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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권을 보면 무척 혼란스럽습니다. 위장전입, 땅투기, 권력형 비리 등 국가 지도자로서의 자격에 대한 명백한 결격 사유를 놓고 이전투구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차치하고, 그 대척점에 서야할 범여권 진영에서도 소위 대통합이라는 이름으로 원칙도 기준도 없는 세몰이가 한창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무엇을 위한 통합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한나라당을 이기기 위한 통합이라는데, ‘참여정부는 실패한 정부’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주도하는 통합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런 식의 통합이라면 자칫 한나라당의 들러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그러나 참여정부는 실패한 정부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정부를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가에 대한 약간의 식견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참여정부가 재임 기간 동안 우리 미래를 위한 터전을 잘 닦아 놓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저는 비록 참여정부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그러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잘 보입니다. 참여정부를 이어받으려는 세력은 대한민국을 세계 속의 으뜸국가로 만들 것이고, 참여정부를 부정하는 세력은 역사를 과거로 후퇴시킬 것이란 사실입니다.

중간지대도, 제3의 방법도 없는 외줄기 레일입니다. 다음정부가 역사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을 지닌 정부라면 참여정부가 깔아놓은 레일 위를 힘차게 달리면 됩니다. 심지어 한나라당이 이긴다 하더라도 일 제대로 하려면 그 길로 달려야 합니다. 이럴진대, 참여정부 실패를 말하며 대통합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짧고 얕은 정치적 단견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그동안 참여정부를 계승해야 한다는 주장을 여기저기서 펼쳐왔습니다. 오늘은 왜 그런지에 관한 제 의견을 구체적으로 피력하고자 합니다.

우선 참여정부 실패론의 허구성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참여정부는 국민의 정부가 정권재창출에 성공하여 수립한 정부입니다. 국민의 정부는 이전의 정부들과는 지향하는 가치관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따라서 참여정부 실패론자들은 당연히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주장하게 되어 있습니다. 국민의 정부는 성공했는데 참여정부만 실패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이는 매우 옹색한 주장입니다.

1. 지난 10년은 개발독재에서 내재되어 왔던 온갖 병폐를 치유하고 미래를 준비한 “성공한 10년”이었습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닦아온 우리의 현대사는 빛과 그림자의 역사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성공한 역사를 갖고 있지만, 결코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될 부끄러운 역사를 함께 안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국토 분단과 6·25 동족상잔, 민주주의를 유린한 2차례에 걸친 군사쿠데타, 장기집권과 독재, 광주학살, 특권과 편법, 정경유착과 권언유착, 부정부패와 구태정치, 성장지상주의와 IMF 외환위기 등 곳곳에 많은 상처와 흉터를 남겼습니다.

하지만 97년 수평적 정권 교체를 이룬 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기간인 지난 10년은 바로 이와 같은 상처와 흉터를 치유한 기간이었습니다. 달리 표현한다면 낡은 엔진을 바꾸고 부속품을 정비한 기간이기도 했습니다. 후진국에서 중진국까지 오는데 썼던 독재와 개발, 관치의 낡은 엔진을 벗어던지고 선진국으로 나아가는데 필수불가결한 참여와 자율과 창의의 새로운 엔진으로 바꾸었습니다.

저는 지난 10년 동안의 가장 큰 성과는 바로 우리 국민들의 민주적 잠재역량을 크게 일깨워 놓은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야 말로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국민의 정부 이래 참여정부에서 적극 추진해온 일련의 민주적 개혁조치들과 함께 인터넷 및 IT 기반 확충이 크게 기여했음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난 10년 동안 민주·개혁·창조·평화로 이어져온 시대정신이 확고한 역사의 대의(大義)로 자리 잡았고, 앞날의 대세(大勢)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수구보수정당인 한나라당 후보들이 숱한 도덕적 결함과 범법행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점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를 개혁적이거나 진보적 성향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훨씬 더 많다고 하는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관성을 이겨내고 새로운 질서로 나아가는 데 따른 부작용과 일시적 무질서를 두려워하는 사람들만이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 부릅니다. 참여정부를 부정하고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정직하게 다시 세워야 할 것입니다.

2. 참여정부는 ‘개혁과 평화’라는 역사적 대의를 잘 살피면서, 가장 많은 일을 했고, 다음정부에서 일하기 좋도록 레일까지 깔아 놓았습니다.

