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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해수청 앞에 집결한 147척의 채낚기선박들, 이날 전국적으로 4백여척의 채낚기어선과 2천여명의 어민들이 동시집회에 참가했다
ⓒ 정태현

지난 9일 한국수산업 사상 최악으로 기록되는 대정부 시위를 시작으로 강경 투쟁의사를 밝힌 채낚기어민들의 분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은 가운데 13일 해수부의 답이 관심사로 떠오르게 됐다.

11일 전국오징어채낚기연합회는 울진군 후포연합회 사무실에서 향후 정부 대응 투쟁방안 등을 모색하는 회의를 열었다.

오징어채낚기연합회 8개 지역 회장단과 실무자연합회 회장단 30여명은 물론이고 충남 서산에서 조업하다 시위로 신진항에 정박하고 있던 일부채낚기 어민 30여명을 비롯한 60여명의 어업인들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5시간이 넘도록 설전을 하다 오후 6시가 넘어서야 겨우 끝이 났다.

당초 강도가 높은 방향으로 정부투쟁의 가닥을 잡자며 18일로 예정된 2차 집회를 앞당기는 의제를 논의하는 회의였으나 예상외의 강경함을 보였던 이번 시위로 해수부가 오는 13일 오후 2시 차관 주재로 3개 국장이 참석하는 채낚기대표들과의 모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오늘날까지 해수부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만 버릇처럼 일관해 왔다"고 전제하고 "볼 일 있으면 지방으로 내려오라"며 장관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기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해수부가 차관과의 대화로 의견을 좁힌 뒤 장관과의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을 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13일 회의 결과를 지켜보고 26일쯤에 금강산으로 가는 통일전망대 육로를 막자는 전국연합회의 안과 무조건 예정대로 18일에 막아버리자는 실무자연합회의 안이 충돌하면서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끌었다.

▲ 전국채낚기연합회 임학진 회장이 경북포항, 울릉, 충남서산, 강원주문진, 속초 등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2천여명의 어민들의 시위가 일어난 지난 9일 포항해수청 앞에서 어민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 정태현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A씨는 "해수청에서 태풍이 올라오고 있으니 선박을 빨리 찾아가라고 했다"고 소개하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미 지난 9일 공식적으로 선박과 관련서류 및 선박열쇠를 주면서 정중하게 관리를 당부했고 청장은 이를 받았다. 그러니 앞으로 태풍이 오더라도 선박관리를 맡은 해수부가 잘 관리할 것"이라고 강변했다.

참석 어민들은 "아직까지 해수부가 주인 같은 주인을 만나지 못해 우리를 너무 쉽게 봤던 것 같다. 이제 우리는 한마음으로 뭉쳐 해수부의 얄팍한 임기응변적 대안에 결코 속지 않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시위로 전국채낚기 선박의 대부분이 지정된 지역의 시위에 참가하거나 개인적 사정으로 집결에 동참하지는 않았더라도 출어나 조업을 한 어선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전국연합회나 실무자연합회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았던 최아무개(55)씨의 00호가 11일 아침 서해에서 잡은 활오징어 4500 마리를 신진도 위판장에서 위판을 하려다 위판거부로 창피를 당하고 해당 선장은 지역선장협회에서 제명이 거론되는 바람에 채낚기어선들의 개별적 조업은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

13일 해수부에서의 회의 결과에 따라 이번 사태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숙제를 안은 해수부의 노력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점에 왔다.

태그:#오징어, #수산업, #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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