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국 각지의 이랜드 유통계열 점포에서 노동조합의 점거 농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랜드 그룹은 8일 오후 5시경 성명을 발표하여 "민주노총은 이랜드그룹이 노사간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이랜드그룹에 대한 '테러'를 즉각 중단하라"고 민주노총을 비판했다.
이랜드 그룹은 현재 벌어지는 점거 농성을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에 의한 '테러'로 규정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나타내며, "일부 정치권이 불난 집에 부채질 하듯 평범한 근로자들을 투쟁대열로 진격하라 부추긴다"고 정치권에도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이랜드 그룹은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이 더 이상 이랜드 노조를 이용하지 말 것과 노조는 농성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촉구했다.
이에 이석행 민주노총위원장과 정진화 전교조위원장 등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날 오후 7시경 홈에버 월드컵점을 지지방문하여 이랜드 그룹이 발표한 성명을 반박했다.
이석행 위원장은 "사측이 민주노총을 테러집단으로 묘사했다고 말하며 아무런 물리적 충돌도 없었는데 이를 테러로 규정하는 것이 과연 정당하냐"면서 "오히려 노동자들을 이유없이 쫓아내는 것이 테러"라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이랜드 노동조합의 투쟁은 새로운 투쟁의 시작"이라며 "이랜드 투쟁이 새로운 불씨며, 민주노총이 이랜드 비정규 노동자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뒤이어 마이크를 이어받은 정진화 위원장도 홈에버 월드컵점 노동자들과 연대투쟁에 참가한 노동자들을 격려하면서 "이랜드 투쟁은 우리 노동에 있어 새로운 투쟁의 길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김형근 서비스연맹위원장은 과거 이랜드가 까르푸를 인수할 당시 단체협약을 준수하기로 약속했던 것을 지적하며, 이랜드의 기업인수 과정을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당연히 대화와 진실된 교섭을 원한다"라면서 "사측에서 책임 있는 자가 교섭에 응하지 않는다"고 이랜드 측의 성명을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이랜드 측에서 발표한 성명은 박성수 회장이 노조를 자극하고 농성장에 공권력을 투입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또 김 위원장은 "교섭을 통한 해결만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서도 "공권력이 투입될 경우엔 강력히 저항할 것"이라 발표했다.
지지방문과 연설을 마친 민주노총 핵심 지도부는 목동으로 이동했으며, 현재 홈에버 월드컵점에서는 백기완씨가 농성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강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