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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도협의회(회장 사공화열)는 최근 각 신문사 회비로 태국에서 관광산업 시찰을 위한 신문사 대표·편집국장·이사 연수·관광을 실시했다.

이들과 함께 태국을 다녀온 필자가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태국인들의 낙천성 및 동정심을 유발하는 상품판매 등이었다.

▲ 태국과 방콕, 태국인들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왕궁과 에메랄드 사원은 환상적이고 이국적인 정취를 느끼게 하고 있다. 왕궁에는 역대 국왕들이 거주하던 궁전과 그 국왕들에게 제사를 지내는 왕실수호 사원 '왓 프라깨우'가 있다. 에메랄드 불상이 안치된 '왓 프라깨우'는 '에메랄드 사원으로 더 잘 알려진 곳이다. 왕궁 방문자는 반바지와 민소매를 입을 수 없다.
ⓒ 이성원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태국 국민들은 선천적으로 낙천적 현실만족형이고 사교성이 뛰어나다고 한다. 전자는 불교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잘 살아도 전생의 업보요, 가난하고 못 돼도 카르마(karma)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상당수 한국인이 돈도 많이 벌고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 바동바동 애쓰는 반면 태국인들은 그렇지 않고 현실에 만족하면서 적당히 살아가고 있다고 가이드는 설명했다.

태국은 또 지리적 여건상 유럽 인도 중국에 가까워 외국인들처럼 사교성 등이 뛰어나 관광산업이 발달했으며, 이로 인해 주변 국가보다 잘 사는 나라로 이름이 나 있다.

관광 안내원에 따르면 연간 약 2천만명이 태국을 찾을 정도로 태국의 관광 산업은 우리나라 관광산업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국민소득을 기준으로 우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객관적인 자료를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외국인 입국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615만명으로 태국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관광 출국자는 1160만명으로 엄청난 수가 매년 해외로 나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관광수지는 84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물론 관광수지 적자를 단순 적자로만 해석하면 '타국에서 흥청망청'이란 결론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우리 국민들이 세계 각국에 나가 한국을 홍보하는데 일조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 새벽사원으로 널리 알려진 방콕의 '왓 아룬'은 74m 높이로 파리의 에펠탑처럼 아주 먼 곳에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명물이다. 특히 새벽에 햇빛을 받을 때 모습이 아름답다고 해서 '새벽사원'이라고 부른다.
ⓒ 이성원
특히 태국은 관광지, 호텔, 식당, 거리 등 가는 곳마다 한국인을 쉽게 볼 수 있다. 태국에 왔는데 국내인지 국외인지 잊을 때가 많다. 관광 안내원은 우리나라에서만 태국으로 오는 인원은 하루 25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렇게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호텔 등에는 YTN, KBS를 종일 시청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태국 상인들은 '이것 얼마' 등 판매와 관련된 한국말은 할 줄 알았다. 더구나 한국 돈 1만원, 1천원짜리는 거의 모두 통용되었다. 따라서 태국을 갈 때는 굳이 달러나 바트(태국 화폐)로 환전해 갈 필요가 없다.

가능한 1천원짜리를 많이 가져가는 게 좋다. 호텔에서 가방 들어주기, 청소비 등의 팁으로 1천원이나 1달러를 줄 일이 종종 생기기 때문이다. 1천원짜리나 1달러를 넉넉하게 보유하지 못한 여행객들은 식당과 관광지 등에서 1천원짜리 10장을 1만원짜리로 바꿔달라는 태국 아이들을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어린이는 관광버스에 내리는 한국 관광객들에게 형님, 할아버지, 아주머니 등 친숙한 호칭을 하면서 다가가 환전해달라고 야단을 부린다. 태국 은행은 한화 1천원짜리는 환전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환율은 태국 바트와 원화가 30대 1이다. 바트가 30으로 높지만 낮은 물가로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 태국이고, 이것이 국제적 관광국가로 성공한 요인 중의 하나라고 한다.

▲ 태국 파타야 해변은 한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 이성원
태국 파타야에서 본 특이한 것은 초등학생(8∼12세)으로 보이는 어린이들이 코끼리쇼장 등에서 바나나를 팔고 있었다. 측은한 마음이 들어 2천원을 주고 바나나를 사주었다. 그런데 조금 있으니 쇼를 마친 코끼리가 와서 통째로 바나나를 날름 가로채는 것이었다. 코끼리에게 먹일 바나나마저 쇼 주관사에서 주지 않고 관광객이 사서 기분 좋게 쇼 코끼리에게 던져 주는 장면을 보고 관광국은 역시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바나나를 파는 어린이들은 개개인이 판매한 수익금을 모두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쇼 주관사에 종속된 사원 비슷한 신분이라는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어린 아이들을 이렇게 앞세우는 상혼에 실망했다. 역시 2천원을 주고 산 바나나는 값싼 동정에 불과했다.

방콕 시내 술집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 소주에 해당하는 알코올 도수 40%의 태국 독주와 맥주를 마시는 주점에도 10대가 아기를 안고 와 껌 등을 파는데 대다수가 1천원이나 1달러를 주지만 껌은 줄 생각도 하지 않고 돈만 받아간다.

곳곳에 아이들이 나와 관광객들의 동정심을 유발했지만 얼마나 집안 사정이 어려웠으면 저들이 계속해서 보일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태국 여행을 하면서 바나나 바구니 등을 들고 2천원이라고 외치는 해맑은 어린이들의 가여운 모습과 이들에게 가난을 물러주지 않겠다는 한국인과는 달리 현실에 만족하면서 낙천적으로 살아가는 태국인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덧붙이는 글 | 이성원 기자는 경북일보 사회부 기자 출신으로 현재 칠곡신문 편집국장입니다.


태그:#태국,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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