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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뺨검둥오리는 5월 초부터 10개 정도의 알을 낳기 시작하여, 7월에는 둥지를 떠나 어미와 함께 습지를 날아다니고 있다. 5월 말에서 6월 초에는 물닭이, 6월 중순부터 7월까지는 쇠물닭과 덤불해오라기, 개개비 등이 어린 새가 어미와 함께 헤엄쳐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야생상태에서는 위협요인이 도처에 있기 때문에 대부분 부화 후 1주일 정도면 둥지를 떠나 안전한 곳으로 장소를 옮기기나 어미를 따라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갈대습지공원은 7월 말까지는 갈대와 애기부들군락에서 둥지를 마련한 새들의 새 식구를 맞이에 분주하다. 주말에 잠시 짬을 내어 아이들과 습지의 탐방로를 따라 주변 갈대숲을 자세히 관찰하면 지천에서 들려오는 개개비 소리와 어미를 따라 종종거리며 헤엄치는 쇠물닭, 논병아리, 물닭 가족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갈대숲 가장자리의 애기부들군락지에서 쇠물닭을 발견한 것은 지난 6월 20일이었다. 둥지에는 8개의 알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고, 두 마리의 쇠물닭이 주위를 경계하며 알을 지키고 있었다. 이 둥지에서는 7월 5일 2마리가 부화하여 둥지를 떠났고, 5개의 알과 갓 깨어나 어린 새 1마리가 있었던 곳이다.
7월 8일 초여름의 뜨거운 햇살 아래 찾은 둥지에서 마침내 남은 3개의 알 중 한 개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뾰족한 부리가 나오기 시작하여, 약 2시간에 걸쳐 쇠물닭 어린새가 알에서 완전히 깨어나 작고 까만 눈동자를 깜빡이고 있었다.
새 생명의 탄생은 정말 경이로움 자체였다. 앞으로 이 작은 생명에서 아늑한 보금자리로서의 갈대습지와 과거의 오명을 깨고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생태계의 보고 시화호의 미래를 보는 듯하다.
쇠물닭(Gallinula chloropus)은 두루미목, 두루미과의 여름철새로서 눈과 이마는 붉은색이고, 다리는 연한 연둣빛이 도는 노란색이다. 우리나라 각지의 내륙습지에서 번식하며, 5월 중순에서 8월 상순 사이에 주변에 있는 풀잎을 수면까지 쌓아올려 접시모양의 둥지를 만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연합뉴스, 화성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