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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을 바른 사람들이 해수욕장의 새로운 풍경으로 등장...
진흙을 바른 사람들이 해수욕장의 새로운 풍경으로 등장... ⓒ 이현숙

대천해수욕장은 전에도 여러 번 갔었다. 눈이 올 때도 갔고 일몰을 보러도 갔었다. 그런데 머드 축제는 처음이다. 7월 17일, 아침 일찍 출발하는데 날씨가 선선하고 보슬비가 내렸다. 이러다간 해수욕은 고사하고 진흙 바르기도 어렵겠다며 걱정했는데, 다행히 도착하기전 해가 반짝 났다. 차에서 내려 바다를 향해 걸어갔다. 길 중앙은 머드 체험 시설물들의 차지, 온몸에 진흙을 바른 토인들의 세상이 되어 있었다.

미끄러운 언덕을 기어 오르면 다음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다.
미끄러운 언덕을 기어 오르면 다음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다. ⓒ 이현숙

진흙탕 물싸움...시원한 물속에서 한 번 붙어 볼까요?
진흙탕 물싸움...시원한 물속에서 한 번 붙어 볼까요? ⓒ 이현숙

교도소랍니다... 어째 바다를 건너 어딘가로 실려갈 것 같은 분위기.
교도소랍니다... 어째 바다를 건너 어딘가로 실려갈 것 같은 분위기. ⓒ 이현숙

진흙탕에서 즐기는 게임, 아주 특별한 게임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진흙탕에서 즐기는 게임, 아주 특별한 게임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이현숙

우리 모두 손에 손을 잡고 돌아볼까요?
우리 모두 손에 손을 잡고 돌아볼까요? ⓒ 이현숙

여기서 쓰는 진흙은 점토성 물질과 동식물의 분해산물이 토양 염류 등에 퇴적되어 오랜 세월 지질학적, 화학적 작용을 받고 미생물의 분해작용을 받아 형성된 것이다. 그래서 피부노화를 방지하는 천연미네랄이 다량 함유되어 있고 피부에 활력과 탄력을 주는 광물질이 풍부해 피부를 젊고 싱싱하게 가꾸어 준단다.

젊고 아름다워지려는 마음은 동서고금을 통한 모든 인간들의 욕망. 그래서 그런지 피부에 진흙을 잔뜩 칠한 사람들이 해수욕장 곳곳을 활보한다. 씨름장에서 진흙탕 물을 튀기며 몰려 다니고, 체험탕에서 손에 손을 잡고 게임을 하고, 장애물 체험장에서 미끄러운 언덕을 기어 오르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긴다.

내가 보기엔 피부가 좋아지는 효능뿐 아니라 여러가지 덤도 얻어 갈 것 같았다. 동심으로 돌아가 몸에 바르고 신나게 놀이를 하면서 몸안에 쌓였던 노폐물을 밖으로 빼내고,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도 시원하게 날리면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해 다이어트 효과까지.

여기는 무엇을 하는 곳일까요?
여기는 무엇을 하는 곳일까요? ⓒ 이현숙

위 사진의 해답,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아시겠지요. 해수욕장에선 뭐든 돈을 내야 해결된답니다.
위 사진의 해답,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아시겠지요. 해수욕장에선 뭐든 돈을 내야 해결된답니다. ⓒ 이현숙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았다. 우리는 보관함을 하나 빌려 옷을 보관했는데, 한 번 놀고 와 보니 웬 까만 비닐 보따리가 바닥에 수북이 쌓여 있었다.

"아니, 이게 다 뭐예요?"
"이게 락카예요."

세상에 보관함이 동이 나자 큰 까만 비닐 봉지에 옷을 넣어 보관해 주는 것이었다. 내가 놀라서 눈을 떼지 못하자 이 남자 내게 되묻는다.

"이거 어디서 배웠는지 알아요?"
"글쎄요."
"홍대앞 클럽에서 보고 배운 거예요."

난 홍대앞 클럽엘 안 가봐서 모르지만 아무튼 대단한 아이디어다. '궁하면 통한다는 말' 아마도 이럴 때 쓰라고 생긴 말인 것 같다.

한여름 바다가 있는 곳에서의 머드축제. 정말 재밌고 신나는 일이었다. 그런데 쉽게 생각하고 맨손으로 갔다간 가슴이 여러 번 쓰릴 것 같다. 한여름의 태양은 사정없이 불을 뿜어 내는데 뭐든 돈을 지불해야 해결이 되니까.

옷 보관을 위해 보관함 빌리는데 만원, 파라솔도 만원, 고무 튜브도 만원, 평상 빌리는데는 3만원, 샤워하는데는 2천원 등등. 돈이, 그것도 잔뜩 들어야 뭐든 할 수 있었다.

가족끼리 도시락은 집에서 싸오고 평상만 하나 빌리는 팀도 있었다. 집에서 싸온 점심을 먹고 교대로 짐을 지켜가며 진흙도 바르고 해수욕도 즐기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달리는 치킨도 있고 달리는 중국집도 있었다. 전화만 하면 배달을 해 주는 것.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 모습이 참 다양하지요.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 모습이 참 다양하지요. ⓒ 이현숙

머드축제를 하는 대천해수욕장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알록달록한 파라솔에 형형색색의 수영복을 입은 사람들, 그리고 진흙을 온몸에 바르고 그 사이를 활보하는 토인들이 한데 어울려 진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보령머드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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