참여정부기간 5년을 분석해 보면 정치·경제·사회·문화 어느 부문 할 것 없이 큰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가장 많은 일을 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 과정에 반대 세력의 극심한 반발로 인해 소음이 났을 뿐입니다.

첫째, 대립과 긴장의 남북관계를 화해와 평화의 물길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 정부가 북핵문제를 풀어간 능력을 저는 매우 높게 평가합니다. 정부 출범 초기부터 미국정부는 물론 국내외적으로 강경론이 득세하고 있었습니다. 자칫 햇볕정책의 모든 성과가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었을 때, 참여정부가 꿋꿋이 버텨서 대화를 통한 해결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친북’이냐 ‘친미’냐를 강요당하면서도, 끝까지 ‘평화’를 주장해 한반도를 지켜낸 것은 참여정부의 공이라고 인정을 해야 합니다. 이것은 정권의 안위보다도 민족의 장래를 안으려는 긴 호흡이 없이는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는 평화통일의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평화구조 정착과 경제공동체를 향해서 착실하게 나아가고 있고, 이점에 있어서 참여정부는 높은 평가를 받아야 마땅합니다.

둘째, 경제문제로 비판이 많습니다만, 매우 내실 있는 성과를 이뤘습니다.

참여정부평가포럼이 펴낸 참여정부 4년평가 책자와 '있는 그대로 대한민국'을 보았는데, 거기 나와 있는 수치와 지표들은 상당히 정확하고 정직한 것이었습니다. 그 지표를 가지고 평가해볼 때 참여정부는 그때그때의 대증요법보다 체질개선을 통해 허약체질을 근본적으로 고치려는 주치의의 자세를 지니고 있습니다.

저는 특히, 참여정부의 경제 정책 중 경기부양책을 쓰지 않은 것은 대단히 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정부의 경우 곧잘 추경을 통한 재정지출확대나, 금리인하를 통한 소비확대, 건설경기활성화, 신용카드확대 등의 경기부양책을 반복적으로 썼고, 그것이 결국 나중에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곤 했습니다. 그런데 참여정부에서는 무리한 경기부양책을 한 번도 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실질 성장율 4.3%를 해낸 것은 결코 가볍게 평가할 일이 아닙니다. 이것은 다음정부에 그만큼 경제정책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단적으로, 주가가 지수 2000을 바라본다는 것은 그동안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이제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뀌고 있다는 한 증빙이 될 것입니다. 부도업체 수자가 문민정부에서 연평균 1만3천개, 국민의정부 9천1백개, 참여정부 3천9백개로 줄었습니다. 우리경제가 정상을 되찾고 체질이 강화되고 있다는 소중한 증거입니다.

경제 활동의 종합적 결과치인 국민소득에 있어서도 2007년말이면 최초로 2만 달러를 달성하게 됩니다. 이는 1995년 1만 달러를 이룩한 이후 12년만의 일로서 이중 참여정부 5년 동안에만 8400여 달러를 높여놓은 것입니다. 환율덕분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도 있지만, 수출이 3000억불을 넘어서고 경상수지흑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우리 돈(원화)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도 좋은 일 아닙니까? 굳이 따지더라도, 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환율 요인의 기여도가 32%로 오히려 과거 정부보다도 낮습니다.

성장일변도의 경제정책에 브레이크를 잡고,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동반성장구조로 조절한 것도 국민의 정부에 이어 참여정부가 해놓은 일입니다. 복지가 잘 발달된 북구의 여러 나라들(스웨덴, 핀란드 등)이 국가경쟁력 최상위 그룹에 속해 있는 것에서 이미 증명된 바와 같이, 복지는 성장의 훼방꾼이 아니라 동반자라는 인식을 제대로 한 정부입니다. 아직도 선진국에 비하면 크게 부족합니다만, 사회복지비 예산비중이 2002년 19%에서 2006년 27%로 향상된 것이 하나의 증거가 될 것입니다.

