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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도토리도사님! 남자친구가 자주 손찌검을 합니다. 제가 자기 말대로 하지 않을 때나 혹은 술에 취하면 그런 행동을 합니다. 그러고 나면 매번, 미안하다며 다시는 그렇지 않겠노라고 약속하지만, 며칠 지나고 나면 같은 일이 반복되고요. 말을 할 때에도 네까짓 게, 라는 식으로 무시하는 말을 많이 합니다. 농담을 해도 찌르고 상처를 주는 식이구요.

남자친구가 돈을 벌지 않아 만날 때 돈은 거의 제가 내는 편이고, 가끔은 제게 돈을 빌려가기도 하는데 갚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 것은 그래도 사랑하는 사이니까 그렇다 쳐도, 다른 여자와 만나다 들키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때 제가 추궁하면 도리어 화를 내면서 입에 담지 못할 온갖 욕설을 퍼붓습니다. 그러면서도 제가 다른 남자와 연락이라도 주고받거나 하면 바람피우는 거냐며 욕하고, 때리고….

그럴 때마다 끔찍할 정도로 마음이 아프고, 이제는 정말 끝내야겠다는 생각에 몇 번이나 헤어지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때마다, 가게 내버려 둘 것 같으냐는 말에 겁이 나기도 하고, 잘못했다고 울며 용서를 구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약해져 그와의 관계를 끊지를 못합니다.

잘 할 때도 많거든요. 맛있는 거 사주겠다며 아르바이트도 하고, 사랑한다며 따뜻하게 안아주기도 하고. 웃고 장난치고 할 때 보면 이 사람 곁에 내가 있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본성은 착한 사람인데 상황이, 환경이 좋지 않아서, 힘들어서 그렇게 된 것 같기도 하고. 그러니 좋은 사람이 되도록 내가 도와줘야지 싶고, 그렇네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주위에서 만나지 말라고, 헤어지라고 하는데, 들으며 고개는 끄덕이지만 선뜻 마음을 다잡지를 못합니다. 어떤 이유에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사랑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쁜 손버릇과 욕설 같은 것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 서울에서 스물두 살 연희(가명)가


▲ 에헤라디야~! 버려라 버려~ 볼일 보고 물내리듯! 가차없이! 버려라 버려~!
ⓒ CJ엔터테인먼트


A. 에헤라디야~! 남자가 아니구나 남자가 아니야~! 폭력을 일삼고, 바람을 피우고, 거짓말로 신뢰를 깨며, 욕설과 심한 말로 상처를 주는 남자! 희생을 강요하고, 늘 타인의 희생으로 사는 남자! 아무렇지 않게 그런 행동을 하고, 또 그것을 반복하는 남자! 그런 녀석은 남자가 아닌 게야~! 아니지 아니지~ 인간도 아닌 게지! 그놈이 정녕 사람이기를 포기한 놈이로구나!

에헤라디야~! 오늘은 영국에서 오신 젠틀맨 신께서 연희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하시는구나! 그럼 내 접신을 할 터이니 젠틀맨 신께서 하시는 말씀을 잘 새겨듣도록 하거라. 오오오~ %&뚄@**ㅉ@##%2%^^$%ㅉ(접신중)!

숙녀님, 안녕하십시까. 영국에서 온 젠틀맨 달시라고 합니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과 영화 '브리짓존스의 일기'에 주연으로 출연한 바 있지요. 사인은 조금 후에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숙녀님. 사랑이란 무엇일까요?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고, 아끼고 위해주는 것. 배려하고, 헌신하며 지켜주는 것. 너무나 애틋한 그 혹은 그녀에게 말 한마디도 따뜻이 복되게 건네는 것. 서로 세워주고 서로 높여주는 것. 사랑이란 바로 그런 것입니다.

자기 뜻에 맞지 않고 성에 차지 않는다고 때리고, 짓밟고, 굴복시키고, 올라서서 대접받으려 들고, 의심하고, 속이고, 그래도 남 주기는 아까워 옆에 둔 채로 몰래 다른 이성을 만나고, 늘상 깎아내리고, 아무렇지 않게 욕을 하는 그 사람은 정말 당신을 사랑하는 것일까요? 그는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 소중한 것을 소중히 여길 줄 모르는 사람. 뭐가 정말 중요한지를 모르고 사랑할 줄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시작이 어려운 것입니다. 한번의 폭력이 또 다른 폭력으로 이어지기는 쉽고, 그렇기에 충동적으로 나온 일회성의 폭력조차 불안하고 염려스러운 것입니다. 상습적인 폭력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것은 용납될 수 없고, 용납 되어서도 안 됩니다.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남성에게 육체적으로 보다 강한 힘이 주어진 것은 군림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남성은 그 힘으로, 여성과 가정의 울타리가 되어 사랑하는 이들을 아껴주고 지켜줘야 합니다. 사랑은 그렇게 울타리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 섬기고 배려하며 품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폭력을 가할 수 있고, 그것을 어떻게 용납할 수 있습니까. 그것이 정말 사랑인지요. 또, 육체적, 물리적 가해만 폭력인 것이 아닙니다. 바람을 피우고, 거짓말을 하고, 신뢰를 깨고, 욕설과 심한 말로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것 역시 폭력입니다.

폭력을 일삼는 남자에게 연연하지 마세요. 그게 사랑이라는 맹목적의 환상과, 그래도 내 사람이고 본래는 착하고 여리고 인정 많은 사람이니까 라는 식의 자기최면을 끊어야 합니다.

"그래도 그 사람 나를 위해 아르바이트 해서 돈도 벌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사랑한다고 그랬는데."

누구나 여자친구를 위해 돈을 벌고 맛있는 것을 사주고, 따뜻이 인사하고 사랑한다 고백합니다. 그러나 누구나가 때리거나 바람을 피우거나 욕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이 사람에게는 내가 필요해. 내가 고쳐줄 거야. 다른 사람으로 만들 거야. 내가 아니면 안돼. 내가 아니면 이 불쌍한 사람 어떡해. 내가 구할 거야. 나만이 그럴 수 있어."

때로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여성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 여성의 심리가 바로 이렇습니다. 그러나 그런 식의 착각도 버려야만 합니다. 사람을 변화시키기란 대단히 어려운 것 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나쁜 남자는 변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그 사람뿐인 것만 같고,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으며, 자꾸만 생각나겠지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다들 아니라고 해도 들리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노력해 보세요. 넓게 보고 넓게 생각하도록 노력해 보세요. 세상에 남자는 많고, 좋은 사람도 많습니다.

"나는 싸구려가 아니야! 그런 싸구려 대접 더는 못 참아!"

라고 스스로에게 외치세요. 집에서 청소를 하고, 불필요한 것을 내어버리듯, 버리세요. 그리고 우리가 청소 후 내어버린 것을 다시 생각지 않듯, 미련을 남기지 마세요.

더하여서 앞으로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나 예쁜 사랑을 하고 또 그런 사랑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도 노력하시라 조언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스스로를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며 지키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지요.

당신은 사랑하고 사랑받기에 합당한 사람입니다. 그러니 부디,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세요.

태그:#연애폭력, #연애코치, #도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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