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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연합회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탈퇴를 요구하는 글들.
유치원연합회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온 탈퇴를 요구하는 글들. ⓒ 유치원연합회 사이트
고칩니다
본문 내용 중 '유치원연합회 소속 회원은 4천여명'은 '7천여명'으로, 2002년 말쯤 유치원연합회와 농협중앙회가 '폰뱅킹 대량출금제'라고 표현한 대목은 '펌뱅킹 대량출금제'라고 고칩니다.

"돈이 제 통장에서 자꾸 빠져 나갔어요. 은행에 해지해달라고 했더니 할 수가 없다고 하네요."

 

광주광역시에 있는 유치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이아무개 교사는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회장 정혜손)의 이상한 회비 인출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왔다고 최근 밝혔다. 은행에 가서 회비 인출을 해지해달라고 통사정을 해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은행에 통사정해도 소용없어"

 

"은행은 유치원연합회 승낙이 있어야 해지가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단체에 탈퇴 문의를 했더니 지역 회장 허락을 받아오라는 둥 계속 시간을 끌었습니다."

 

이 교사는 올해 초부터 6개월간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 그동안 써오던 통장을 말소하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의 유치원연합회 소속 회원은 국공립 유치원 교사 7천여 명 정도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산하기구이기도 한 이 단체가 한 달에 한 번씩 은행에서 빼가는 돈은 5000원이다.

 

경북에서 유아들을 가르치는 손아무개 교사도 사정은 비슷했다. 그 또한 올해 4월부터 탈퇴 문제로 유치원연합회와 승강이를 벌이다가 결국 지난 11일 이 단체에 '내용증명'을 보내기에 이르렀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올해 4월 17일 탈퇴의사를 밝혔더니 엉뚱하게 홈페이지 회원만 탈퇴해주고 은행에서 돈은 그대로 빼갔습니다."이런 반강제식 회비 인출 때문에 속을 끓이는 이는 이 두 교사뿐만이 아니었다.

 

"탈퇴 좀 시켜 달라"는 원성에 책임회피만

 

유치원연합회 홈페이지에는 탈퇴를 하겠다는 글이 지난해부터 수십 개 올라와 있지만, 돌아온 답변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선생님께서 근무하시는 지역 회장님께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최형란 전교조 유치원위원장은 "지역 회장이라는 분들이 대개 알고 있는 유치원 원장이거나 장학사인데 탈퇴 전화를 하는 것 자체가 교사들에게는 큰 부담"이라면서 "이 단계에서 탈퇴를 포기하는 교사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결국 고민 끝에 일부 유치원 교사들은 은행을 찾아가 회비 출금 중지를 요청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어쩐 일인지 거부당하고 있다. 2002년 말쯤 유치원연합회와 농협중앙회가 '펌뱅킹 대량출금제'라는 특별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주로 카드사나 보험사와 같은 영리업체가 소비자에게 돈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박아무개 농협중앙회 과장은 "현재로선 유치원 교사들이 요구해도 우리 은행이 출금을 해지할 수가 없다"면서 "민원이 생긴다면 유치원연합회가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치원연합회가 교사들의 탈퇴 요구를 곧바로 들어주지 않아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상한 농협, 소비자 권리 묵살 의혹

 

하지만 이런 주장 또한 농협 자체 판단일 뿐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은행에서는 소비자가 출금 해지를 요구하면 이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정식 민원이 접수되는 대로 공식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유치원연합회의 한 실장은 이 같은 사태에 대해 "할 말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다. 알아서 (기사) 써라"고 말했다. 유치원 교사 몇몇은 이 단체에 대한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유치원연합회#농협 #교사 #탈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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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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