - 이야기로 배우는 기하학의 원리

안나 체라솔리 지음, 박진아 옮김, 에코리브르(2007)


태그:#놀라운 도형의 세계, #안나 체라솔리, #수학, #에코리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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