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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반죽이 썩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곰팡이가 폈습니다. 어쩐 연유인지 지금부터 말씀 드리겠습니다.
오늘(5일)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다보니 수제비가 생각났습니다. 마침 일전에 수제비를 뜨고 남은 반죽을 냉장고에 보관해 놓은 터라, 잘됐다 싶어 반죽을 꺼냈더니 곰팡이가 폈지 뭡니까.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보관한 생면에는 곰팡이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밀가루 반죽과 생면을 비슷한 시기에 냉장고에 넣었는데도 반죽은 썩고 생면은 변질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곰팡이도 가까이 안 가는 수입밀가루, 개미도 죽인다
문득 며칠 전에 본 한 시민기자의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수입산 밀가루와 국산 밀가루를 유리병에 담고 각각에 개미를 넣어 상태를 관찰한 실험입니다. 실험 결과를 보고 나니 수입밀가루는 음식이 아닌 무슨 약품인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산 밀가루 병에 든 개미는 밀가루를 먹는 등 움직임에 특별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수입밀가루 병에 든 개미는 마치 밀가루에서 벗어나기라도 하려는 듯 병벽을 타고 위로 오르려고 합니다.
약 6시간 후 국산 밀가루에 있던 개미 중 움직임이 둔해진 개미가 있긴 했어도 특별한 이상 징후는 없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수입밀가루와 함께 한 운 나쁜 개미는 전멸했습니다. 대체 국산 밀과 수입 밀에는 어떤 성분의 차이가 있기에 이런 실험결과가 나왔을까요?
수입밀가루가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시일이 꽤 걸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밀가루를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약품 처리를 하는데, 이 약품 성분이 개미의 죽음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우리가 밀가루 냄새로 알고 있는 것도 실상은 밀가루가 오래 되면 나는 냄새입니다. 하지만 국산 밀은 수입의 과정이 없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짧고 소비도 빠르기 때문에 굳이 방부제 같은 약품을 쓸 필요가 없겠죠?
다시 썩은 밀가루반죽과 썩지 않은 생면을 살펴보겠습니다. 썩은 밀가루반죽은 우리밀로 반죽한 것입니다. 약품처리 되었다면 우리밀 반죽도 생면처럼 오래오래 변질되지 않았을 겁니다. 생면의 재료는 호주산 밀가루가 98%입니다. 수입밀가루란 얘기죠.
수입밀가루는 썩지도 않고 벌레나 곰팡이도 생기지 않습니다. 국산 밀가루에 비해 참 위생(?)적이지 않나요? 이렇게 꺼림칙한 밀가루로 만든 음식의 주 소비층은 어린이와 청소년입니다. 밀가루 음식에 대한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다음, 유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