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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계곡 매표소 앞에서 비로 인하여 전면 통제, 오르지 못 하는 두타 산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돌아서야만 했다.
무릉계곡 매표소 앞에서 비로 인하여 전면 통제, 오르지 못 하는 두타 산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돌아서야만 했다. ⓒ 이수철

서울에서 02시 30분 출발 무릉계곡 매표소 도착 06시 아니나 다를까. 지난 밤에 비가 많이 왔고 지금도 비가 내려서 전면 입산 통제라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비, 안개 사이로 희미하게 보이는 두타산의 원경만 바라보다 동해로 발길을 돌려 북으로, 북으로 차를 몰아 우리나라 최북단 통일전망대까지 가게 되었다.

낙산사 정자에서 바다를 보면서...
낙산사 정자에서 바다를 보면서... ⓒ 이수철

가슴 트이는 넓은 바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에 온몸을 적시며, 경치 좋은 곳에서는 잠시 차를 멈추고 사진도 찍고 맑은 공기도 마시며 정말 오랜만에 시간에 쫓기지 않는 여유로운 여행을 했다.

파도에 밀려나온 대진항의 김과 파래들
파도에 밀려나온 대진항의 김과 파래들 ⓒ 이수철

고성 대진항에 들러 두 남매 할머니께서 운영하신다는 횟집에서 맛있는 생선회와 매운탕으로 늦은 점심과 활력음료로 한껏 더 기분을 상향 조정하고서 다시 북으로 향하여 10여분 달리니 통일전망대 출입신고 하는 곳이 나타났다.

통일전망대에 가기 위해서는 여기서 접수를 해야 한다.
통일전망대에 가기 위해서는 여기서 접수를 해야 한다. ⓒ 이수철

여기서는 오는 순서대로 바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30분 단위로 끊어 접수한 사람들을 모아서 한꺼번에 출발을 해야 한다고 한다. 예전에는 안보 교육을 받고 출발 했다고 하나 지금은 그런 것은 없다. 기다리는 동안 잠시 주변을 둘러보니 여러 가지 먹을거리와 각종 기념품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통일전망대
통일전망대 ⓒ 이수철

통일 전망대에 도착하니 비가 오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있었다. 군에 있을 때는 휴전선 구경 한 번 하는 것이 나의 작은 바람이었는데 그때의 바람이 오늘에서야 이루어지다니….

전망대에서 바라본 군사분계선과 해금강
전망대에서 바라본 군사분계선과 해금강 ⓒ 이수철

전망대에 도착하여 안내원의 설명도 듣지 않고 바로 나의 시선은 북쪽으로 향했다. 남쪽이나 북쪽이나 산도 하늘도 바다도 땅도 다를 것 하나 없건만 그토록 높은 이념의 철벽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꺾이지 않고 버티고 있어야만 하는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따라 시선을 천천히 옮기니 군사분계선이 시작되는 곳 송도해수욕장, 때 묻지 않은 백사장에 당장 뛰어들어 뒹굴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조금 더 북으로 보니 해금강의 구선봉, 말무리반도, 만물상, 부쳐바위, 사공바위, 외추도 등이 날씨 탓에 희미하게만 보이고 있다. 하루 빨리 거제도의 해금강처럼 자유롭게 배타고 구석구석 감상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기도가 절로 나온다.

금강산 쪽 시야가 흐려서 전망대 안내판에서 찰깍!
금강산 쪽 시야가 흐려서 전망대 안내판에서 찰깍! ⓒ 이수철

이제 시선을 바다 쪽에서 육지 쪽으로 옮겨 좌측 금강산이라고 가리키는 쪽을 보지만 정말 희미한 그림자 정도로만 보일 뿐이다. 그러나 그곳에 금강산의 명봉들인 일출봉, 채화봉, 육선봉, 집선봉, 세존봉, 옥녀봉, 신선대 등이 있다고 하니 머릿속으로나마 빼어난 아름다움에 잠시 젖어 보며 통일의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도한다.

통일전망대 주변에 심어진 빗방울이 맺힌 무궁화꽃
통일전망대 주변에 심어진 빗방울이 맺힌 무궁화꽃 ⓒ 이수철

아침 02시 30분에 서울에서 출발하여 서울 도착 19시 30분 17시간의 긴 여행이었다. 산행을 하지 못한 아쉬움과 미련도 있었지만 비를 맞으며 돌아본 우리나라 동해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느낄 수가 있었다.

지구상에 유일한 남북 분단의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하는 우리의 현실을 느끼며, 우리 백성들은 모두가 통일을 원하고, 한 형제 한 핏줄이 함께 살기를 바라는데 그 알량한 권력자들은 자기들의 이익만, 권위만을 바라보며 꿈쩍도 않는지 돌아볼 수 있는 의미 있는 하루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동해#통일전망대#해금강#대진항#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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