어떤 이는, 참여정부 들어 양극화가 심화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경제파탄의 한 사례로 들기도 합니다. 거시적 지표는 확실히 좋아졌으나 민생의 어려움이 나아지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실제로 만나는 사람들도 바로 이 문제를 들어 참여정부의 실정을 탓하고 있기도 합니다. 참여정부 실패론의 대표적 근거가 바로 양극화 문제입니다. 그러나 제가 참여정부 관계자였다면 좀 억울할 것 같습니다. 참여정부야말로 개발독재경제로부터 시작된 양극화 심화 기조에 브레이크를 걸고 중산층 약화의 가속도를 차단하기 위해 애쓴 정부라 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양극화 문제는, 근본적으로 자본주의 경제질서의 나쁜 특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편 노후와 생계대책을 개인의 역량에만 맡겨온 지나간 정부들의 정책태도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가난 구제는 나랏님도 못한다는 말로 정부의 책임을 피해가고, 국민들이 애쓴 성과를 일부 재벌과 기득권이 독점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키워온 것입니다. 참여정부가 사회복지를 확충하면서 중소기업과 개인의 경쟁력을 제고시켜 온 정책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다음 정부에서는 그 결실이 나타날 것입니다.

좀 길지만, 논란이 많은 한미 FTA를 보기로 합시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사에 획을 그을 만한 사건입니다. 전 세계교역의 50%가 FTA 체결국가 상호간에 이루어지고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70%를 넘어서는 현실과 우리의 미래를 내다본 불가피하면서도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정책과 결실들이 한나라당이나 수구 언론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무능한 좌파에서 가능한 일이기나 하겠습니까?

잘 눈에 띄지 않지만 동북아 금융허브 정책을 시작한 것도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입니다. 동북아 물류나 외교안보적 측면에서의 정책을 뛰어넘어 금융허브로의 도약은 나라의 장래를 위해 반드시 가야할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수한 교육 수준과 훌륭한 정보처리능력, 홍콩이나 싱가폴보다 더 큰 내수시장 규모 등 우리가 갖고 있는 장점을 잘 살핀 훌륭한 선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민족이 남북한 합하여 7천만이고 재외동포가 약 2천만 시대입니다. 웅비의 동북아 시대가 꿈만은 아닙니다.

긴 글이 될 듯하여 구체적 수치는 나열하지 않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참여정부가 중장기적 안목으로 국가경영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셋째, 정치·사회분야에서도 일일이 예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변화와 개혁들이 있었습니다.

정경유착의 종식은 물론, 역대정부가 악용을 했거나 하지 못했던 권언유착의 단절, 권력기관의 중립화, 당정분리, 비록 열린우리당이 어렵게 되어 있지만 당원 중심의 정당을 통한 정당민주화, 돈 안드는 선거문화의 확산, 특권구조의 해체 등 보다 더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사회로 나아가는데 필수적인 과제들을 쉴 새 없이 해냈습니다.

그런 동안 우리 국민들은 국가 주권자로서의 주인 의식과 사회전반의 투명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대통령을 둘러싼 권력형 비리가 보이지 않는 것은 또 얼마나 발전된 것입니까?

넷째, 행정중심복합도시를 비롯하여 혁신도시건설 등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조치 역시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많이 해 냈습니다. 수도권 과밀화 문제는 70년대 이래 국가발전을 발목 잡아온 난제중의 하나였고 참여정부에서 그 해결의 단초를 만든 것입니다. 과거 정부에서 오랫동안 미결과제로 남아 있던 방폐장, 새만금, 용산미군기지이전문제 등을 해결하여 다음정부의 부담을 덜고 일하기 좋도록 해 놓은 것도 중요한 성과입니다.

평화협정이 논의되고 있는 지금에서 보면 참여정부에서 중점 과제중의 하나로 실현하고 있는 전시작전권환수에 의한 국방자주권의 조기 확립은 매우 선견지명 있는 조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국방개혁2020’을 수립함으로써 자주국방의 기틀을 확립한 것 또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한 것입니다.

특히,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역사바로세우기를 통한 정체성 확립의 토대를 구축한 점입니다. 이것은 제 자신도 늘 강조하고 있는 것이지만, ‘남의 창’이 아닌 ‘우리의 창’으로 사물을 보자는 것이며, 마치 얼빠졌던 사람이 비로소 제 정신을 갖게 된 것이고, 영혼 없는 몸이 영혼을 갖게 된 것이나 다름없을 만큼 소중한 일입니다.

지금의 시대가 창조의 시대라면, 자신에 대한 주체성과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없이는 모방을 넘어선 창조가 나올 수 없다는 이치에서 볼 때 개혁정치가 가져온 이러한 정신적 혁명이 21세기의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창조성에 바탕한 국가경쟁력 강화의 굳건한 터전이 될 것입니다.

