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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야생 상태에서 백합이 피는 철이다. 우리는 흔히 백합 하면 순백색이거나 아주 옅은 우윳빛의 백합을 생각한다.
그러나 요즘 꽃집에서 파는 백합들은 순백색 백합을 오히려 찾기가 어렵고, 분홍, 노랑, 빨강, 자주, 붉은 점 등등 아주 각양각색의 백합들이 훨씬 더 많아서 주류를 이루고 있다.
나는 올봄에 백합 한 뿌리를 사다가 심었다. 집안 화단에 덩치 큰 참나리는 있지만 백합이 없어서 조금은 섭섭하여서 백합을 일부러 구입한 것이었다. 이 백합이 자라는 폼이 조금 달라 보였다. 우선 키가 보통의 백합과 참나리의 중간 정도까지 자랐다. 그리고 백합의 줄기가 자라면서 깨끗한 녹색에서 약한 녹회색의 것이 아니라 약간 빛깔을 가진 것이었다.
학수고대 기다리던 백합은 송이가 생기면서 약간 분홍빛깔을 띄우는 것이 희색의 백합은 아니구나 싶었다. 그렇게 기다리던 백합은 어머니 제일에 맞추어 활짝 송이를 열었다. 우리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꽃이라서일까 매년(음력으로 모시니까 날짜가 한 달 가까이 변하지만) 제사를 모시는 날이면 옥잠화나 참나리를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올해에는 꼭 백합을 보시게 해드리라 마음먹었는데, 백합이 아니라 분홍 백합이어서 실망이 컸다.
이런 분홍, 노랑, 점박이 백합들은 백합과 우리나라 고유종인 참나리를 가져다가 교배·합성시켜서 만들어낸 새로운 품종이라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었어야 했다. 그런데 저들이 먼저 가져다가 만들어서 특허를 받아 놓았으니 로열티를 주고 우리 고유종의 자손을 사들여야 한다는 결론이 된다.
그래서 요즘은 각 나라에서 '종자원의 보호'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종 보호종'으로 지정이 된 것들을 함부로 국외 반출을 하면 벌을 받게 되어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 자원을 보호하여서 이제 우리 손으로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여서 전 세계에 퍼뜨리는 나라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분홍색의 백합도 백합일까? 생각을 하면서도 환한 빛깔이 너무 고와서 그냥 보낼 수가 없었다. 서투른 솜씨나마 사진으로 담아 보기로 하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녹원환경뉴스,한국일보 디지털특파원, 개인 블로그 등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