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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대표로 참여한 이종명(왼쪽에서 첫 번째) '광덕산을 지키는 사람들' 대표가 시의원들에게 방문 목적을 설명하고 있다.
주민대표로 참여한 이종명(왼쪽에서 첫 번째) '광덕산을 지키는 사람들' 대표가 시의원들에게 방문 목적을 설명하고 있다. ⓒ 박성규

이기원 아산시의회 의장의 말실수가 구설에 올랐다.

지난 16일 낮, 아산시의회 의원사무실에서는 잠시 당혹스러운 일이 생겼다. 이기원 의장이 말실수로 같은 장소에 있던 동료의원 및 민원인들의 입방아에 오른 것. 이 의장의 언행은 제 3자인 기자가 듣기에도 다소 당혹스러울 정도.

최근 이날 아산시의회를 찾은 송악면 거산리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의 얼굴에서 잠시 당혹스러운 낯빛이 흘렀다. 이는 다수 의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기원 의장의 말 한 마디가 이러한 묘한 분위기를 만든 것이다.

문제의 현장은 시가 송악면 주민들과 마찰을 빚으며 추진 중인 공설납골당 건립에 대한 면담.

주민들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한 '광덕산 납골당 반대 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에게는 공설납골당 건립 문제와 관련, 시와 대립하고 싸우자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고자 했지만 시의 거부로 이를 이루지 못했으니 시의회 차원에서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는 자리였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2시간여를 기다려 마련된 자리. 해결할 일이 크고 중요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기분이 나빠도 그것을 따지는 것보다 목적에 더 충실하자고 언짢은 기분을 삼켰다. 한 주민은 "목마른 사람은 우리다"고 착잡한 심경을 한 마디로 정리했다.

애초 시의 생각을 듣고 이해할 것은 하고 달리 대안을 찾을 수 있는지도 검토해 보자는 것이 주민들의 취지였다. 이와 관련, 시의원들은 이들에게 전할 내용을 이미 앞선 의원회의 자리에서 정리한 상태였다. 신중하게 검토 후 특위 구성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의장의 입에서 나오는 얘기는 예상 밖의 것들이었다. 민원인들의 말이 벽을 맞고 튀어나오는 공처럼 느껴졌다.

시와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달라는 요청에는 "권고는 할 수 있지만 강요는 할 수 없다"고 벽을 세웠고 "토론회 주선은 못 한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이 이후에 나온 얘기는 더 가관이다. "점심시간이 지났으니 질문은 안 받겠다", "점심시간이다, 더 이상 대화하기 어렵다", "말꼬리를 계속 잡으면 시의원들이 본연의 업무를 하나도 못 한다"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얘기만 계속했다.

이 의장이 민원인들과 얘기를 나눈 시간은 20여분. 이 중 이 의장이 말한 시간을 빼면 민원인들의 얘기를 들어준 시간은 10분을 약간 넘는 정도다.

이로 인해 민원인은 물론이고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 의장의 발언은 한동안 구설에 올랐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 민원인은 "그렇다면 시의원 본연의 업무는 무엇인가, 시민을 대신해 시정을 감시·견제하고 주민 편익을 도모하는 것이 우선 아니었던가"라며 "하지만 이 의장의 발언은 시민의 민원은 마치 별도의 업무인 것처럼 치부하는 것이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시의원도 "이 의장이 이 자리에서 한 말마따나 의원 개개인은 기관이다, 그만큼 말 한마디에 신중을 기해야한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던 것을 인정한다"며 "더욱이 의장의 위치 때문에 자칫 개인 의원의 뜻을 넘어서 모든 의원들의 뜻을 대신하는 것처럼 비쳐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덧붙이는 글 | <아산투데이>(http://www.asantoday.com)에도 실렸습니다. 박성규 기자는 아산투데이신문사 소속으로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인연대)'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산시의회#납골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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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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