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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인구가 많긴 많은가 보다. 이안이라는 이름을 가진 가수의 미니홈피에 오늘만 10만 명이 넘게 다녀갔다고 한다. 이안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큰 반향을 일으킨 탓이다.

교육방송 <생방송 토론카페>는 '알파걸, 남성을 넘어서는 여성인가?'라는 주제를 어제 12일 저녁에 방영했다. 가수 이안과 변호사 전원책, 여성학자 오한숙희와 에스콰이어 편집장 민희식이 패널로 출연했으며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서 이안이 전원책과 나눈 몇 마디 대화가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무엇인지 알아보자. 문제가 된 토론내용은 이렇다.

토론녹취

사회자 : 저는 그게 좋을 거 같애요. 남자들이 부양을 많이 받으면 그런 사회가 오면 남자들이 스트레스 덜 받게 되고 따라서 평균수명이 늘어나지 않겠습니까? 남자에게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전원책 : 남자 여자에 대한 생물학적으로 깊은 연구는 하지 않았지만..(웃으면서) 남자가 빨래하고 애보고 여자가 돈버는데 남자가 어떻게 스트레스 안 받겠습니까? 정말 답답한 얘기들 하십니다.

오한숙희 : 그래서 이런 위험한 말씀을 하시는구나(웃음)

이안 : 과도기는 있겠죠. 과도기는 있겠지만.(웃음)

전원책 : 여기 오면 내가 꼭 별나라에 온 거 같애.

오한숙희 : 그런데 왜 남자가 집에서 애보고 여자가 돈벌면 스트레스 받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전원책 : 정상적인 얘기하는 사람보고 답답하다는 얘기하는 거 들으면 난 별나라에 온 거 같애.

이안 : 그런데 궁금한데요. 자녀분이 어떻게 되세요? 아들만 있으세요? 아니면

전원책 : 대단히 죄송하지만 제가 아직까지 애가 없습니다.

이안 : 진짜요? 그러니까 이러시는구나. 저는 저분이 제 아빠면 정말 힘들겠다.

전원책 : 지금 굉장히 옳지 못한 토론태도에요. 어디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남의 가족사를 가지고 그래서 그렇구나 하시다니. 굉장히 예의 없는 태도입니다.
사실 방송 처음부터 전원책은 전거성이라는 애칭에 걸맞게 호통으로 토론을 주도해나갔다. 전원책의 독무대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전거성 즉 전원책의 호통은 그다지 상대방을 화나게 하지는 않는다. 전거성의 호통에는 애정과 위트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원책의 솔직한 표현은 웃음을 주기도 하지만 반복되는 주장이 패널들을 지치게 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스스로 가족사를 말한 건 전원책이다. 호통 치다가 금세 웃는, 전형적인 재담가로 앞으로도 여러 이슈를 가지고 우리를 즐겁게 해 줄 법률전문가가 바로 전원책이다.

나이 불문하고 벌어진 토론 중에 이안의 발언이 전원책과 네티즌의 심사를 건드릴 법도 하다.

ⓒ EBS
이안의 토론태도를 나무라기에는 전거성 전원책의 토론태도 역시 지적할 점이 많아 보이며 실제로 방송을 보지 않고 이안을 비난하기에는 2퍼센트 부족한 면이 있을 것이다.

교육방송 '생방송 토론카페'의 다시보기는 회원가입만 하면 무료고 속도 또한 만족할 만하다. 광고도 없다. 이안을 욕하고 싶은 네티즌은 10분간이라도 전원책과 다른 패널과의 토론을 시청하기 바란다. 이안의 말실수 말고도 재미는 여러 곳에 있다.

전원책은 토론 서두에 '남자는 여자보다 포괄적인 사고에 강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같은 남성으로서 이 발언을 지지하는 바이며 포괄적인 견해로서 이안의 말실수는 보통 연예프로그램에서의 그것과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다.

언론이 확대재생산하는 방식으로 '이안 죽이기'에 나선다면 여성주의의 입장에서 방송에 출연하는 여성연예인을 보기는 앞으로 어려울 것이다. 부디 언론의 자제를 부탁한다.

태그:#이안, #오한숙희, #한희민, #전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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