물론 우리 사회에는 많은 무거운 과제가 주어져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해소, 서민경제의 활성화, 균형발전, 교육혁신, 저출산·고령화 대비, 정치개혁등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을 참여정부 5년 동안 다 못 해결했기 때문에 실패한 정부라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합니다. 정직한 눈으로 보면 이 정부는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3. 참여정부계승론 대 참여정부실패론을 넘어섭시다.

범여권의 입장에서 볼 때 과거 회귀 세력인 한나라당 후보와 맞상대해야 할 오는 12월 대선의 핵심 포인트는 후보자의 도덕성 및 국가 경영의 비전과 정책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국 현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한나라당 주장처럼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참여정부를 ‘실패한 정부’로 인정한다면 선거해보나마나 아니겠습니까? 그들의 주장대로 실패했다면 정권을 내놓아야지 무슨 더 할 말이 있겠습니까. 더구나 범여권의 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이런 주장을 하고 있으니 매우 한심한 일입니다.

만약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어떤 분의 말처럼 나라가 망하지는 않겠지만, 역사발전의 대의가 끊어지면서 엄청난 후퇴가 오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구태의 왜곡된 가치관과 역사인식에 빠져 스스로를 개혁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한나라당이 집권을 하게 된다면 우리 민족으로서는 진정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경유착근절, 권언유착근절, 권력기관의 중립화, 정당민주주의 등 그동안 이룩해 놓은 개혁의 상당부문이 원점으로 후퇴할 것입니다. 전체 국민의 1%밖에 내지 않은 종부세가 폐지되거나 대폭 완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또다시 출렁거리고, 무분별한 감세정책은 약속을 못 지키거나 재정결손으로 이어져 서민 복지는 갈수록 어려워질 것입니다.

땅을 파고 개발에 치중하는 성장지상주의에 매몰되어 대기업중심의 경제구조가 심화되면서,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지고, 서민 빈곤층이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원칙 없는 대북정책으로 한반도의 평화기조가 흔들리고, 우리사회 곳곳에 갈등구조가 첨예하게 대립될 것입니다. 지금도 선거 때만 되면 유독 공천헌금시비가 많은 집단이 한나라당인데 만약 집권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우리 정치가 몇십년은 후퇴할 것입니다.

따라서 역사의 대의는 물론이거니와 나라의 앞날을 위해서, 또한 12월 대선승리를 위해서도 참여정부를 계승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은 범여권이라면 반드시 중심을 잡고 지켜내고 가야할 소중한 가치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분명한 사실을 앞에 놓고 왜 여권은 이렇게 혼란을 겪고 자멸 직전의 분열로 가며, 국민들은 왜 이렇게 여권의 움직임에 냉담한가가 문제입니다. 범여권 대통합 논의가 일종의 사기극이라서 그런 점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나라 정치권의 중심담론이 이동하고 있는 탓도 있다고 믿습니다. 간략히 말씀드리자면 이렇습니다.

흔히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중심세력과 관련하여 민주화운동 경력이 많이 거론됩니다. 물론 피로써 민주주의를 쟁취한 우리의 현대사를 놓고 볼 때 민주화 운동 경력은 충분히 존중되고 존경받아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이상을 제시해야 할 때이며, 새로운 방향에서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를 이야기해야 할 때입니다. 저는 감히, 지난날의 (정치적) 민주화가 피어린 투쟁의 산물이었다면 앞으로의 (문화.경제) 민주화는 사회전체의 부가가치를 높이며 국민 개개인의 잠재역량을 꽃피우게 하여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우뚝 서기 위한 창조적 민주주의로의 성숙이라고 주장합니다.

참여정부가 실패했으므로 정권을 교체하자냐 참여정부가 성공했으므로 정권재창출을 하자냐의 이분법을 넘어, 참여정부의 토대 위에서 어떤 새롭고 훌륭한 정부를 세울 것인가를 놓고 경쟁해야 합니다. 이제는 흑묘백묘를 가지고 다툴 시대가 아닙니다. 쥐 잡는 게 꼭 고양이어야 한다는 것은 고정관념입니다. 지금은 ‘세스코가 쥐 잡는 시대’라는 발상의 전환을 가져야 합니다.

이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사고방식으로 참여정부가 만들어 놓은 튼튼한 레일 위를 탈선없이 힘차게 잘 운행할 수 있는 차기 정부가 들어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꿈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참여정부#통합신당#계승#민주주의#범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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