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는 운전자들이 '속도의 자유'를 누리는 도로였다. 규정속도는 무의미했다. 단속카메라 앞에서만 감속할 뿐이었다. 기본적인 운전자들의 인식이 '단속에만 안 걸리면 된다'인 것이다. 그래서 '과속 딱지'를 떼는 건 재수없는 일이고 얼마까지 밟았는지는 자랑거리다. 이런 상황은 거의 대부분의 도로에서 비슷할 것 같다.
하지만 규정속도 준수는 안전운전의 기본사항 중 하나다. 빠른 속도는 돌발상황에서의 반응을 느리게 만든다. 예를 들어 장애물이 나타나면 피하기도 어렵고 급하게 핸들을 꺾다가는 다른 차와 충돌하거나 차가 전복될 수도 있다. 속도와 충돌 피해는 비례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시속 100㎞에서 속도가 10%만 증가해도 사망률은 거의 50% 가까이 늘어난다고 한다. 지난해 11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해대교 참사도 안개 속 과속과 안전거리 미확보가 원인이었다.
정부는 과속 운전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경찰은 올해 1월 무용지물이 된 단속카메라 대신에 고속도로 터널이나 교량 등 위험구간에 특정 구간을 지나가는 차량의 평균속도를 단속하는 구간 과속단속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또한 각 지자체들도 사고 위험 지역에 무인카메라, 과속방지판 등 과속 단속 장비를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그렇지만 각종 단속 장비가 도로를 뒤덮어도 운전자의 의식이 변하지 않으면 소용 없다. 단속카메라가 네비게이션에 의해 무용지물이 된 것처럼 다른 단속장비의 운명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단속장비 앞에서 급감속 하는 게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맘껏 달리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의식이 변해야 한다. 우리 모두 규정속도를 지키는 '바보'가 되는 건 어떨까. 질주 본능 대신 안전 본능를 발휘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